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빵연구소를 통해 우리들이 만난 환승역
“너는 참 놀라운 아이다.
너의 이 놀라운 작가적 시선과 감각.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을 하는 사람의 태도이자 자격이지.”
아버지는 젊은 날 감독과 제자 작가들을 만나 밤새 작품을 이야기하던 사람이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평생 글 쓰는 사람들을 가르쳤던 아버지는, 누군가의 장점을 발견하면 마치 한 줌의 빛을 건져 올리듯 기뻐했다. 어린 시절의 나는 방문 너머로 그 목소리를 자주 훔쳐 들었다.
사람은 원래 어두운 물감을 풀어놓은 호수 같은 존재인데, 아버지는 언제나 그 위에 떠 있는 반짝임을 먼저 발견하는 사람이었다.
어머니 역시 닮아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시선은 조금 더 부드럽고 멀리 갔다.
“그 사람도 사정이 있겠지.”
“원래 나쁜 사람은 아니야.”
“지금 많이 힘든가 보다.”
누군가의 그림자를 볼 때마다 이유를 먼저 찾아주는 사람이었다.
빛을 먼저 보는 아버지와, 그림자를 감싸 안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며 나는 자연스럽게 사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그래서인지 살아오며 꽤 많은 풍랑을 만났음에도, 내 안에는 이상하리만큼 우울이 오래 머물지 못했다.
그러나 인생이 늘 환한 쪽으로만 흘러간 것은 아니었다.
글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글쓰기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다. 무언가 새로운 인생의 플랫폼으로 환승하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희귀한 망막 질환이 찾아왔다. 가까스로 글이라는 방향으로 삶의 궤도를 수정했는데, 시작하자마자 멈춰 서야 했다.
그 시간은 마치 긴 터널을 지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세상이 내게 어둠을 던져도, 나는 그 안에서 작은 빛을 찾으려 애썼다.
그래서 온라인카지노로 왔고, 처음에는 그저 조용히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글을 잘 쓰는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건 바로 다른 사람의 글 속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찾아내는 일이었다.
아마도 어릴 적부터 누군가의 빛을 먼저 발견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의 서툰 문장 속에서도 가능성을 발견하고,
미처 발효되지 못한 감정의 결을 살려내고,
그 사람이 자기만의 문장을 찾도록 옆에서 함께 걸어주는 일.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미야의 글빵연구소’였다.
글빵연구소는 어쩌다 문을 연 작은 제과점 같았다.
나는 작가들의 문장을 천천히 반죽하고, 말의 온도를 맞추고, 아직 덜 부풀어 오른 가능성을 기다렸다.
5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수많은 온라인카지노 작가들이 글빵연구소를 찾아왔다. 우리는 함께 과제를 주고받고, 서로의 글을 읽고, 울고 웃으며 문장을 고쳐나갔다. 용산과 대구, 인천과 안국에서 실제로 만나 서로의 눈빛을 확인하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사람은 자신의 빛을 누군가 먼저 발견해주기만 해도 다시 살아난다.
나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나도 역시 그렇게 자라난 사람이니까.
그리고 어느 순간
우리는 단순히 글쓰기 모임을 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 각자의 인생에서 한 번씩 환승을 지나고 있었다는 것.
누군가는 오래된 꿈으로 돌아가기 위해,
누군가는 상처를 통과하기 위해,
누군가는 전혀 다른 삶으로 건너가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다.
그렇게 서로 다른 플랫폼에 서 있던 스물여섯 명의 사람들이 다이아몬드 세공을 통해 하나로 연결된 바카라.
《우리가 만난 환승역》.
글은 때때로 사람의 삶을 다시 빛나게 만든다. 이 바카라이 단순한 에세이집이 아니라 각자의 인생에서 지나온 환승의 기록이자, 서로의 문장이 서로를 다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게 만든 시간의 흔적이기를.
마침 글빵연구소가 개업한 지 정확히 1년 만인 오늘.
또 다른 인생의 풍랑을 맞아 6개월 간 또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난 나는 다시 온라인카지노의 [글빵연구소] 앞에 섰다.
누군가의 문장 속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찾을지도 모르기에.
그래서 다시 한번 [미야의 글빵연구소]의 간판에 불을 켜본다.
— 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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