다시 지어서 비싸게 팔면 된다는 고리가 끊어져도 계속 오를까?
엔지니어지만 경제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런저런 경제 관련 유튜브와 글들을 챙겨 본다. 그중에서 가장 나와 결이 비슷한 분을 뽑자면 단연 김원장 기자님을 뽑고 싶다. 자본주의의 빛과 그림자. 성장이 필요하지만 그 안에 사람도 같이 봐주는 기자님의 따뜻한 시선을 나는 좋아한다.
김원장 기자님의 가장 큰 장점은 나무만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항상 국제 경제의 흐름과 한 사안에 대해서도 이해 당사자들 모두의 입장을 함께 바라본다. 단기적인 예측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떤 흐름으로 갈지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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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에 대한 그의 의견도 그렇다. 5월 9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 매물이 사라지면서 부동산이 급등할 거라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보유세를 올린다는 이야기도 있고 대통령은 직접 거주가 아니면 1 주택자도 장기보유했다고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은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거기에 무소속 최혁진의원이 장기보유양도세혜택을 폐지하는 법안을 두고 집 팔고 세금 내고 나면 외곽으로 밀려나야 하는 법안이라며 여기저기서 난리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지워내고 팩트만 나열해 보면 상황은 생각보다 더 명확해진다.
1. 대출이 막혔다. 전세 대출은 막혔고, 아파트 담보 대출도 15억 아파트도 6억이 한계다.
2. 무조건 들어가 살아야 한다. 서울에 집사고 지방에 전세 얻는 갭투자는 불가능해졌다.
3. 건축비가 천정부지로 올랐다. 다시 짓는데 드는 돈이 몇 배로 뛰니, 지금 사는 집들을 다 사고, 거기에 짓는 돈을 보태서 더 높게 지은 다음, 건설사도 시공사도 이윤이 남아야 재개발을 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집주인들이 내야 하는 분담금이 커질 수밖에 없다.
4. 인구는 점점 줄어든다. 서울로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일부 지역은 여전히 유입 인구가 늘지만 지방만 가봐도 빈 상가에 분양 안된 아파트가 널려 있다.
이 네 가지 사실만 보면 앞으로 전체적인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포에 5층짜리 주공아파트들이 재건축에 들어가고 (세대수가 작아서 고층을 지으면 수익이 많이 남아 그나마 재건축이 가능했다. 수원에도 인계동에 비슷한 사례로 지금 공사 중이다.) 입지 좋은 새 아파트들, 김 기자님도 언급한 원베일리 같은 아파트가 크게 상승하면서 강남의 노후 아파트들이 재건축하면 하이닉스 이상으로 가격이 튀는 수익률 좋은 투자 상품으로 각광받았다. 큰 이익을 본 사람이 눈에 보이니 나도 비슷한 열차를 타 보겠다고 돈이 몰려 마용성을 비롯한 한강 벨트 주변이 2024년부터 한번 더 크게 올랐지만 그 사이 상황이 변했다. 정부는 대출을 막고 국제 정세는 자재비를 올렸다. 김원장 기자님 말씀대로 이제 정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재개발 재건축은 쉽지 않은 시대에 들어섰다.
전세가 사라진 것도 또 다른 신호다. 집이 여러 채인 사람도 살 집은 하나다. 그러니 나머지 집들은 월세를 주든, 전세를 받아 목돈을 받든 선택을 할 수 있다. 만약 투자처만 확실하다면 월세보다 전세가 이득이다. 특히 전세로 받은 돈으로 새로 전세 끼고 집을 사면 그렇게 여러 채를 순식간에 불릴 수 있다. 빌라들이 그랬다.
그런데 그런 전세가 씨가 말랐다. 부동산 유튜브들은 정바카라 때문에 임차인들이 월세 부담을 안게 되었다고 비난하지만, 전세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세가 씨가 마른 건 집주인들에게 더 이상 전세금이라는 목돈을 받는 것이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세라는 제도 하에서 가장 이득을 본 그들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유예가 종료되면서 집을 늘려서 설령 이득을 봐도 세금을 고려하면 이익률이 떨어지고 혹시 집값이 떨어지면 오히려 손해라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너무 올라서 PER이 떨어진 아파트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를 보려면 외국을 보면 된다. 집은 고쳐 쓰고, 세입자는 월세로 집을 구한다. 중심지는 세금도 감당할 수 있는 돈 많은 사람들의 그들만의 시장이 만들어지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서민들과 지방의 아파트값 전망은 전반적으로 하락안정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한 결정도. 투자도 각자의 선택이다. 마음 편하게 살 집을 구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하락이 반가울 것이지만, 집에라도 투자해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에게는 불장이 그리울 수 있다. 다만 2020년 코로나로 중국에서 복귀하고 서울 집 전세 주고 수원에서 전세 살다 임대 계약이 꼬여서 고생하고, 결국 팔고 지금 사는 집을 사면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 보니 집은 주식과 달라서 팔고 싶어도 사는 사람이 없으면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없었다. 달리 부동산이겠는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는 자산 때문에 소진되는 마음이 아깝다면 거리를 좀 두는 것도 방법이다. 집은 사는(BUY) 재화가 아니라 사는(LIVE) 보금자리로 보면 마음이 좀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