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지 않은 날에도, 내 삶은 의미가 있다

돈과 성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삶에 대하여

by두유진

지금 내 삶이 버겁게 느껴져도, 내가 여전히 아끼며 지켜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의미 있게 살고 싶습니다. 늘 기분 좋은 삶을 바라는 마음과는 조금 다릅니다. 기쁘지 않은 날에도, 애쓴 만큼 돌아오는 것이 없는 날에도,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행복감이 “지금 나는 얼마나 좋은가”에 가깝다면, 삶의 의미는 “그럼에도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가깝습니다.


사랑과 돌봄을 받을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낍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마음을 내어줄 때, 내 삶이 다른 삶에 가닿고 있다는 의미를 느끼기도 합니다. 내가 건넨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버티게 했다는 것. 함께 머물러 준 시간이 한 사람의 외로움을 덜어주었다는 것. 그런 경험은 눈에 보이는 성과와 다른 깊이로 마음에 남습니다.


행복감이 오늘을 반갑게 맞이하게 한다면, 의미는 반갑지 않은 오늘도 살아갈 이유를 건네줍니다.


의미가 있다고 고통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해도 지치고,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아프고, 옳다고 믿었던 선택 앞에서도 흔들립니다.


그런데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무엇을 지키고 싶었는지 기억하면 어려움 앞에서 붙잡을 것이 생깁니다. 당장 보상이 없어도 모든 수고가 헛되었다고 결론 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슬픔만으로 내 삶 전체를 판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삶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일은 잠깐의 만족을 얻는 것보다 더 깊은 곳에 닿아 있습니다.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밀려올 때에도, 아직 내게 소중한 것이 남아 있음을 알아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시간, 지친 사람의 안부를 물었던 마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정성껏 마무리한 일. 그 순간들이 세상을 크게 바꾸지는 못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혼자가 아니라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의미를 찾기 위해 끝없이 헌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를 소진시키는 일을 견디며 의미를 증명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쉬어가는 선택, 도움을 청하는 용기, 내 마음을 다치게 하는 관계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일에도 지켜야 할 삶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사랑 안에, 나 자신도 함께 있어야 합니다.


삶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거창한 목적부터 찾지 않아도 좋겠습니다. 오늘 내 마음이 잠시 머물렀던 사람, 조금 더 아껴주고 싶었던 것, 힘들어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마음 하나를 떠올려 봅니다.


오늘 행복하지 않았더라도, 사랑한 시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더라도, 정성을 다했던 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 삶을 돌아볼 때, 가장 빛나는 날만 기억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힘겨운 날에도 누군가의 손을 놓지 않았던 순간, 무너진 마음을 추슬러 다시 나를 돌보았던 시간이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그때 우리는 조용히 말할 수 있겠지요.


마인드그리다 1분 갤러리 @mind_grida.


“참 힘든 날도 많았지만, 그 안에 내가 사랑한 것들이 있었구나. 나는 그것들을 아끼며 여기까지 왔구나.”


그 마음이 오늘을 살아갈 작은 이유가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잠들기 전 1분, 오늘 소중히 여긴 순간 하나를 적어보세요. “오늘 나는 ______을 아끼는 데 내 시간을 썼다.” 작고 평범한 장면이어도 충분합니다.



월요일 연재
이전 07화스트레스가 나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