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급여가 입금되었습니다
행정실에 요청한 대로 이직확인서가 접수됐다. 그동안 내가 행정실에 협조적이었던 덕분인지, 아니면 실업자에 대한 담당자의 호의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저 절차에 따른 일반적인 업무였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3월 1일 자로 실업자가 되었지만 바로 실업급여를 신청하지 않은 건,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싶어서였다. 개학 이후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우게 되는 교사들도 있을 테니 그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한 주가 지나고 두 주가 지나며 자녀들이 새로운 학교와 새로운 학반에 적응해 나가는 만큼,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었다. 마침내,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인터넷으로 사전교육을 듣고, 이직확인서가 접수완료 되었음을 확인한 후 고용복지센터를 방문했다. 아직 업무가 시작되기 전인데 창구 앞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을 만나지는 않을까, 나랑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을까. 대부분 50대 이상 어르신들이었다. 내 또래로 보이는 사람은 몇 손가락에 겨우 꼽을 정도였다. 약간 위축됐다. 왠지 오면 안 되는 곳에 왔다는 기분이었다.
실업을 인정받고 재취업을 위한 수당을 신청하러 왔다는 오직 하나의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 속에서 나는 왜 소외감을 느꼈을까. 2월의 기억 때문일까. 아직도 실업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일까.
서류제출과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신청은 끝났다. 2주 후의 집체교육 날짜가 적힌 서류를 받아 들고 고용센터를 나왔다. 후련한 가운데, 집체교육 전까지는 기회가 있다는 미련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새로운 채용공고는 없었고 어느덧 2주가 지났다.
[고용노동부] 귀하께서는 1차 실업인정 집체교육 대상입니다.
집체교육은 아주 넓은 강당에서 진행됐다. 실업급여 수급을 위한 기준과 규정 및 예시 등을 듣고 있으니 2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며칠 후.
[고용노동부 입금안내] 구직급여 X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집체교육 이수 후 이틀 만에 구직급여가 입금됐다. 대기기간을 제외한 일주일치 급여였다. 그래도 급여라는 이름으로 입금되는 돈이 반가웠다. 괜히 마음이 든든해졌다. 그동안 자신감을 잃었던 게 계약 때문이 아니라 수입 때문이었던 걸까?
다음 실업인정일을 휴대전화 일정에 등록했다. 나의 한 달 후는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