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로 서기 - 임홍택 작가

바카라 리뷰

byK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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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카라값이 싸진 않다. 웬만하면 도서관에 있는 걸 빌려보고, 없으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정석이다.

그래서 바카라을 살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배가 너무 고픈데 식당에 들어가서 한껏 기대에 부푼 첫 술을 딱 떠서 먹어봤을 때 맛이 없다? 진짜 짜증이 확 난다. 위치, 가격, 서비스 이 모든 걸 맛하나로 커버할 수 있다는 걸 사장님은 정녕 모르시나. 오직 밥 파는 식당에 내가 바란 건 맛 하난데 그걸 못하나? 돈이 문제가 아니라, 진짜 맛있는 걸 먹고 싶은데 기대가 무너졌을 때 진심 1원도 아깝다. 바카라도 그렇다.


문학 특히 고전 문학 읽기를 좋아한다. 반면, 자기 계발서는 좀처럼 읽지 않는다.

오랜만에 제목이 신박하고, 궁금해서, 목차가 하도 자세하고 구구절절 이길래 도대체 이 모든 주제애 대해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글을 썼을까 하는 궁금함도 있었고, 전작들이 평균 이상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구매했다.


오랜만에 한참 안 먹던 맛난 음식을 먹듯, 사자마자 앉은자리에서 와구와구 폭식하듯 읽었다.


우선 여기서 자기 계발서를 읽는 나만의 방식이 있는데, 남들도 그렇게 읽는지 아니면 나만의 독특한 방식인지는 모르겠다.

난 우선 목차를 보고 바카라장을 넘기면서 큰 제목을 보고, 작은 제목을 보면서 작가가 무슨 질문을 던질지 어떤 것에 딴지를 걸지 예상해 보는 게 재밌다. 그런 다음 작가의 대답을 읽기 전에 내가 먼저 그 질문들에 대해 답해보고 생각을 정리해 본다. 나는 그 문제나 또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라면 어떻게 행동할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등등.

난 우선 자기 계발서에서 뭔가 배울 거라는 생각, 뭔가 새로운 걸 발견하고 내가 계발될 거라는 기대를 애초에 하질 않는다.

교과서처럼 뭔가 밑줄 쫙 그런 느낌으로 접근하게 되면 세상 지루한 바카라이 이런 종류의 바카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계발서 하나 읽고 내가 다른 사람이 될 거 같으면 진작에 됐겠지. 그러니 읽는 사람의 태도도 때론 중요하다.

문학 바카라을 읽을 때는 머리에 영사기 돌리듯 읽고, 시를 읽을 땐 냄새를 맡듯이 오감을 최대한 사용해 읽고, 자기 계발서를 읽을 때는 자기한테 계속 질문해 보고 답변을 미리 생각해 보고 작가의 생각과 맞춰보는 재미로 읽는다.

또 하나, 요새 애들이라면 모를 법한 표준전과나 동아전과 사용하듯 읽는 것도 재미 포인트다.

경영, 경제, 시사 상식, 트렌드등 내가 다 일일이 찾아보면서 각기 다른 바카라들을 읽어야 할 시간을 대폭 줄여주는 역할을 해주는 거 같다. 요새는 어떤지 모르지만 중고등 검인정 교과서가 대략 18종이라면, 교과서에 있는 개념을 정리하고 필수 예제 및 응용문제까지 적재적소에 잘 적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표준전과 (내가 선호했었음) 같은 역할도 있는 거 같다.


근데 사실 읽다 보니 이 바카라은 완전하게 자기 계발서의 분류에 들어가는 것이 맞나 싶게 심리학 바카라 같기도 하다.

요새 사람들이 연령대에 상관없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갈팡질팡 하는 여러 문제들을 심리적으로 터치하는 부분도 꽤 있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오락가락 매일 힘든 사람들의 심리를 알고 소거법으로 찾는 방법을 제안해 본다. 실제로 내 주변에도 여러 사람들이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럴 땐 스스로 질문해 보고 생각을 정리해 보고 써보면 더 좋다. 바카라 한 권을 오롯이 앉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의 시간, 정리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


제1장 커리어 설계와 자기 계발

문제 제기-> 경제 경영분야에서 이미 정평 있는 개념들을 문제와 연결-> 우리 개인이 마주하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에 적용-> 우리가 가질 태도와 잊지 말아야 할 중요 리스트들 정리-> 1로 서기 레벨업 포인트로 마무리. 요런 부분이 내가 말한 표준전과 역할!


개인과 개인, 그리고 회사 나아가 슬롯의 유기적 관계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 가 우리의 1로 서기와 어떻게 연결되고 왜 중요한가.

우리 관점을 조금 바꾸는 것. 즉, 실체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아니라, 실체를 어떤 이미지로 타인에게 심어주는가는 전략적으로 왜 중요한가.

이러한 인식의 영역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우리는 좀 더 편한 슬롯생활을 할 수 있나.

아... 자칫하다간 쉬운 말도 어렵게 한다라는 나에 대한 인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자, 쉽게 예를 들자.

두 명이 똑같이 야근을 한다 치자.

A는 말없이 밤샘 근무 후 매우 지친 모습으로 퇴근

B는 퇴근 전에 팀장님께 “오늘 X안의 문제점 몇 가지를 정리했고, 내일까지 해결안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하고 우렁차게 퇴근

인식의 영역에서 해석하면,

A는 요령 없이 일을 늦게 끝내는 사람

B는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사람이구먼 하게 된다는 대충 이런 느낌?


똑같은 커피 두 잔을 준비해서 주면서

한잔은 동네커피 1500원짜리야 하고 주고 다른 한잔은 싱글 오리진 에티오피아 25000원 스페셜티 커피야 하고 주면 같은 커피를 다른 맛으로 느끼게 하는 이상한 인식 요법 실현가능!


우리 다 아는 것처럼, 작가의 설명처럼 사실 살다 보니 이게 되게 중요하긴 겁나 중요하다.

사람들은 나의 실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실체라고 믿는 것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활용해야지 사기 치면 안된다. 자꾸 없는 걸 있는 것처럼 포장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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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지간, <1로 서기> 읽어보니 제목 참 잘 뽑았다. 이 바카라 전체의 로그라인이 잘 표현된 제목인 거 같다.

저울에 잰 일 인분, 정량적인 1 인분 아닌, 정성적 의미의 한 사람의 몫은 우리 제각각 다를 수 있는 그런 1.


그리고, 사실 진짜 재밌었던 건, 작가의 시그니처를 발견하는 것!

제시하는 모든 개념을 분류하고 비교 대조하는 걸 진짜 잘하는 개념정리 맛집!

음식도 맛있는데 서비스까지 좋은 식당처럼, 풀어놓고 정리요약까지 잘해준달까?

전작들인 <관종의 조건>, <부당합니다>, < 2000년생이 온다> 등 대부분의 바카라들에서도 분류, 비교, 대조, 표로 정리 그림으로 다시 시각적으로 정리는 작가의 필살기이자 시그니처 메뉴 같은 거다. 난 잘 모르지만, 아마 글 쓰는 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게 이런 작업일 거 같단 생각은 들어서 뭔가 되게 성실하게 정성 들여 요리해서 내놓은 음식 같다.

또한, 계발서는 사실 이런 게 은근 중요한 부분이긴 하다. 읽어서 머리에 남고 핵심을 정확히 알고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다시 바카라 이야기로 돌아가서 제2장 경제적 자립, 3강 인간관계와 슬롯생활, 4강 위기와 돌발 상황 대처, 심지어 마지막 5강 실전 생활 팁까지. 아니 무슨 식당에 들어갔더니 밥 가격도 착한데, 맛도 괜찮고, 서비스도 좋은데 나중에 후식까지 주는 가성비 맛집이랄까..


바카라의 초반 워밍업 파트에서 <1로 서기> 테스트가 있어서 해봤다. 난 몇 점일까? 두둥두둥 무려 47점!! 오예!

45점 이상은 "1로 서기 완성형"이란다. 테스트하는데 은근 떨림. 계속 NO 나오는데 이게 맞나 해서 긴장 탐!


20-30대가 읽는 다면 지금 한창 닥친 여러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사고思考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을까에 대해 직관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정답을 알려주는 교과서라고 읽게 되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근데 내가 보기엔 작가의 의도는 그게 아님. 정답을 알려주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독자에게 질문을 하고 싶은 것처럼 느껴짐.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넌 어떠냐? 생각하게 해주는 느낌?!


그럼 40 대 이상 독자에게는, 심지어 나같이 “1로 서기 완성형”이라는 등급이 나온 사람은 별 의미가 없나? 읽어보니 그렇지는 않다. 아는 것들에 대해서는 매우 공감하면서 맞아! 이런 일들 있었는데 하면서 내가 나도 모르게 경험을 통해 체득했던 것들에 대해 공감하고 강화하는 계기.

특히 후반에 선을 넘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나, 작은 습관이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 내가 지금 현재도 일터에서, 집에서 순간순간 일상 속에서 생각하고 선택하는 행동들의 기준이기도 했다.

그리고 가끔 젊은 사람들에게, 아니면 어린 자녀들에게 우리가 사실 나이가 들어서 경험했고 알고 있고 한 것을 정작 이쁘게 정리 잘해서 말해야 될 자리에서 막 뒤죽박죽이 될 때가 있다. 역시나 표준전과 같은 일목요연이 나중에 언제가 됐든 말할 기회가 온다면 매끈하게 요점만 간단히로 가능할 듯.


성공만 해본 사람들의 바카라은 매력이 없다. 대략 그런 바카라은 사보지도 않지만 열자마자 덮게 될 거다.

“이렇게 하면 성공합니다”

내가 따라 할 수도 없을뿐더러, 많은 경우 그 사람만의 독특한 상황이나 역량 그리고 나한테는 더럽게 안 오는 운빨이 작용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들을 땐 저 사람 참 대단해 보여도 사실 머리와 가슴에 남아서 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반면 실패를 통과한 사람은 ( “경험”한 사람이란 표현보다는 통과라는 표현이 적절한 거 같다.) 그렇게 저렇게 했는데도 안 됐고, 여기서 저기서 이렇게 저렇게 무너졌고, 뭔 일이 자꾸 엎친 데다가 덮치는 게 다반사고, 그냥 직진으로 갈 곳을 자꾸 산 넘고 바다 건너 인생 섬진강 줄기도 아닌데 자꾸 굽이굽이 돌고 돌아서 간다.

그래도 "나는 지금 이렇게 살아있고, 내일 또다시 일어날 겁니다.”라고 말한다.

이 자체가 존재에 대한 이야기잖아. 매력적이잖아!


곳곳에 그런 인생의 체크포인들을 통과한 작가의 경험담이 매력적인 바카라이다.

그나저나,

이 바카라을 읽고 갑자기 존버에 대한 할말이 있어서, 존버에 대한 글은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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