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체험으로 빛이 완전히 차단된 공간에서 한 시간가량 청각과 촉각에 의존했던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어둠 때문에 어지러움을 느꼈고, 공포감도 함께 밀려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점 안정을 찾게 되었다.
체험이 끝나고 다시 빛을 마주했을 때, 라섹을 하고 시력을 되찾았던 순간이 떠올랐다. 새로운 시야를 가지게 된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던 그때의 마음.
나는 그 마음을 어느새 새까맣게 잊고 살고 있었다.
버스 차창 사이로 벚꽃이 얼굴을 내민 모습도 보며 그 경험이 다시 떠올랐다.
러닝을 하는 사람들, 노을이 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아, 내가 그래서 봄을 좋아하지’ 하고 미소를 지었다.
후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으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잊고 살았구나.
그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