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트랙
민하의 서랍에는 손톱깎이가 두 개 있다. 하나면 충분한 물건을 굳이 두 개씩 넣어두는 사람에게는 이유가 있다. 그 옆에는 손가락 마디에 감다 남은 살색 테이프, 길이가 제각각인 연필 열두 자루, 검은 머리끈, 뜯지 않은 핫팩 세 개가 놓여 있다. 서랍 맨 아래에는 모서리가 닳은 종이 뭉치가 깔려 있다. 종이 위에는 연필 자국이 빼곡하다. 급해지지 말 것. 왼손 듣기. 여기서 숨. 어떤 마디에는 동그라미가 세 겹이나 그려져 있다. 그중 한 장에만 글씨가 다르다.
여기서 쫄면 바보.
민하는 그 문장을 보는 순간 서랍을 닫는다. 드디어 오늘이다.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시간이 넉넉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버스가 오지 않는다. 십 분, 십오 분. 전광판 숫자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휴대전화를 확인한다. 오전 9시 12분. 입실 마감까지 사십팔 분. 민하는 택시 앱을 켜서 예상 요금을 확인하고 끈다. 다시 켠다. 이번 달 용돈의 절반이지만 오늘 늦는 것보다는 낫다. 택시 뒷좌석에 올라타자마자 말한다.
“아저씨, 죄송한데 조금만 빨리 가주세요. 시험이 있어서요.”
기사는 룸미러로 민하를 한번 본다.
“길 막히면 나도 방법 없어요.”
택시는 신호 두 개에 연달아 걸린다. 초조한 마음에 민하는 무릎 위에서 손가락을 움직인다.
하나, 둘, 셋, 넷.
엄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허벅지를 차례로 누른다. 평소에는 이렇게 하면 호흡이 조금 느려진다. 오늘은 아니다.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부터 차가워져서 양손을 허벅지 아래에 깔아 넣는다. 그때 운동화 끝에 무언가 걸린다. 은색 물체다. 허리를 숙여 집어 든다. 유튜브 쇼츠에서나 봤던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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