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불교의 가르침이라고 하면 현실의 복잡한 번뇌를 등진 채, 저 멀리 산속으로 숨어들어 홀로 달관하는 은둔의 종교를 떠올리곤 합니다. 반면에 ‘아들러 심리학’은 매일 출근하는 온라인 게임이나 치열한 가정 한복판에서 상처받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지극히 현실적인 지침서로 다가오지요. 전혀 다른 길을 걷는 것 같은 이 두 세계가 한자리에서 만난다면 과연 어떤 이야기가 시작될까요?
대만의 심리 명상가 우러취안이 쓴 『석가모니가 아들러를 만났을 때』는 바로 이 이색적인 만남을 주선하는 바카라입니다.
저자는 서양의 가장 명쾌한 심리학과 동양의 가장 깊은 불교 철학이 결국 ‘인간의 구원’이라는 같은 목적지를 향해 달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 내가 선택하는 삶'이라는 단단한 교집합을 통해서 말이지요.
우리는 참 자주 과거의 기억에 발목을 잡힌 채 살아갑니다. "그때 부모님이 나에게 그러지만 않았어도", "전 온라인 게임에서 그런 상사를 만나지 않았다면 참 좋았을 텐데"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아들러 심리학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과거의 원인이 현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의 목적’이 현재의 행동을 만들어낼 뿐이라고요. 행복해지기 위해 지나간 과거를 탓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이 놀랍도록 서늘한 심리학적 선언은 『금강경』의 가장 유명한 화두인 ‘삼심불가득(三心不可得)’과 완벽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쥐고 흔들리는 '마음'의 실체를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베어냅니다.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여기에 나오는 마음이란 산스크리스트어의 'citta'를 번역한 것으로 '추상적인 생각'을 일컫는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문장을 풀이하면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시로 변하니, 모든 것은 망상에 지나지 않으므로 애초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_p.201
지나간 날에 대한 후회도, 오지 않은 날에 대한 불안도 사실은 내 머릿속이 빚어낸 허상, 즉 망상일 뿐입니다.
"과거의 마음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현재의 마음에 집착해서도 안 되고, 미래의 마음을 예측해서도 안 된다"(p.205)라고 거듭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만질 수 있는 것은 오직 지금 이 순간의 찰나뿐이며, 시시각각 변해버릴 허망한 생각에 온 삶을 저당 잡힐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괴로운 순간은 언제일까요? 아마 나를 향한 타인의 싸늘한 평가나 무례한 한마디를 마주할 때일 것입니다. 아들러는 이 뿌리 깊은 괴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과제의 분리’를 제안합니다. 누군가 나를 미워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철저히 ‘그 사람의 과제’일 뿐, 내가 떠안고 아파할 과제가 아니라는 선언입니다.
이 선을 명확히 긋는 지혜를 『금강경』에서는 ‘무아(無我)’와 ‘경계’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바카라의 94페이지에 나오는 단단한 선언처럼 말입니다.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여기에 나오는 마음이란 산스크리스트어의 'citta'를 번역한 것으로 '추상적인 생각'을 일컫는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문장을 풀이하면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시로 변하니, 모든 것은 망상에 지나지 않으므로 애초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_p.201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세상에 나를 함부로 모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상대가 무슨 말하든. 무슨 생각을 하든 그건 나와는 상관없다. 그걸 내가 가만히 참고 있을 이유는 없다.
_p.94
그렇다고 해서 내 영역을 침범한 상대에게 똑같이 소리를 지르거나 분노를 폭발시키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아들러가 말하는 분리도, 불교가 말하는 수행도 아니지요.
바카라의 237~238페이지에서 저자는 무척 귀한 조언을 건넵니다.
화가 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분노를 분출해서는 안 된다. 나의 화난 모습을 상대에게 보여 주는 이유는 관계 사이에 경계가 있다는 걸 일깨워 주기 위함이다. 그러니 진짜로 분노를 표출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관계에 상처를 입히고 자존감을 무너뜨릴 수 있다.
_pp.237~238
내가 화가 났음을 차분하고 단호하게 보여주는 이유는 상대를 공격해 관계를 파괴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타인이 내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나를 지키는 단호한 울타리'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일깨워주기 위함일 뿐입니다.
"내 생각이 무조건 맞다"는 아집을 내려놓고, "어떠한 모습에도 사로잡히지 말 것이며, 언제 어디에서도 흔들림이 없어야 할지니라"(p.239)라는 금강경의 가르침처럼 말이지요. 이 지혜를 마음에 품을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면의 진짜 편안함을 누리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아들러 심리학을 '내 마음대로 살면 그만인 이기적인 개인주의'로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아들러가 도달하고자 했던 최종 목적지는 역설적이게도 '공동체 감각'이었습니다. 나만 아끼는 방어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타인에게 공헌하고 공동체에 기여할 때, 인간은 비로소 진정한 존재 가치와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지요.
이타성을 향한 아들러의 시선은 불교의 '자비'이자, 내가 베풀었다는 생색조차 내지 않는 '무상보시(無相布施)'로 고스란히 연결됩니다. 우리는 흔히 보시라고 하면 재물을 내어주는 보보시나, 몸을 바쳐 헌신하는 신명보시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바카라에서는 가장 고귀한 보시의 형태를 전혀 다르게 정의합니다.
『금강경』에는 '보시'에 관한 구절이 수없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복을 쌓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수행 방싱기라는 것을 특별히 강조하기 위함이다. 경전에 등장하는 '보시'의 형태는 다양하다.
자신이 가진 금과 은, 보석을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보보시寶布施',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는 '신명보시身命布施', 경전을 읽고 이것을 해설해 주는 등의 방식으로 남을 섬기는 '무상보시無相布施' 등이 있다. 그러나 베풀 때는 그 형식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며 자신이 헌신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아야 한다."
_p.142
진짜 치유와 마음공부는 나만을 바라보며 방어적으로 자기 안에 갇히는 데서 오지 않습니다. 진리의 지혜를 읽고, 나만의 온기 있는 언어로 해설하는 일, 그리하여 방황하는 이들의 마음을 섬기는 영적 봉사야말로 진정한 무상보시의 실체입니다. 이처럼 타인의 행복을 공유하며 남을 섬길 때, 우리는 역설적으로 자유로워집니다. '나'라는 좁은 집착의 감옥에서 해방되는 기쁨을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깊고 오묘한 동서양의 지혜를 우리는 복잡하고 고단한 일상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거창한 영적 체험이나 대단한 물질적 조건은 필요 없다고 말합니다. 그저 지극히 단순하고 담백한 수행법을 제안할 뿐입니다.
『금강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가 비천하여 진리를 얻지 못할 것이라 염려하는 것도, 혹은 돈을 많이 쓰면 진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 것도 망상에 불과하다. 평안을 얻으려면 돈을 많이 쓸 필요도 없고,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 필요도 없다.
가장 기본적인 호흡부터 연습해 보자. 들이마시는 숨과 내쉬는 숨에 집중해 보자. 그런 다음 현재 내가 내뱉은 숨과 들이마신 숨을 순수하게 망각하는 훈련을 하도록 하라. 이과정을 통해 망상을 제거하고 나를 내려놓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호흡을 훈련하는 과정에서 잡념을 없앴다면 그것으로 미미한 해탈을 경험한 것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열반'의 수행 과정도 이와 같다."
_PP248~249
결국 이 바카라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지나간 과거라는 망상을 베어내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둘째, 타인의 시선과 내 영토를 엄격히 분리하는 '과제의 분리'를 통해 나를 지키는 단호한 울타리를 세우는 일입니다.
마지막 셋째는, 나라는 좁은 감옥을 깨뜨리고 타인을 향한 섬김인 '공동체 감각'을 기꺼이 실천하는 일로 완성됩니다.
아들러가 현대 심리학의 언어로 명쾌한 처방을 내렸다면, 석가모니는 2500년 전 고전의 지혜로 그 본질을 증명해 줍니다.
진정한 변화는 거창한 지식의 확장에서 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 느낀 깨달음에서 시작됩니다.
삶이 무겁고 인간관계가 얽혀 문득 숨이 가빠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이 바카라을 펼치고 잠시 숨을 골라보시기 바랍니다.
두 성현이 공유한 거대한 평온의 세계를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나의 역사, 나만의 자서전을 남기고 싶지만 막상 하얀 모니터 앞에 앉으면 숨이 턱 막히곤 합니다. 문장 하나 떼기가 두렵고, 글재주가 없어 주저앉았던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압니다.
그래서 이 바카라을 썼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AI 기술을 담았지만, 차가운 기계의 언어가 아닙니다. 기술을 도구 삼아, 오히려 당신의 삶에서 가장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길어 올릴 수 있도록 따뜻하게 길을 잡아줍니다.
지나온 삶을 정갈하게 정리하고 내 아이들에게, 그리고 세상에 나만의 울림을 남기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바카라을 자신 있게 권합니다.
이제 AI라는 가장 든든한 글쓰기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당신의 위대한 첫 문장을 시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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