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이상한 상상을 자주 한다.
뉴스 속 재난 영화를 보고 나면,
잠든 아이 얼굴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
만약 지금,
세상이 갑자기 무너진다면.
거대한 재난이 찾아오고,
모든 질서가 사라진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예전에는 이런 질문에 꽤 멋있는 대답을 했을 것 같다.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할 거라고,
누군가를 도울 거라고,
끝까지 용감할 거라고.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대답이 하나로 바뀌었다.
나는 그냥 아이 손부터 잡을 것 같다.
도망칠 것이다.
숨을 것이다.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칠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한 가지는 자신이 없다.
나는 정말 끝까지 아이를 지킬 수 있을까.
두려움 앞에서도.
사람들이 서로를 밀어내는 순간에도.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고 믿는 마지막 순간에도.
<호프>, <우주전쟁>, <그린랜드>.
세 영화는 모두 재난을 이야기하지만,
내게는 결국 같은 질문을 남겼다.
부모는 어디까지 아이를 지킬 수 있는가.
이번 글은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끝까지 누군가의 손을 놓지 않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다.
2026년 7월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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