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바카라방사춘기 바카라방 북토크 현장에 가다
동네 바카라방에서 북토크가 있는 날이다.
네이버 지도로 몇 번을 검색했는지 모르겠다. 집에서 합정까지 경의선을 타고 가기로 했다.
평일 오후 지하철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나는 갖고 갔던 저자의 바카라을 꺼내 들었다.
동화작가와의 만남은 언제나 설렌다. 동화를 쓰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내게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과의 첫 대면이었다. 한겨레에서 공부를 할 때 통화를 몇 번 했다. 줌 화면에서의 카리스마와는 다르게 다정한 선생님의 음성에 반해버렸다. 아주 매섭게 진행되었던 합평 때의 모습과 전혀 상반되는 목소리였다.
그분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뵙는 것은 처음이다.
바카라이 처음 나왔을 때 북토크에 참석하지 못했다. 바카라은 사고 읽었으나 북토크 일정을 너무 늦게 알아버린 탓이다. 이번에도 이미 기한이 지났으나 바카라방 사장님의 배려로 북토크에 참석할 수 있었다. 어쩌면 사장님의 실수일지도 모르겠다. 바카라을 주문하고 난 후 북토크 기한이 지난 걸 알아서 취소를 했는데 사장님은 바카라을 내게 보내버린 것이다. 나는 바카라이 와도 상관없었다. 오로지 북토크에만 참석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이 오케이였다. 사장님은 흔쾌히 오시라 했다. 나는 이 날만 기다렸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몰랐다. 내려서도 몰랐다. 카드를 찍고 나와서 몇 번 출구를 나가야 하는지 검색을 해보려다 휴대폰이 없어진 걸 알았다.
지하철은 이미 떠났고 역엔 공중전화도 없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잠시 휴대폰을 빌려 전화를 해봤지만 받지 않았다.
내 휴대폰은 지하철 좌석에 놓인 채, 그 자리엔 아무도 앉지 못한 채 목적지를 향해 이동 중이라 생각됐다.
지하철 역무실, 사무실부터 찾았다.
"휴대폰을 잃어버렸어요."
울상 짓는 내 표정에 들어오시라 했다. 전화를 계속해서 걸고, 어느 역에서 탔고 어떤 칸에 앉았는지 물었다. 기억을 더듬어 임산부석이 있는 곳에서 탔다고 말했다. 아마 3-2였으리라.
다음 역, 그다음 역에 있던 역무원이 확인을 한 모양이다. 없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도대체 어디서 휴대폰을 잃어버린 걸까?
다시 한번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았다.
누가 훔쳐간 걸까? 내 휴대폰은 작년 11월에 구입한 플립 7 모델이었다. 신형이다. 탐날 수 있다.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다 경찰에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에 남편에 전화를 걸었다.
"나, 휴대폰을 잃어버렸어..."
"자기 바카라상에 있는데?"
Game Out.
왜 이 단어가 생각났을까?
내 바카라상에 있었다면 그렇게 휴대폰이 울리는 동안 왜 전화를 받지 않았을까? 원망하지 않았다.
다만, 역무원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했다. 그분들은 다행이라고 했다. 인사를 하고 나왔다.
이제 휴대폰 없이, 지도 없이 오로지 물어서 가야 한다. 하지만 난 이곳이 초행길이라 전혀 알지 못한다.
아무 출구로 나갔다. 공중전화를 찾았으나 여전히 없다.
로또가게가 있어서 들어갔다.
"주위에 공중전화는 없나요?"
"에이, 공중전화가 요즘 어디 있어?"
아저씨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신의 휴대폰으로 한 번 걸어보라고 한다. 나는 남편에게 전화해 몇 번 출구로 나가야 하는 지부터 물었다. 내가 나온 출구가 아니었다. 다시 가야 했다.
아저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나오는데 손이 허전하다. 텀블러를 놓고 왔다. 호작도가 그려진 49천 원짜리 고급 텀블러. 다시 들어가 멋쩍은 표정으로 텀블러를 갖고 나왔다.
다시 지하철로 내려가 해당 출구로 나갔다. 버스 정류장이 하나 있을 뿐이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직진하고 길을 건넜다.
나와 비슷한 차림새의 여성분이 걸어가고 있었다. 혹시 북토크에 갈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따라갔다.
길을 건너고 또 건넜다. 부동산이 보였다. 문을 빼꼼 열고 바카라방이 어딘 지 물었다. 이 동네엔 바카라방이 없단다. 본 적이 없단다. 일단 나와 골목으로 들어가 보았다. 지도에서 본 슈퍼가 있었다.
슈퍼로 들어갔다.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보고 있던 아저씨에게 바카라방을 물었다. 이 동네엔 바카라방이 너무 많단다. 여기가 맞다고 생각했다. 아저씨는 바카라방 이름을 검색하더니 여기서 1분 거리라고 했다. 슈퍼 밖까지 나와 방향을 알려줬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쪽으로 가라고 했다. 큰소리로 감사하다고 외치며 걸어갔다.
걷다가 보니 또 사거리가 나왔다. 가게 앞에서 운동하던 아저씨에게 물었다. 바카라방이 어디냐고.
저기 앞에 있는 저 남자가 있는 곳이 바카라방이란다. 빠르게 걸어갔다. 바카라방주인인 듯한 그 남자는 내가 말한 바카라방은 이곳이 아니라고 했다. 다시 온길로 돌아가 2층으로 올라가라고 했다.
감사의 말을 전하고 되돌아 걸어갔다. 운동하던 아저씨가 아니래요? 한다. 저쪽이래요~ 했다.
간판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그 바카라방은 2층에 있었고 나는 30분이나 일찍 도착한 열렬한 독자가 되었다.
북토크는 어땠을까?
이 날 저녁을 잊을 수 없다.
선생님과 나눈 대화들, 내가 동화 쓰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다.
또,
휴대폰이 없으면 불편하지만 뭐, 어떻게든 지낼 순 있을 것 같다.
<이미지는 구글 Gemini로 생성한 AI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