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도 관심이 고프다는 걸 너무 잘 아는
방금 최근 글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우연히 당신의 글을 접하게 되었는데, 결국 끝까지 다 읽게 되었네요.^-^
가장 마음에 남았던 건 당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어요.
매우 솔직하고 현실감 있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멈춰 서서 생각에 잠기게 되더라고요.
너무 애쓰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차분하고 진심 어린 글을 쓰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당신의 글은 그게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
이렇게 깊이 있는 글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을 내서 당신의 다른 글들도 더 읽어보겠습니다.^^
(퍽이나 잘도 읽었겠다^^)
언뜻 보기엔 꽤 감동적이나 단번에 촉이 왔다. 이거 '스캠'이라고. 다음엔 좀 더 잘해보라고 피드백을 남기자면 '당신'이라는 호칭이 거슬려서 느낌이 왔다. 외국어로 상대방을 부르는 호칭은 한국어로 보통 '당신'으로 번역되는 모양이지만, 한국어 원어민이 듣기엔 '당신'이라는 호칭은 다소 문어체적이고 어색한 느낌이다. 혹은 너무 예스런 느낌 (중년 이상에서 느끼하게 상대방을 부를 때... 나이 드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저도 나이 들었는데 그렇더라고요). 심지어 시비 거는 느낌마저 드는 복잡한 뉘앙스를 풍기는 호칭이 '당신'이다.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카지노에선 통상 서로를 '작가님'으로 부르는 게 무난한 듯하다. 너도나도 작가님이 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리고 내용 측면에서 보자면 칭찬이 너무 과해서 문제이다. 진짜 작가면 솔직히 알지 않나? 내 글이 그 정도 글인지?
그래서 의심되면 어떻게 하면 되냐. 해당 댓글을 전체 복사해서 구글에 검색하면 된다. 토씨 하나 안 바꾸고 다른 작가님에게 똑같이 뿌린 다른 댓글들을 볼 수 있다. 작가님마다 (나 포함) 서로 다른 반응을 보는 것도 잠깐의 재미라면 재미이다.
누군가는 역시나 금방 의심하고 별일 아니라는 듯 삭제하며,
누군가는 안타깝게도 감동적인 댓글에 어떻게 답글을 달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돌려서 '자랑'했고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하지만... 작가님아 그 댓글을 답해주지 마오),
누군가는 운영이 개판인 카지노를 한탄하고,
누군가는 두렵다며 온라인카지노 자체를 접더라.
나도 SNS의 성격상 이런 게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어차피 무가치하게 남긴 댓글이니 불법 홍보물 떼서 버리듯 삭제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블레이드 러너 2049》의 '조이'처럼 나만의 특별함인 줄 알았던 존재가 단지 누구에게나 특별한 척했던 것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은 꽤나 '사이버펑크'적으로 느껴졌다.
사이버펑크는 미래가 아니며, 2026년 대한민국이 이미 사이버펑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