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그리는 코칭 스토리 | 두코칭ON
#교실
3교시, 미술 시간이었다. 민준이가 색종이를 반도 자르지 않은 채 딴짓을 하고 있었다.
"민준아, 빨리 잘라야지!"
담임교사인 나는 세 번째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아이는 대답 없이 가위를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목소리는 점점 날카로워졌고, 교실 공기도 함께 얼어붙었다. 수업이 끝난 뒤 나는 생각했다.
'나는 오늘도 아이에게 명령만 했구나.'
#집
민준이 어머니는 저녁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숙제를 안 하고 유튜브만 보는 아이를 향해 목소리가 높아졌다.
"숙제 먼저 하라고 몇 번을 말해!"
아이는 입을 꾹 다물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어머니는 식탁에 홀로 앉아 생각했다.
'나는 왜 이렇게 매번 같은 말투로만 아이를 대할까.'
같은 아이, 같은 하루. 교실과 집, 서로 다른 공간에서 교사와 부모는 똑같은 마음의 벽에 부딪히고 있었다.
#감정 읽기
지시했는데 아이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면 어른의 마음속에는 조급함이 먼저 올라온다. '왜 못 알아듣지', '왜 말을 안 듣지' 하는 생각이 이어지고, 그 조급함은 결국 짜증과 자바카라으로 바뀐다.
그런데 그 순간,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요? 아이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지 모릅니다. 색종이 자르기가 어려웠거나, 유튜브 속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겼거나. 다만 어른의 말이 "지시"로만 다가왔기에, 아이는 자신의 이유를 말할 틈조차 얻지 못했던 것입니다.
#대화는 전달이 아니라 상호작용
앙리 마티스의 그림 중에 〈대화 The Conversation〉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 마주 서 있는 단순한 구도인데, 신기하게도 그림 속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습니다. 각자 다른 방향을 응시한 채 같은 공간에 서 있을 뿐입니다. 이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저는 우리가 아이와 나누는 수많은 "대화"를 떠올렸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실은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대화들 말입니다.
심리학에는 자기 결정성이론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사람은 누군가 시켜서 움직일 때보다 "내가 선택했다"라고 느낄 때 훨씬 더 힘을 냅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라는 지시형 말은 아이의 선택권을 가져가 버립니다. 반면 "해볼까?"라는 질문형 말은 아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틈을 돌려줍니다.
그리고 이 원칙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의 상태입니다. 내가 피곤하고 불안하고 여유가 없을 때, 우리의 말은 자연스럽게 지시형으로 흐릅니다. 대화의 기술보다 먼저, 오늘 나의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잠깐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질문형 대화의 진짜 출발점입니다.
Coaching Point
말을 바꾸기 전에, 나를 먼저 살피기
"지금 내가 여유가 있나, 지쳐 있나?" 한 문장으로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지쳐 있다면, 대화를 잠시 미루는 것도 방법입니다.
지시형 한 마디를 질문형으로 바꿔보기
"숙제해!" "숙제, 언제쯤 시작해 볼까?"
"빨리 잘라!" "가위질이 좀 어려운가 보네, 도와줄까?"
완벽한 문장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물음표 하나만 붙여도 아이의 마음은 다른 방식으로 열립니다.
대답을 기다리는 3초
질문을 던진 뒤, 답이 바로 나오지 않더라도 재촉하지 않고 3초만 기다려봅니다. 그 침묵이 아이에게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오늘의 질문
- 오늘 나는 아이에게 몇 번이나 지시형으로 말했나요?
- 그 말을 건넬 때, 내 안의 컨디션은 어땠나요? 여유로웠나요, 지쳐 있었나요?
마음을 그리는 코칭 스토리
지시는 아이를 멈추게 하지만, 질문은 아이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부모와 교사의 마음이 회복될 때, 아이의 하루가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