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fort zone을 벗어날 이유

bynay

얼마 전 ‘Life is Comfort’를 메시지로 던지는 침대 광고를 본 적 있다. 나를 둘러싼 세상 모든 게 부서지고, 터지고, 옆에서 싸움을 하고, 시끄럽게 차가 빵빵 거려도 그 침대에 누운 사람은 편안 그 자체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실제 침대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요, 보호막이 있어서 누운 사람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이 침대에 누워있는 동안은 세상모르게 꿀잠 잘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은 주장이다.


스크린샷 2026-07-26 오전 10.53.40.jpg침대 광고 (출처: 인터넷)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어딘지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구석이 있는 업무나 조직을 만나게 된다. 같이 일하는 구성원이 좋아서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보통 내 특기와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업무라서, 그냥 (대충 해도) 그럭저럭 성과라고 부를 수 있는 결과물들을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여기가 꿈에 그리던 꿀보직인가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업무와 조직이 있다면 그야말로 Social life is Comfort를 외칠 수 있으리라.


그러나 내가 하는 일이 익숙해진다면, 그래서 월요일이 두렵지 않고 회사 다니는 게 그저 편안하기만 하다면 그때가 진정한 위기의 순간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해외 근무를 마치고 돌아와 맡은 업무가 있었다. 이미 기존에 있던 조직과 업무였는데 운영 측면에서 더 다듬어 보기를 바라는 상사의 미션을 받았다. 2년 정도 열심히 세팅하고, 유관부서 및 상사에게 가졌던 오해나 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했다. 3년 차가 되어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나는 이런 일이 잘 맞나 보다.. 싶었다. 여기에서 앞으로 남은 몇 년을 편안하게 일하며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불현듯 불안한 마음이 찾아왔다. 여전히 지금의 모습을 크게 벗어날 수 없겠다는 일종의 위기감. 더 이상 성장이란 없을 것 같았다.


같은 팀의 다른 업무나 아예 다른 팀으로 옮길 작정으로 여러 리더들, 동료들과 미팅을 가졌다.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혹자는 지금 자리를 놓지 말고 있으라는 조언을 주기도 했고, 누군가는 본인들 파트 앞가림도 어려워 고맙지만 사양한다고 했다. 한 리더는 같이 일하면 정말 좋겠다며 언제든 환영이라고 했다. 고민이 이어지기를 몇 달, 마침 새로 생기는 임시 조직 소문을 듣고 거기에 그 당시 유일한 자원자로 선발되었다. 이전 조직의 편안함을 벗어나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고 부딪히고 좌절하고 작은 성공을 맛보며 조금 성장했나? 싶은 질문을 다시 던질 즈음, 비로소 임시 조직은 정규 조직으로 신설이 되었고 나는 그 팀의 리더가 되었다.


벗어날 이유와 용기

나는 변화 vs. 안정의 선택지 중에 ‘안정’을 택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막상 그동안 회사에서의 삶을 돌아보면 ‘변화’에 도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처음엔 뚝딱거리고 분투하다가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운영을 돌리다 보면 루틴이 되어 버려 재미가 없어졌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임시 조직을 맡거나 해외 근무에 자원할 때도 그랬다. 새로운 일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걸 잡기 위해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음을 몸으로 체험해 가며 적응해 왔다. 적응하고 나면 한 계단 정도 올라왔나 싶은 ‘성장의 맛’도 느끼게 되었다.


물론 적응의 시간과 상황이 고달프고 전혀 ‘Comfort’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그런 도전들이 나와 맞지 않아 실패했던 적도 있다. 그렇다고 편한 직무 속에서 one of them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갖고 싶지는 않은 게, 나라는 사람의 본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익숙해지고 편안하게 일을 처리하는 능숙한 나를 목표로 하지만 너무 오래 편안하면 성장의 감각은 무뎌지는 법이다.


만약 지금 하는 일에 전문성과 함께 ‘숙련된 나’를 인지한다면, 다른 일을 해보는 시도를 할 용기를 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오늘이 어제와 비슷하고 내일도 그럴 것 같은 루틴 한 업무의 쳇바퀴를 돌 것 같은 생각이 들 땐, Comfort zone을 벗어나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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