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필락 말락 뉘른베르크에서 온 통영 여자의 50대 청춘 드로잉 에세이 ep.94 봄꽃이 필락 말락 한 며칠 잠깐 따뜻하더니 어린 가지 끝이 불긋불긋하다 . 아, 봄이 오는가 보다. 매년 왔다 가는 손님인데 또 오는 것이 이리도 반갑나. 겨울이 너무 길었다. 봄바람이 부나 안 부나 새순이 올랐나 꽃이 피었나 저너머 산허리를 자꾸 쳐다본다. 봄은 쉽게 오는 법이 없다. 올 봄이 오지 안 올까. 조금 따뜻해졌나 싶으면 바닷바람이 저리도 애꿎게 질투를 내니 검은색 겨울패딩 보기도 지겨운데 벌써부터 사둔 노란 꽃무늬 블라우스는 언제 입고 나가 보나. 꽃샘바람 좀 그치고 우리 동네라도 빨리 푸근해지면 1월에 태어난 겨울애기 감기 안 들게 꽁꽁 싸매고 처음 마실 데리고 나갈 텐데. 꽃이 피면 봄이 온다. 산수유꽃이 제일 먼저 노랗게 올라오고 목련꽃, 진달래꽃, 개나리꽃, 벚꽃. 이 많은 봄꽃 피는 것 다 보고 지는 것도 다 보고 떠나고 싶은데. 나는 참 할 일도 없는 사람이라 제일 먼저 설치며 봄을 기다린 다. 내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니 한 살 늙은 봄이 온다. 몸이 무거워서 이리 더디 오냐? 꾸짖어도 붉은 꽃은 필락 말락. 아직도 봄은 올락 말락. #50대청춘드로잉에세이 #하루한편 #독일통영댁 #왜이리봄을기다릴까요 #답은또나이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