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최종회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웠고, 끝내 누구도 버려지지 않았다

by마르코 루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제목이 곧 명제인 드라마다. 감정이 바뀌는 순간에 집요하게 천착하는 박해영 작가는 영화계를 배경으로 인간 내면의 무가치함이라는 화두를 풀어내며, 잘난 사람들 틈에서 자신만 초라하다 느끼는 이들의 평화 찾기를 따라간다.

마지막회가 좋았던 건, 이 작품이 '성공'이 아니라 '사과'를 결말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데 있다. 무너지고 멈춰버린 자리에서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가 사과였다. 황동만과 박경세의 사과는 단순한 화해가 아니라 그 통과의례였고, 사과 없는 훈훈함이었다면 남았을 찜찜함을 작품은 정직하게 걷어냈다. 박경세의 선함이 끝내 찌질함을 이긴 것도 같은 결이다.

가장 깊은 자리에는 변은아와 장미란이라는 거울상이 놓여 있다. 둘은 같은 어머니(오정희)를 둔, 깨어진 가정의 딸이며, 사랑을 갈구하다 배신당한 상처를 공유한다. 다만 장미란은 빛 속에 드러난 채 감정을 밖으로 터뜨렸고, 변은아는 어둠 속에 웅크린 채 안으로 삭였다. 표현의 방향만 반대일 뿐, 변은아는 곧 장미란이고 장미란은 곧 변은아다. 그래서 장미란이 변은아를 안고 변은아가 마주 안는 장면은 타인을 향한 위로인 동시에 자기 자신을 향한 구원이 된다. 멎은 코피처럼, 멈춰 있던 무언가가 비로소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황진만이 지옥에서 걸어 나와 끝내 '살아 있음'을 증명한 것, 고혜진의 강함 속 여림, 은아에게 그저 누워 TV나 보라던 할머니의 사소한 다정함까지, 작품은 무가치함과 싸우던 인물들을 누구도 끝내 버리지 않았다. 오정희의 나름의 후회와 바카라임, 보는 내내 욕이 절로 나올 만큼 얄밉던 마재영마저 제자리를 찾는다. 모든 감정의 타래가 깔끔히 매듭지어졌고, 남은 이야기는 드라마 너머의 세계에서 계속 흐를 것이다. 사과에서 출발해 포옹으로 가닿은 결말. 이만하면, 충분히 따뜻한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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