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그냥 그로스 마케터 공고가 아닌데?
챗GPT를 개발한 오픈AI가 최근에
OpenAI가 한국 시장을 담당할 Growth 직무(그로스팀)를 뽑고 있는데요.
몇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이 있어, 오늘은 이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본 공고는 링크드인 채용공고 탭에서 '오픈AI'를 검색해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모집 공고 상의 자격 요건을 볼까요?
대략 해석하면 이런 느낌입니다.
"이 역할은 이런 분에게 잘 맞을 수 있습니다"
• 그로스 최적화, 그로스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제품 성장, 제품 전략 및 운영 분야에서
8년 이상의 경험이 있는 분.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하이퍼그로스 기술 기업 경험이 있으면 좋음.
• 유료 광고 채널을 시작하고, 확장하고, 최적화해 본 검증된 경험이 있는 분
• 분석 역량이 뛰어나고, 측정 및 퍼널 최적화에 능숙한 분
예 : BI, SQL, 실험 설계, 통계적으로 엄밀한 테스트, 전환율 최적화
• AI 기반 마케팅 도구, 크리에이티브 운영 엔지니어링, 업무 자동화 경험이 있는 분
• 엔지니어링 개념에 익숙하고, 기술팀과 협업해 그로스 및 마테크 인프라를 출시할 수 있는 분
• 테스트하고 배우는 방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빠르게 변화하고 모호한 환경에
편안함을 느끼는 분
• 여러 부서와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고, 이해관계자 관리 경험이 뛰어난 분
이를 쉽게 풀어보면,
이 공고에서 말하는 그로스(Growth) 역할은 단순 온라인 마케터가 아닙니다.
(아래에서도 얘기하겠지만, 원래도 그로스 역할이 온라인 마케터는 아니지만요)
광고를 집행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어떤 채널에서 사용자를 데려오고, 그 사용자가 어디서 이탈하는지 보고,
어떤 실험을 통해 전환율을 높이고, 필요하면 제품·기술팀과 함께 시스템까지 개선하는 사람”에 가깝죠.
그래서 요구 역량이 꽤 넓습니다.
제품 성장, 그로스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중심의 소셜 채널,
한국 소비자 행동, 퍼널 최적화, 정교한 실험 설계에 깊은 전문성을 가진
Full Funnel Growth Athlete (풀퍼널 그로스 인재)를 찾는다고 합니다.
풀퍼널이라는 건 단순히 광고 유입만 보는 게 아니라는 뜻이 아니겠죠.
인지 → 유입 → 가입 → 활성화 → 반복 사용 → 유료 전환 → 기업 도입 → 장기 유지
이 전체를 본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OpenAI의 한국 그로스 담당자는 “한국에서 광고 잘 돌리는 사람”이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 ChatGPT가 성장하는 전체 경로를 설계하고 개선하는 사람”입니다.
① 글로벌 유료 및 자연 유입 캠페인을 설계, 출시, 최적화합니다.
대상 채널은 검색, 소셜, 추천, 인플루언서, 프로그래매틱 광고 등입니다.
B2B와 B2C 고객군 모두를 고려해 마케팅 리소스를 균형 있게 배분합니다.
② 퍼널과 진입 지점 전반에서 그로스 실험과 A/B 테스트를 주도합니다.
가설을 정의하고, 측정 프레임워크를 세우고, 전환율을 개선하며,
분석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확장 가능한 플레이북으로 전환합니다.
③ 엔지니어링 및 데이터 사이언스팀과 협업합니다.
그로스 도구, 크리에이티브 운영 자동화, 최적화 알고리즘을 만들고, 테스트하고, 개선합니다.
④ 풀퍼널 성과 지표를 관리합니다.
CPM, CPC 같은 광고 지표부터 LTV/CAC 같은 장기 수익성 지표까지 관리하며,
효율성과 확장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찾습니다.
⑤ AI 기반 워크플로를 개발합니다.
사용자를 제품 밖의 경험에서 제품 안의 진입 지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LTV가 최적화되는 사용자 여정을 만들기 위해 도달, 개인화, 확장 방식을 AI로 전환합니다.
⑥ AI 우선 크리에이티브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디자인팀과 협업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성과가 높은 마케팅 소재를 테스트합니다.
⑦ 그로스 채널과 시장 커버리지를 확장합니다.
한국 시장에 맞는 현지화와 지역별 성과 차이를 세심하게 고려합니다.
⑧ 인플루언서 및 크리에이터 파트너십을 추진합니다.
유료 성장과 자연 성장의 조합 안에서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 협업을 운영합니다.
⑨ 제품팀과 협업해 제품 내 전환율과 온보딩 흐름을 개선합니다.
사용자가 제품 안에서 더 쉽게 가치를 느끼고, 더 자연스럽게 전환되도록 만드는 역할입니다.
⑩ 어트리뷰션 모델, 마케팅 기술 스택, 자동화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개선합니다.
최대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채널과 행동이 실제 성장에 기여했는지 측정하고,
마케팅 시스템과 자동화 구조를 계속 최적화합니다.
이 공고 어때 보이나요?
광고 채널 운영도 알아야 하고, SQL이나 BI로 데이터를 볼 줄 알아야 하고,
A/B 테스트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하고, AI 마케팅 도구나 자동화도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여기에 개발팀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 이해도까지 요구하고 있고요.
지금 "늘 하던 일인데 뭐~"라는 생각이 든다면, 축하드립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진심으로요~
하지만 대부분은 "저런 걸 누가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로스팀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원래,
“서비스가 더 많이 쓰이고, 더 오래 쓰이고, 더 많이 결제되게 만드는 팀”입니다.
그로스팀은 단순히 광고를 잘 돌리는 팀이 아니에요.
온라인 마케팅은 그로스팀 업무 안에 들어갈 수 있지만,
그로스팀 전체를 온라인 마케터로 보면 조금 좁게 보는 겁니다.
그로스팀은 보통 이런 흐름을 봅니다.
사용자가 어디서 들어오는가 → 가입은 잘 하는가 → 처음 써보고 가치를 느끼는가
→ 다시 돌아오는가 → 유료 결제나 구매로 이어지는가 → 주변에 공유하거나 추천하는가
이 전체 흐름을 퍼널(funnel)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로스팀은 광고, CRM, 앱푸시, SEO, 랜딩페이지, 온보딩, 가격 정바카라, 추천 기능,
A/B 테스트, 데이터 분석까지 같이 건드립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요.
“광고 클릭은 많은데 가입이 적다”
→ 랜딩페이지 문구나 가입 절차를 바꿔봄
“가입은 했는데 첫 사용을 안 한다”
→ 온보딩 화면, 튜토리얼, 첫 경험 설계를 바꿈
“무료 사용자는 많은데 결제를 안 한다”
→ 가격제, 혜택 노출, 무료/유료 기능 구분을 실험함
“한 번 쓰고 안 돌아온다”
→ CRM, 앱푸시, 이메일, 리마인드 메시지를 설계함
“사용자가 좋은 기능을 못 찾는다”
→ 제품 안에서 기능 발견 경로를 개선함
그래서 그로스팀은 마케팅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제품팀, 데이터팀, 실험팀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국내 그로스팀은 사실상 회사마다 편차가 큽니다.
커머스, 앱 서비스, 교육, 콘텐츠 플랫폼에서는 그로스팀이 CRM팀이나 퍼포먼스 마케팅팀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앱푸시, 카지노 알림, 이메일, 쿠폰, 프로모션, 광고 효율, 재구매율, 이탈 방지 같은 업무가 중심이 되죠.
그래서 국내 일부 회사의 그로스팀은 사실상 퍼포먼스 마케팅팀에 가까운 경우가 있습니다.
광고 소재 만들고, 메타·구글 광고 돌리고, CAC 낮추고, ROAS 보는 식이죠.
또 어떤 회사는 CRM 마케팅팀에 가깝습니다.
앱푸시, 문자, 카지노 알림톡, 쿠폰, 재방문 캠페인, 이탈 방지 캠페인을 운영합니다.
예를 들어 국내 채용공고들을 보면 Braze, SQL 같은 툴을 활용해
CRM 캠페인을 기획하고 성과 측정과 회고까지 맡거나,
이메일·앱푸시·인앱 메시지로 A/B 테스트를 돌리고 전환율과 리텐션을 개선하는 역할이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성숙한 회사에서는 제품팀과 함께 온보딩, 결제 전환, 리텐션, 추천 구조,
가격 정바카라까지 실험합니다. 이 경우는 진짜 그로스팀에 가깝고요.
그런데 OpenAI 공고는 후자에 더 가깝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OpenAI의 그로스팀은 제품 자체가 전 세계 단위로 빠르게 확산되는 AI 서비스이기 때문에,
마케팅보다 “제품 사용 경험을 어떻게 성장으로 연결할 것인가”가 더 큽니다.
ChatGPT는 광고를 많이 본다고 바로 쓰는 서비스가 아니라,
사용자가 처음 써보고 “이걸 내 일에 계속 써야겠다”는 순간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오픈AI 공고의 그로스 역할은 훨씬 넓은 포지션입니다.
광고 성과만 보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들어온 뒤에 가입하고, 써보고, 다시 오고,
결제하거나 확산되는 전체 과정을 봅니다.
그래서 마케팅 담당자라기보다 “제품 성장 담당자”에 가깝습니다.
특히 “engineering concepts”, “martech infrastructure”, “workflow automation” 같은
표현이 들어간 걸 보면, 이 역할은 캠페인만 운영하는 포지션이 아니라
기술팀과 함께 성장 시스템을 만드는 포지션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한 줄로 정리하면,
OpenAI의 그로스팀은 광고를 잘하는 팀이라기보다,
데이터·실험·제품·기술·마케팅을 연결해서 ChatGPT의 사용과 매출 성장을 만드는 팀입니다.
온라인 마케터와 겹치는 부분은 있지만, 역할 범위는 훨씬 넓고 더 기술적입니다.
국내식으로 표현하면
그로스 마케터보다 훨씬 넓고,
그로스 PM·퍼포먼스 마케터·CRM 마케터·데이터 분석가·마케팅 오퍼레이션 역할이
결합된 포지션에 가깝습니다.
이 직무는 쉽게 말하면, 멀티 플레이어,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뽑겠다는 것인데
이게 비단 오픈AI에 한정된 얘기인가, 혹은 앞으로도 한정된 얘기일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해당 직무는 8년차 이상을 뽑느다고 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내용들이 신입이나 주니어 등 저연차 모집 공고로 내려올 가능성도 높아보이고,
특히 국내 다른 기업들도 오픈AI의 영향을 받아 모집 공고 상의 요건이 변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에요.
이 공고는 확실히 전통적인 마케팅 공고가 아닙니다
국내 기업의 일반적인 그로스 마케팅 공고라면 보통 이런 식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잖아요.
- 퍼포먼스 마케터 : 광고 집행, 매체 운영, ROAS/CAC 관리
- CRM 마케터 : 리텐션, 메시지, 세그먼트 관리
- 콘텐츠 마케터 : 소재, 카피, SNS, 크리에이터 협업
- 데이터 분석가 : 퍼널 분석, 실험 분석, 대시보드
- PM/PO : 온보딩, 전환율, 제품 개선
- 마케팅 오퍼레이션 : 트래킹, 어트리뷰션, 마테크 스택
그런데 OpenAI 공고는 이걸 거의 한 역할 안에 묶어 놓고 있습니다.
사용자 확보, 활성화, 유지, 확장까지 전체 퍼널을 보고, paid/organic, search, social, referral,
influencer, programmatic을 다루며, B2B와 B2C를 함께 봅니다.
여기에 SQL, BI, 실험 설계, 어트리뷰션, 마케팅 기술 스택, 자동화, 제품 내 전환 개선까지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건 단순히 “마케팅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품 성장 + 퍼포먼스 마케팅 + 데이터 분석 + 실험 설계 + AI 자동화 + 마테크 이해
를 한 사람에게 요구하는 공고에 가깝습니다.
OpenAI 같은 회사에서는 마케팅이 단순히 “광고를 잘 태우는 일”로 끝나기 어렵습니다.
ChatGPT는 제품 자체가 빠르게 바뀌고, 사용 방식도 계속 바뀌고,
개인 사용자와 기업 고객의 도입 이유도 다릅니다.
그래서 광고 문구 하나 잘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생깁니다.
- 어떤 사용자가 왜 유입되는지
- 처음 들어와서 어디서 이탈하는지
- 무료 사용자가 유료로 전환되는 순간은 언제인지
- 기업 고객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도입하는지
- 한국 시장에서는 어떤 채널이 신뢰를 만드는지
- 제품 밖의 메시지와 제품 안의 경험이 이어지는지
이걸 다 봐야 합니다.
그래서 공고 안에서도
“out-of-product experiences”와 “in-product experiences”를 연결한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제품 밖에서 광고나 콘텐츠로 만난 사용자가 제품 안에서 실제 가치를 경험하고, 다시 쓰고,
유료화 또는 비즈니스 도입까지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역할입니다.
이 지점이 국내 기업 공고와 가장 다른 부분이에요.
국내 공고는 아직도 “채널 운영”이나 “콘텐츠 제작” 단위로 쪼개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OpenAI 공고는 “성장 시스템” 단위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글로벌 노동시장에서는 AI 관련 역량이 채용공고에 점점 더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Indeed Hiring Lab은 2025년 12월 기준 AI 관련 용어가 포함된 채용공고 비중이 4.2%까지 올라갔고,
데이터·분석 직무 공고의 약 45%, 마케팅 공고의 약 15%가 AI 관련 용어를 포함한다고 분석했습니다.
https://www.hiringlab.org/2025/10/28/how-employers-are-talking-about-ai-in-job-postings/
LinkedIn도 2015년부터 2030년 사이 대부분 직무에서 사용되는 스킬의 약 70%가 바뀔 수 있고,
AI가 그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국내에서도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의 2025년 기업 채용동향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인사 업무 AI 활용률은 86.7%로 발표됐습니다.
이건 채용 방식 자체가 AI화되고 있다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기업들이 AI를 업무와 인사관리 변화의 핵심 변수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다만 저연차에게 내려올 때는 OpenAI 공고처럼 “전부 다 총괄”하는 형태보다는,
쪼개져서 내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마케팅 주니어인데 SQL 기본 가능자 우대
콘텐츠 마케터인데 생성형 AI 활용 경험 필수
CRM 담당자인데 세그먼트별 실험 설계 가능자 우대
그로스 마케터인데 GA4, Amplitude, BigQuery 이해 필요
서비스 기획자인데 전환 퍼널 분석과 A/B 테스트 경험 필요
인턴인데 AI로 리서치, 카피 변형, 소재 테스트 자동화 가능자 우대
즉, “8년차급 풀스택을 신입에게 요구한다”기보다, 기존 한 직무에
인접 역량 2~3개가 붙는 방식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아래 업종은 꽤 빠르게 영향을 받을 것 같습니다.
SaaS, 핀테크, 커머스, 앱 서비스, 에듀테크, 콘텐츠 플랫폼, B2B 솔루션, 마케팅 에이전시..
AI 도입을 컨설팅하거나 자동화 솔루션을 파는 회사
이런 회사들은 이미 사용자 유입, 전환, 리텐션, CRM, 제품 개선이 따로 놀면 성장 속도가 안 나옵니다.
그래서 채용공고도 점점 “한 채널 운영자”보다
“퍼널 전체를 이해하는 사람”을 찾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OpenAI 공고가 국내 기업에 줄 수 있는 영향은 이겁니다.
“마케터도 제품을 알아야 한다”
“기획자도 데이터를 알아야 한다”
“데이터 분석가도 비즈니스 액션을 알아야 한다”
“콘텐츠 담당자도 실험과 성과 측정을 알아야 한다”
“AI 활용은 툴 사용이 아니라 워크플로우 설계 역량이다”
이 방향은 꽤 확산될 것 같습니다.
“직접 모든 걸 깊게 하는 사람”보다
각 기능이 어떻게 연결되어 성과를 만드는지 아는 사람
이 더 중요해집니다.
이걸 데이터 분석 직무 관점으로 바꾸면 이런 얘기도 가능하겠죠.
예전 데이터 분석가 :
데이터 추출, 통계 분석, 대시보드 제작, 리포트 작성
앞으로의 데이터 분석가 :
비즈니스 문제 정의, 퍼널 구조 이해, 실험 설계, AI 기반 분석 워크플로우 설계,
제품·마케팅 액션 제안, 성과 측정 체계 구축
현재 많은 기업들이 AI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정작 어떤 AI 역량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
요구되는 AI 역량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걸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체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 기업들이 겪는 혼란은 “AI가 중요한가?”가 아니라 “AI 역량이 정확히 무엇인가?”에 가까워 보여요.
AI를 쓸 줄 아는 사람을 뽑고 싶긴 한데, 그게 프롬프트를 잘 쓰는 사람인지,
업무 자동화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인지, 데이터를 넣고 검증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AI 제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사람인지 구분이 아직 선명하지 않은 거죠.
앞서 언급한 Indeed Hiring Lab의 채용 분석 내용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AI 관련 표현이 채용공고에서 늘고 있지만, AI가 언급된 공고 중 약 4분의 1은
그 AI를 해당 직무에서 어떻게 쓰겠다는 맥락이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또 AI 관련 공고에서 “AI” 같은 넓은 표현은 많이 나오지만,
ChatGPT처럼 구체적인 도구명은 훨씬 적게 등장한다고도 분석했습니다.
기업들이 AI를 말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직무 언어로 충분히 번역하지 못한 상태에 가깝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는 오픈AI의 공고가 레퍼런스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한 동안은 이와 유사한 형태의 모집 공고가 출몰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OpenAI 공고에는 “AI 활용 가능자”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AI-powered workflows, AI-native workflows, AI-first creative systems, creative ops engineering 같은 식의 표현이 있죠.
말하자면 AI를 개인 생산성 도구로만 보는 게 아니라,
사용자 유입, 크리에이티브 제작, 실험, 전환, 자동화, 성과 측정 안에 넣어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한국 Growth 공고 자체도 ChatGPT의 개인 사용자와 기업 고객 성장을 위해
전체 퍼널, 글로벌 퍼포먼스 마케팅, 제품 내 최적화, 실험, 크리에이티브 운영 엔지니어링을
함께 다루는 역할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차이가 꽤 큽니다.
국내 기업들이 당장 저 수준으로 직무를 설계하기는 어렵겠지만,
공고를 쓸 때 참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AI 활용 역량”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기업 입장에서는
OpenAI 공고의 표현들이 그럴듯한 문장으로 보일 수 있거든요.
그러면 한동안 이런 공고가 나올 수 있습니다.
- AI 기반 마케팅 워크플로우 설계 경험
- AI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 제작 및 실험 경험
- 데이터 기반 퍼널 최적화 경험
- AI 도구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경험
- 제품, 데이터, 마케팅 조직과 협업한 성장 실험 경험
문제는 이 문장들이 공고에 들어간다고 해서,
회사가 정말 그 역량을 평가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별개라는 점입니다.
공고 문장은 앞서갈 수 있지만,
면접 질문, 과제, 평가 기준, 입사 후 역할은 아직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이상한 공고가 생깁니다.
“AI 잘 쓰는 사람”을 뽑고 싶다고 하면서,
정작 면접에서는 어떤 AI를 어떻게 썼는지 묻지 못하는 상황.
“자동화 경험”을 요구하면서,
어떤 업무를 어떤 기준으로 자동화해야 하는지는 정리하지 못한 상황.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말하면서,
회사 안의 데이터 정의나 접근 권한은 준비되지 않은 상황.
이런 장면이 당분간 꽤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빅데이터 초창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기업들은 빅데이터가 뭔가 큰 변화라는 건 알았습니다.
데이터가 많아지고, Hadoop이 나오고, 로그와 비정형 데이터가 쌓이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말이 갑자기 매력적인 직무처럼 떠올랐죠.
2011년 McKinsey는 미국에서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깊은 분석 역량을 가진 인력이 14만~19만 명 부족하고,
분석 결과를 이해해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관리자와 분석가도
150만 명 부족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막상 헷갈렸을 겁니다.
우리가 뽑아야 하는 사람이 통계 전문가인지. 데이터 엔지니어인지. Hadoop을 다루는 개발자인지.
BI 리포트를 만드는 사람인지. 사업부와 이야기할 수 있는 분석가인지.
이걸 한동안 제대로 나누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빅데이터 전문가”라는 말 안에 너무 많은 역할이 들어갔습니다.
HBR이 2012년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21세기의 가장 섹시한 직업”이라고 부른 것도
이런 시대 분위기와 맞물려 있었습니다.
기업들은 데이터에서 가치를 뽑아낼 사람을 찾고 있었고,
그 인재상은 분석가이면서 기술자이고, 동시에 비즈니스와 소통할 수 있는 사람으로 묘사됐습니다.
지금 AI 채용도 비슷한 길을 걷는 것 같습니다.
AI라는 단어는 빠르게 퍼졌는데, 직무 정의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AI 활용 가능자”라는 모호한 표현과
“AI 기반 워크플로우 설계” 같은 조금 더 고도화된 표현이 뒤섞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때 OpenAI 공고 같은 사례가 하나의 문장 샘플이 됩니다.
기업들은 아마 이런 생각들을 하겠죠.
"아, AI 역량을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
그냥 ChatGPT 활용이라고 쓰는 게 아니라,
워크플로우, 자동화, 실험, 크리에이티브 시스템, 마테크, 제품 전환과 연결해서 써야 하는구나.
네, 그러다가 호된 경험을 한 번 하겠죠..
물론 처음부터 OpenAI 공고에 나온 역량을 모두 갖추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건 현실적이지도 않고요.
대신 작은 범위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 보는 경험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랜딩페이지를 놓고 볼 수 있겠죠.
사람들이 어디서 들어오는지 본다.
네이버 검색인지, 인스타그램인지, 블로그인지, 스레드인지, 광고인지 나눠 본다.
들어온 뒤에는 어디서 빠지는지 본다.
제목에서 빠지는지, 가격을 보고 빠지는지, 신청서 진입에서 멈추는지, 결제 직전에 빠지는지 확인한다.
그다음 AI를 써볼 수 있다.
타깃별 제목을 여러 개 만들고, 후기 문구를 다르게 배치하고, CTA 문장을 바꿔 본다.
문의 내용을 모아 사람들이 망설이는 이유를 분류하고, FAQ나 상세페이지 문구에 반영한다.
그리고 다시 성과를 본다.
이 정도만 해도 단순한 AI 활용이 아닐겁니다.
유입, 메시지, 전환, 데이터, 실험, 개선이 한 흐름 안에 들어가고
규모는 작아도 사고방식은 풀 퍼널에 가깝습니다.
저연차 포트폴리오에서 이런 경험이 보이면 훨씬 강하게 읽힐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 :
앞으로는 리포트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분석 결과가 어떤 액션으로 이어지는지, 그 액션의 성과를 어떻게 다시 측정할지까지 봐야 합니다.
마케팅 데이터를 분석했다면 캠페인 개선으로 이어져야 하고,
제품 데이터를 분석했다면 온보딩이나 전환 흐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마케터 :
광고비를 어디에 썼고 ROAS가 얼마였는지에서 멈추면 설명이 짧아집니다.
어떤 메시지가 어떤 고객군에게 먹혔는지, 왜 특정 구간에서 이탈했는지,
다음 실험은 무엇인지까지 말할 수 있어야 하겠죠.
기획자 :
화면을 정리하고 기능을 정의하는 것만으로는 설득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어떤 경로로 들어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디서 멈추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제품 개선안도 더 구체적으로 나올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