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한 한식집은 명함도 못 내민다는 건강한 밥상
요즘 영월 갈 일이 늘어나고 있다.
마침 영월에서 진행되는 행사가 있어서 업무 차 미팅이 있었는데 유명한 식당이 있다고 해서 아무런 정보 없이 다녀온 '산속의 친구'.
차량으로 거의 20분 정도를 달려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과연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좁은 길이었다.
교행도 안 되는 좁은 산골의 외진 진입로가 길게 이어졌다.
한참을 올라가니 멋진 건물이 나타났고 위에는 넓은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좀 황당하다 싶은 곳인데 강원도 산골의 풍광이 나를 사로잡았다.
일하러 온 건데 캠핑 온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구석구석 정감이 가지 않는 곳이 없었다.
착하게 생긴 착한 강아지도 꼬리를 흔들며 반겨 우니 남의 집(?)에 온 것 같지 않았다.
식당 규모가 의외로 크다.
건물 입구 왼쪽 벽에는 온갖 공구가 걸려 있다.
산골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정보 없이 방문한 곳이라 입구에 잔뜩 쌓인 식품들이 의아하게 느껴졌다.
물론 상차림을 본 후엔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미리 예약을 해 둔 상황이라 우리 테이블에는 기본 세팅이 되어 있었다.
벌써부터 긴장되는 이 묘한 느낌은 무엇이었을까?
전혀 기대 없이 찾았기 때문이었던가 싶기도 한데 테이블을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사진이 많다.
맛은 전달할 수 없지만 사진으로 맛의 느낌은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사진을 마구 열거해 봤다.
여기까지가 기본 상차림이다.
된장이 베이스라고 봐야 하나 콩이 베이스라고 봐야 하나.
코다리 조림도 있고 시래기를 메밀로 감싼 요리(?)도 강원도 느낌 물씬 난다.
산채와 나물 등 비빔밥 재료가 눈으로만 봐도 건강해 보인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두부.
단단한 손두부를 들기름으로 지졌다.
내 시선은 여기서 멈춰 있었다.
대체 뭘까 싶었는데 비밀은 아래쪽에 있다.
급한 전화가 와서 잠시 밖으로 나왔는데 아기 고양이 두 마리가 보였다.
너무 예뻐서 사진을 촬영하려는데 도망도 가지 않는다.
냥이들이 사람을 겁내지 않는다.
역시 집고양이.
입구에 있는 식품들을 촬영해 봤다.
여기선 이런 식품까지 제조해서 판매하고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당연히 그래도 될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게 압권이었다고 해도 되나?
떡갈비는 맞는데 재료가 닭이다.
이런 떡갈비는 처음이었다.
마침 함께 동행하신 분이 유명한 치킨 업체 임원이신데...
이런 맛 내기 정말 어렵다고 하더라.
프로가 인증한 셈이다.
완전한 상차림일 거라고 생각하고 촬영한 건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 집의 깨알 같은 매력이라고 해야 할까?
다래와 더덕으로 만든 건데 새콤 달콤 기가 막히다.
강원도의 맛 인증이다!
된장, 간장 등 직접 발효하여 만든 거라고 하는데 아무튼 식사 내내 건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치 엄마의 정성이 그대로 담긴 듯한.
두부와 함께 나온 김치찜인데 두부 자체가 워낙 담백해서 김치와 잘 어울린다.
궁금했던 걸 이렇게 풀었다.
직접 만든 건조 된장국.
전통눈개승마죽염된장국.
이름도 어렵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바로 된장국이 되는 신박함.
내용물도 기가 막힌다.
본격적으로 산채비빔밥을 비벼 봤다.
너무 짜거나 싱겁지 않다.
아주 적절한 맛.
정말 어지간한 한식집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지 싶었다.
하나하나 맛을 음미하는데 식사 시간이 길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사장님이 직접 요리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데 알고 먹으면 더 맛있더라는~
물티슈가 마련되어 있어서 보니 '장맛은 영월'이라고 한다. ㅋ
급 인증하게 되었다.
사장님 내외분 연락처가 있어서 촬영해 놨다.
이 정도면 거의 싹 다 비운 게 맞지?
사진에 보이는 낙엽 하나가 가을을 아주 담소하게 그려준 것 같다.
깨알 같은 정성 아닐까 싶다.
식사를 하고 나와서 주변 촬영을 몇 개 남겼다.
구석구석 오랜 기간 꾸며진 공간이다.
예스럽고 소담하고 정감이 가는 곳이었다.
이제 본격 가을인데 이번 주에 가면 더 멋지지 싶다.
영월에 이런 아름다운 식당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슴 벅차도록 감동이었다.
중요한 손님과 함께라면 '산속의 친구'에서 좋은 인연으로 맺어질 것 같다.
최근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 때문에 영월이 관광객으로 붐빈다고 한다.
동강씨스타에 방이 없을 정도라고 하니 말 다했지 싶다.
가을이 가기 전, 꼭 다시 들러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