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열심히 하지 마
호주엔 이모가 산다. 어쩐 일인지 엄마의 자매들은 총 4명인데, 막내이모는 뉴욕에, 셋째이모는 시드니에 산다.
엄마가 자매들 중 맏이인 덕에, 이모들은 엄마에게 외할머니같은 정서를 느끼기도 한다. 게다가 내가 첫 조카였기 때문에 이모들에게 나는 꽤나 각별한 조카였단다. 어릴 땐 다같이 한국에서 살았는데, 외가집에 갈 때마다 "김양~ 김양~" 하면서 나를 부르곤 했다.
나와 같은 영어이름, Judy 를 쓰는 셋째 이모는 대학시절부터 시드니에 살았다. 그리고, 39살에 호주에서 간호사공부를 시작해 합격했다. 내가 39살에 의대진학을 결정했을 때 가장 반가워한 사람이 셋째이모다. 그러다 보니, 공부하다 막막하고 힘이 들때 이모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
"이모, 왜 영어로 공부하면 자꾸 기억이 날라가. 읽고 또 읽어도 돌아서면 까먹고, 교수님이 뭘 물어봐도, 까먹지 않은 것도 영어가 막혀서 말이 안나와. 게다가 한 주에 두세과목 시험이 겹치는 날엔 외워야 할 양이 너무 많아서 압도되어 버린다니까.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론 국제시험은 전혀 준비를 못하는데, 진도 따라가기에도 급급하고 영어도 부족하니 죽을 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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