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하면, 밥은 먹고 삽니까?"

통장 잔고의 구멍 대신 사들이는 배짱에 대하여

by남발

​심판이 되려고 하는 분들의 첫 관문인 심판 강습회에서 빠짐없이 받는 질문이다.

이는 코트 밖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가령 인사를 나누다 내 직업을 알게 된 사람도, 나를 오래 알아 온 사람도 '국제심판'이라는 단어가 오르는 순간 대화는 늘 비슷하게 흘러간다. 처음은 세계를 무대로 여행도 하니 꿈의 직업이라거나 멋지다는 감탄이 오가는데, 물론 그 말들도 진심일 거라 생각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누군가가 목소리를 한 단계 낮추고 묻는다.


​그래서, 그게 돈이 됩니까?


​이 질문 끝에 나는 늘 중동 출신의 동료가 떠오른다. 그는 대회에서 마주칠 때마다 능글맞은 눈으로 내 옆구리를 찌르며 묻는다.
​"한국처럼 잘 사는 나라에 살면서, 너는 왜 심판을 해서 이 고생을 계속하니?"
​그 친구는 정말로 내가 계산이 덜 끝난 모자란 사람이라도 되는 양 혀를 차는데, 그럼 나 역시 매번 녀석의 어깨를 툭 치며 실없는 척 뼈 있는 말을 던진다.
​"나도 다 알고 시작했어. 그러니 지금까지 주변에서 미친놈 소리 듣고 살지."



​입으로는 그렇게 능청을 떨지만, 가족도 있는 내가 왜 그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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