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구름

어떤 이별의 기록에서

by백이안


​“우리는 물거품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거두어주는 구름이 되어 높은 하늘을 건너간단다.”


​— 안데르센, 《인어공주》에서 변주




​물거품처럼 변하기 쉬운 삶이란

오늘도 저 혼자 흘러가는 구름 같은 것.


​지상의 마지막 높이, 아득한 하늘 앞에서

겨우 내쉬는 가쁜 숨 사이로

조그만 삶의 조각들이 자리를 잡는다.


​스러져가는 체온을 가만히 짚으며

아득하게 패인 여백을

서늘한 슬픔의 결로 감싸 안는 일.


​더는 쥐어짤 눈물조차 남아있지 않은 이별,

구름에 집착하며…

구름에 집착하며…


​아무리 눈을 감았다 떠보아도

어둠은 조금도 옅어지지 않고

정적 속에서 그저 내 손을 내려다본다.


​어둡고 까마득한 입술 하나가 건네는 소리

​어둠은 차갑지 않으니, 괜찮다.



​창밖에 눈은 내리고

오랫동안 참아왔던 한숨을 비로소 내쉰다.



​영원한 하늘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구름 같은 삶은 눈물이 지나간 자리를 다정하게 거두었다.


​지독하게 정직한 햇살 한 점

오래된 흉터 위로 조용히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