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는 신고였다. 비가 많이 내렸지만 달렸다. 멀리 박살 난 승용차 한 대가 보였다. 주변에는 벌써 렉카차가 여럿 도착해 있었다. 렉카 기사가 가드레일 바깥에서 떨고 있는 남녀에게 “저도 거기 보험사랑 같이 일해요.” 하며 꼬드겼다. 두 사람에게 다가가 일단 구급차에 타서 보험사에 연락하라고 말했다. “하, 씨.” 렉카 기사가 콧방귀를 뀌었다.
둘은 연인 같았다. 여자가 들것에 눕고 남자는 들것 옆 좌석에 앉았다. 큰 부상은 없었지만 많이 놀란 것 같았다. 여자는 남자의 손을 꼭 쥐고 훌쩍였다. 남자도 울음이 날 것 같은 걸 겨우 참는 눈치였다. 두 사람에게 경추보호대를 채운 뒤엔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조용히 이동했다.
“민지야.” 여자의 손을 매만지던 남자가 문득 말했다.
“응. “
”주말에 우리 집에 인사드리러 가자. “
”정말? 나중에 하자며. “
”가자. “
여자가 들것에서 몸을 일으켰다. 두 사람이 눈을 맞췄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구급차가 사람도 싣고 사랑도 싣고, 뭐 그럴 수도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