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꽃다리

by김무균

아파트 문 앞에 수수꽃다리 나무가 한 그루 있다. 토양이 척박하고 아직 어려서 늘 아슬아슬했다. 그래도 봄이었다. 봄비가 물을 주고 겨울 지난 햇볕은 따뜻해서 4월이면 늘 보라색 꽃을 피웠다. 10년간 보아 온 그 꽃을 올해는 보지 못했다.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수수꽃다리|김무균


사월에 피는

수수꽃다리는

라일락과 비슷하지만

라일락보다 먼저 피고

라일락보다 일찍 진다.

처음 무심코 보면

같은 꽃인 줄 알지만

가만히 코를 대고

향기를 맡아보면

라일락에선

황무지 냄새가 나고

수수꽃다리에선

수수꽃 냄새가 난다.

난 라일락 향기도 좋지만

수수팥떡이 생각나는

수수꽃다리 향기가

더 좋다.


※사진은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오는 이미지를 캡처했다. 찍어 놓은 사진이 없었고, 찍으려는 생각을 했을 때는 꽃이 모두 지고 없었다. 명년 봄에 꽃 피면 그때는 찍을 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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