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감춘다
- 마음은 감출 길이 없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저 멀리 한줄기 빛이 보인다
길을 잃고 헤매던
곧 그 불빛을 쫓아갔다
안개가 더 짙게 드리우기 전에
그 불빛이 시나브로 멀어지기 전에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불빛이 여러 개로 보인다
곧이어 안개비가 내려
칠흑 같은 태초에
내가 태어 난
마음의 고향으로 되돌아왔다
여기가 어디인가
꿈속 같기도 하고
아니다
어머니의 마음속에 들어왔다
아~
내 마음이 그 마음이었다니
안개는 뭐든 것을 감출 듯이 보이지만
내 마음 감출 길 없는
네 마음보다 더 여리고 어리어다
2021.9.9 치악 동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