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남자

by백경

일방통행 구간을 역주행으로 들어왔다. 맞은편에서 흰색 벤츠가 다가왔다. 빵! 클랙슨을 울렸다. 나도 빵! 클랙슨을 울렸다. 벤츠 창문이 내려가고, 오륙십쯤 되어 보이는 남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일방통행인 거 안 보여요!”


팩 소리치는 남자에게,


“죄송합니다, 구급출동 중이라서요.” 하고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모으기 어려운 자산은 사람의 마음이다. 인내, 배려, 사랑, 너그러움, 용기, 꾸준함, 포기하지 않는 마음 같은 것들. 그런 건 가만히 둔다고 이자가 붙는 것도 아니고 주식처럼 투자를 해서 불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단순한 반복, 개미가 모래알을 한 알 한 알 땅 위로 퍼올려 집을 만들 듯 마음의 공간을 넓히는 방법 외엔 없다.

그래서 아주 어릴 때부터 모으는 법을 배우고 긴 세월 반복하지 않은 사람은 나이를 먹어 가난해진다. 안타깝지만 이미 그런 상태에 이른 사람이 부자가 되는 건 소설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다.


벤츠를 탄 남자가 씩씩대며 물러났다. 가난한 남자에게 마음을 한 줌 나눠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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