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소연의 소설에서 발견한 문장들.
1. 소설에서의 예소연의 문장
소설에서 찾아내는 문장은 어떤 순간과 공간을 내밀하게 붙든다. 나는 소설에서 문장을 찾아내는 일을 즐기지만, 꼭 그렇게 되지 않는다. 소설에서 찾아낸 문장은 맥락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사하고 다시 읽으면 낯설다. 그런데, 예소연의 문장들은 달랐다. 쉽게 읽히는 줄거리의 끝에 간단하지만 묵직한 문장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닐 거야,라는 생각 후에 따라오는 것은 감각적인 표현과 아이디어에 대한 감탄. 예소연이라는 작가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는 사람들이 이해된다.
나는 잘 본 적 없지만, (혹은 아직은 본 적 없지만) 이런 사람들도 있지, 있을 수도 있지, 그런 생각이 절로 드는. 그렇게 예소연은 흔치 않을 것만 같지만 생각보다 흔하게 있을 것 같은 두터운 일상을 보여줬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나도 모르는 나 자신에 대한 객관화로 이어지게 했다. 소설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위한 것이라고도 하지만, 그로 인해 나에 대한 이해와 나 자신에 대한 분석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그저 웃고 떠들고, 가볍게 넘길 수 있는 해학 등의 유희로만 말할 수 없는 것이 문학이라면 예소연의 소설은 그 자체에 충실하다. 그의 소설은 과거나 미래에 가 있지 않고, 보폭을 맞춰 걷는 현재에 있다.
2. 남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듯 하지만, 결국 돌고 돌아 내 이야기 같은 그런 소설.
한겨레 출판에서 출간된 『너의 나쁜 무리』(2026.4.)는 그간 여러 지면에서 발표했던 단편을 담고 있다.
<추운 뺨의 더운 손>이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7편의 단편이 빼곡히 담겼다. 이야기는 일상이고, 어떤 파열도 쉽게 허락되지 않을 것만 같이 잔잔하기만 하다. 나는 여기에서 무엇을 찾아낼 것인지 골몰하며 짧은 단편의 틈을 노렸다. 얼레벌레 첫 단편을 큰 집중 없이 읽어 내려가다 두 번째 단편을 넘기게 되었을 때가 기억난다. “그래서 뭐....?”
나는 예소연의 소설의 끝에 자꾸 이렇게 속으로 되뇐다. 이상한 허무와 멍한 기분은 이 소설들을 읽는 내내 반복되었다. 이 소설을 읽어 내릴 때의 내 기분일 뿐일까. 나는 온라인 게임에서 불평불만과 억울함을 울분처럼 터뜨리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일해야 해?”라는 질문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다 때로 넘치기를 반복했다. 나는 그때의 내가 썼던 평소의 단어들을 후회한다. 상대방을 교묘히 비꼬고 내리깔았던 나의 단어들을. 지금도 여전히 나는 그들이 틀렸으며, 나의 행동과 말들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의 행동과 말이 옳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적절한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 굳이 비꼬지 않았어도 되었다. 굳이 내리깔지 않았어도 되었다. 비꼬고 내리깔았던 것은 상대에게 조금도 손해 보고 싶지 않은 내 피해의식과 열등감이 솟구쳤기 때문일 것임을 고백한다. 일상에서 조금 떨어져 나온 지금에서 나는 예소연의 소설을 복기하며 소설에서마저 나의 마음을 투영하고 불평했던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소설은 “그래서 뭐....? “라는 말 뒤의 이야기에 대해 바카라을 덮고 난 뒤에 알려주었다.
<너의 나쁜 무리>라는 작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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