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중구 영종도 나들이
가을맞이 나들이를 하자며 지인 내외와 함께 영종도로 향했다. 지난 11일 당일치기로 바람을 쐬러 갔던 영종도는 집에서 30~40분이면 당도할 수 있다.
"영종도에 새로운 대교가 개통됐다던데?"
"저기 앞에 보이는 게 바로 그거예요. '청라하늘대교'라고."
"대교 이름 짓느라고 청라와 영종도 주민이 갈등이 심했다고 하던데?"
그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우리는 청라 하늘 대교에 진입했다.
"(청라하늘대교가)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하던데"라는 지인의 말에 우리는 저마다 휴대폰으로 검색했다. 세계 최고 높이 해상교량 전망대가 있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다리 위를 달리며, 우리나라 교량 건설에 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눴다. 우리나라 교량 건설 기술력은 세계 최정상급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건설된 다리만 해도 어마하게 많다. 멀기만 했던 섬과 육지 사이를 교량으로 연결하면 쉽게 오갈 수 있게 된다.
석모 대교만 해도 그렇다. 전에는 강화 석모도에 들어갈 때 배를 타고 갔었다. 뱃고동이 울리기도 전에 갈매기들이 날아들었다. 손바닥에 새우깡을 펼쳐놓고 갈매기들과 교감하며 석모도에 몇 번 갔었다. 석모 대교가 놓인 후부터는 더 이상 배를 탈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석모도 수목원에도 갔었고 휴양림을 이용하기도 했었다. 때로는 해변 펜션에 유숙하며 저녁노을을 바라보았다.
석모 대교뿐만 아니라 남해 대교, 진도 대교도 섬과 육지를 이어주는 연륙교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대교, 거가대교 개통을 알리는 뉴스를 접하고 사뭇 놀랐었다. 상상하지 못했던 다리 연결이었다. 지난해 부산역에 도착하여 친구와 자동차를 타고 거가 대교를 이용하여 약속 장소인 거제도에 갔었다. 감회에 젖지 않을 수 없었다. 부산과 거제도가 연결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다리가 놓이니 섬은 더 이상 섬이 아니었다. 육지와 하나가 되는 것이며 연결된 다리는 지름길이 되는 셈이다.
대교가 놓이는 것을 너나 할 것 없이 반긴다. 누구보다도 섬에 살고 있던 주민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친정이 신안군 안좌면에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다리가 연결되었을 때의 기쁨을 생생하게 전해 들은 적 있다. 육지의 문물을 공유하며 더 이상 뭍에 대한 동경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뭐니 뭐니 해도 우리나라 최고의 다리는 영종 대교라고 생각한다. 한 지인의 자녀가 방학이 되면 배를 타고 영종도 외가에 간다고 했었다. 그러다가 영종 대교가 놓이자 그 아이는 방학이 아니어도 외가에 쉽게 다녀오곤 하는 걸 봤다. 그뿐만 아니라 노지처럼 쓸모없이 버려두었던 땅이 금싸라기 땅으로 변했다고 했다.
영종 대교 개통과 함께 영종도에 인천 국제공항이 들어섰다. 영종도에 하늘도시가 조성되어 전 세계인들이 눈여겨보게 됐다. 조용했던 섬이 불야성을 이루고 밤에도 폭죽을 터뜨리며 노는 곳으로 변했다. 한때는 영종도에 '바다 이야기'라는 사행 게임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폐단도 있었다.
대교에 관한 얘기를 하자면 인천 대교를 빼놓을 수 없다.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 대교 길이는 무려 20km가 넘는다. 한국인들보다는 외국인들이 인천 대교를 더 주목한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드라이브하면서 웅장한 바다를 가르는 멋진 경치를 바라보는 재미로 인천 대교가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수상 교량을 보시겠다고 우리 시아버지는 전남 영암에서 올라오시기까지 했었다. 인천 대교 위를 처음 달렸을 때의 상서로운 감격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올해 영종도에 두 개의 대교가 더 생겼다. 대교 완공 소식을 뉴스로만 접했다가 이번에 직접 이용해 보게 됐다. 청라 하늘 대교를 이용하여 구읍뱃터로 바로 닿을 수 있어서 좋았다. 청라 하늘 대교는 인천 대교와 영종 대교를 좌우에 두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영종도는 바야흐로 5개 대교를 품고 있다.
청라 하늘 대교는 올해 1월에 개통했고 서울, 경기도, 인천 북부에서 영종도 구읍뱃터 쪽으로 갈 때 이용하기 편리한 다리다. 구읍뱃터에 도착하여 바다 뷰가 멋진 쌈밥 맛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멋진 풍경이 있는 곳에는 여지없이 카페가 있기 마련이다. 바다 멍을 때리며 잠시 일상을 내려놓기로 했다. 나는 드립 커피를 주문했고 다른 세 분은 쑥차 라테를 마셨다. 세 분은 쑥차 라테 향에 듬뿍 취했다. 아마도 바닷바람 잔뜩 머금은 쑥으로 만들어서 향이 진했나 보다.
나선 김에 구읍뱃터에서 신도 평화 대교로 향했다. 올해 7월에 개통됐다는 신도 대교도 건너보자며 마음을 모았다. 다리가 연결되지 않았더라면 신도에 가볼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리는 섬과 육지를 서로 다가가기 쉽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다리 하나만 건넜을 뿐인데 타임머신을 타고 몇십 년 전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저렇게 벼가 익어가는 논을 본 지가 얼마 만이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네요."
"잠시 시간을 내서 나왔더니 이렇게 고향 정취를 느낄 수 있군요."
시골 풍취 가득한 신도에서 모두 들뜬 기분이 되어 한 마디씩 했다. 우리는 차창을 열고 마음껏 소리치며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했다. 폐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더위가 싹 가신 가을바람이 들판과 산에서도 불었고 짭조름한 바다에서도 불어왔다. 예상하지 못했던 힐링으로 모두 좋아했다.
신도 풍경은 글로벌 도시로 우뚝 선 영종도와는 비교됐다. 무의 대교를 이용하여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던 것과 꽤 달랐다. 그곳은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붐볐는데 신도는 한산했다. 그래서 우리 세상을 만난 듯이 모두 즐거워했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영종 대교를 이용했다. 하루에 대교를 세 개나 건너는 이색적인 나들이였다. 교량 건설이 세상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던 하루였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267047(오마이뉴스에 채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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