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산타 마리아 노벨라
‘타바코 토스카노’

byMickey



여름이 되기 전, 부드럽고 명확한 향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가끔 톰 포드의 향수가 무겁다고 느낄 때 (물론 톰 포드의 브랜드 중 여름을 위한 것이 있지만) 저에게 다가온 향수,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타바코 토스카노' 향수입니다. 여름밤은 물론 어느 계절의 밤마다 어울릴 이 향수, 추천드려 봅니다.



시가 잎이 건네는 뜻밖의 다정함

이름에서 느껴지는 ‘타바코’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흔히 거칠고 메마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타바코 토스카노가 그려내는 타바코는 불이 붙은 채 연기를 내뿜는 자극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정교하게 말려진 시가 잎이 서늘한 나무 상자 안에서 오랫동안 숙성되며 품게 된, 깊고 그윽한 ‘마른 잎’의 향기에 가깝습니다. 담배는 안 피지만 시가를 좋아하는 저에게 찰떡인 그 시가..

첫 향은 베르가못의 맑은 숨결로 시작되지만, 이내 타바코 잎의 쌉싸름한 풍미가 묵직하게 자리를 잡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묵직함이 결코 공격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치 잘 길들여진 가죽처럼 유연하고, 피부 위에 안개처럼 낮게 깔리는 부드러운 텍스처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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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감의 미학, 스모키 함과 크리미함의 경계

타바코 토스카노의 진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드러나는 반전의 매력에 있습니다. 타바코와 가죽이 만드는 중후한 분위기 아래로, 어느덧 바닐라와 화이트 머스크의 온기가 서서히 고개를 듭니다. 이 지점에서 향은 비로소 완성됩니다. 거친 스모키 함이 바닐라의 달콤함과 만나 '크리미 한 우디향'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무척이나 우아합니다. 이는 강렬한 카리스마로 주변을 압도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멉니다. 대신, 곁에 있는 사람에게만 조용히 전해지는 은은한 온기, 그리고 나 자신의 긴장을 해제시키는 안도감을 선사합니다.



다크 브라운 울 소재를 닮은 관능

이 향수를 시각적인 질감으로 변환한다면, 단연 다크 브라운 컬러의 두툼한 울(Wool) 소재가 떠오릅니다. 차가운 금속성 느낌이나 매끄러운 실크보다는, 손끝에 닿았을 때 느껴지는 울 특유의 거칠면서도 따뜻한 조직감이 이 향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깊은 밤, 짙은 갈색의 울 코트나 오버사이즈 니트를 걸쳤을 때 깃 사이로 배어 나오는 타바코 토스카노의 향은 시각과 후각을 완벽하게 일치시킵니다. 색이 주는 무게감과 소재가 주는 포근함, 그리고 향이 주는 쌉싸름한 온기가 만나면서 비로소 한 사람의 무드가 완성되는 것이죠. 이는 화려하게 꾸민 인위적인 모습보다, 훨씬 더 깊고 성숙한 관능미를 자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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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열정, 그 이면의 정적

흥미롭게도 이 향은 이탈리아의 태생임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남미(Latin)의 정서를 불러일으킵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낮의 열기가 지나간 뒤, 습기를 머금은 남미의 밤거리에 흐르는 짙은 공기를 닮았기 때문입니다. 쿠바나 아르헨티나의 오래된 바(Bar)에서 느껴질 법한 마른 담뱃잎의 향, 그리고 그곳의 공기를 채우는 나른하면서도 열정적인 리듬이 향 속에 녹아 있습니다. 자극적이고 화려한 향이 '도시의 밤'을 상징한다면, 타바코 토스카노는 남미의 밤이 가진 특유의 낭만과 원초적인 생명력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너무 정제되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그 이국적인 공기가 우리를 낯선 설렘으로 안내합니다.



자, 이 오묘한 향에 대해서 궁금하시다면 바로 샵에 방문하는 걸 추천합니다. 매번 비슷한 여름 향수를 뿌렸던 우리에게 이 향수는 깊고 진한 천연의 고급스러움과 이색적인 남미의 모습을 그려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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