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목(Bottleneck) 구간"에 대해 아시나요?

현대 데이터 분석은 결국 막히는 지점을 찾는 과정

byMaven

데이터 분석 관련 용어 중에

"병목(Bottleneck) 구간"에 대해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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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병의 목, 즉, 통로가 좁아지는 구간을 의미합니다.


물이 넓은 병 안에 아무리 많이 들어 있어도, 밖으로 나올 때는 좁은 목을 지나야 하죠.

그래서 전체 흐름의 속도는 가장 넓은 구간이 아니라 가장 좁은 구간에서 결정됩니다.


옛날 하이패스가 없던 시절에는 명절 연휴가 되면 톨게이트를 지날 때 거의 죽음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현금이나 카드로 직접 계산을 하기 위해 속도를 줄였기 때문이지요.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기업도

구매 여정(과정)에서 어디가 막히는 구간인지를 파악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야 하이패스 같은 걸 도입할 수 있으니까요.

그 막히는 지점을 찾는 것, 그것을 "Bottleneck Finding"이라고 부릅니다.


이 용어는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기 전,

오프라인 소비가 대부분이던 시절에도 당연히 많이 사용되던 용어인데

그 때의 병목 구간 찾기는 대부분 '인식'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되던 여론조사에서는

소비자의 구매 단계를 인지-인식-태도-행동 등으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 전략을 짰는데

주로는 인지나 인식 단계가 병목으로 평가 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우리 브랜드를 알고 있는가?”
“알고 있다면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가?”
“이미지는 나쁘지 않은데 왜 구매하지 않는가?”
“경쟁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부족한가?”


이런 질문들을 통해 병목을 찾았습니다.


즉, 모르니까 안사지, 알긴 하는데 이미지가 별로,.. 혹은 이미지도 괜찮지만 경쟁이 치열해서..

그래서 인지도가 몇 % 나왔는지가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인지 단계도 세분화되어 있어서 TOM - Recall - Awareness 등으로 나눠 측정했죠.


TOM은 Top of Mind의 줄임말입니다.
어떤 카테고리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를 뜻합니다. ('신발'하면 생각나는 브랜드는?)


Recall은 회상입니다.
역시 소비자에게 어떤 정보도 주지 않음에도 소비자가 스스로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들입니다.

TOM 다음에 나오는 브랜드들을 모두 포함하죠.


Awareness는 인지도입니다.
소비자에게 정보를 주고 해당 브랜드를 알고 있거나 들어본 적이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이처럼 오프라인 시대의 병목 탐색은 주로

소비자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인식의 흐름을 추적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환경에서는 조금 달라집니다.


이제 기업은 소비자가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이트에 접속했는지,
상품 상세 페이지를 봤는지,
장바구니에 담았는지,
쿠폰을 클릭했는지,
결제 페이지까지 갔는지,
결제 오류가 났는지,
결국 구매했는지까지 기록으로 남습니다.


근데 이게 계산 방식이 되게 간단할 것 같잖아요.


예를들어 100명이 접속했는데, 최종적으로 10명만 구매했다면

구매까지의 전환은 10%가 되는 것이니까요.


또 100명이 들어와서 90명은 탐색을 잘 했는데

장바구니 담아 놓는 행동에서 갑자기 15명이 되었다고 하면?


장바구니에 담는 행동(액션)에서 병목 구간이 발생했다.

장바구니에 담기만 하면 일단 구매까지 대부분 이뤄지니까 장바구니에 담도록 유도해 보자!

장바구니에 담는 상품을 무료로 발송해주는 이벤트를 해볼까?


뭐 이런 생각들을 할 수 있잖아요.


심지어 이건 굳이 데이터 분석가가 아니더라도

다른 직군에 있는, 예를들어 마케터든 영업 담당자든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죠.


아마 "데이터 분석가가 굳이 필요해?" "코딩, 통계 굳이 알아야 해?"

이런 생각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 구매여정, 고객여정이라고 할 때


어떤 데이터를 중간에 넣는 게 적합할까?

과연 선행, 후행 단계(Process)로 볼 수 있는걸까?

사이트에 이뤄지는 그 수 많은 불규칙한 행동들 간에는 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수많은 행동들 중에서 정말로 구매결심과 연관이 있는 칼럼은 뭘까?

혹은, 사이트 내의 행동 말고도 외부 환경이나 경쟁 상황을 고려할 필요는 없을까?


이런 꽤 복잡하고 얽혀 있는 관계들을 면밀히 봐야 할 때

우리는 데이터 분석가가 필요하고 코딩이나 통계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가 지금 말한 접근 방법들은 다소 이상적입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이렇게 데이터를 치밀하게 보지는 않을 거에요.

그리고 그건 실력이 없어서라기 보다 시간이 없어서인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겁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현실과는 다르더라도

이런 이상적인 접근 방식으로 데이터를 보고 있는 누군가를 만나면 어떻게 평가할까요?


뭘 그것까지.. 좀 오바네.. 현실과 맞지 않아.. 라고 할까요?

아니면 조금 과한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잘 써먹을 수 있겠네~ 라고 평가할까요?


후자라고 조금이라도 생각이 드신다면

우리가 쓰는 보고서, 우리가 쓰는 포트폴리오도 그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그게 비로소 차별점이 됩니다.

그게 100:1, 1000:1의 경쟁 상황에서도 우리를 10:1로 싸울 수 있게 해줍니다.




단순히 “전환율을 계산했습니다”에서 끝나는 포트폴리오와
“어떤 행동을 구매 여정의 단계로 정의할 것인지 고민했습니다”라고 말하는 포트폴리오는 다릅니다.


“장바구니 단계에서 이탈이 많았습니다”라고 말하는 포트폴리오와
“장바구니 담기 행동이 구매의 원인인지,

구매 의지가 높은 고객의 결과 행동인지 구분하려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포트폴리오는 다릅니다.


“무료배송 이벤트를 제안했습니다”라고 끝나는 포트폴리오와
“무료배송 이벤트가 병목 해소에 적합한 개입인지 확인하기 위해

어떤 지표를 추가로 봐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라고 말하는 포트폴리오는 다릅니다.


이 차이가 곧 포트폴리오의 차별점입니다.


포트폴리오는 내가 어떤 차트를 그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문서가 아닙니다.

내가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근거로 판단하며, 어떤 의사결정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문서입니다.


그래서 좋은 데이터 분석 포트폴리오는

결과보다 관점이 먼저 보입니다.


숫자를 계산했다는 사실보다, 그 숫자를 왜 봤는지가 보여야 합니다.

차트를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그 차트로 어떤 병목을 의심했는지가 보여야 합니다.

모델을 돌렸다는 사실보다, 그 모델이 어떤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지가 보여야 합니다.

데이터 분석가의 경쟁력은 여기서 나옵니다.


누구나 전환율은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구매 여정을 데이터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이탈률은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 이탈이 진짜 병목인지, 자연스러운 행동인지,

개입 가능한 문제인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차트는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 차트를 전략의 언어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병목 구간 찾기는 데이터 분석의 좋은 예시입니다.


겉으로는 쉬워 보입니다.
숫자를 세고, 단계별 전환율을 보고, 많이 떨어지는 구간을 찾으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하려면 고객 행동에 대한 이해, 데이터 정의, 선후 관계에 대한 판단,

외부 요인에 대한 고려, 실행 가능한 전략까지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데이터 분석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포트폴리오가 달라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남들과 비슷한 데이터셋, 비슷한 코드, 비슷한 차트로는 차별화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어디서 막혔는가”를 묻고,
“왜 막혔는가”를 따지고,
“정말 막힌 것이 맞는가”를 검토하고,
“어떻게 풀 수 있는가”까지 제안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때 포트폴리오는 단순한 과제물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증거가 됩니다.


100명이 같은 데이터를 분석해도, 그중 90명은 전환율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명은 병목의 구조를 봅니다.
그리고 기업이 결국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은 후자입니다.


데이터를 다룰 줄 아는 사람보다, 데이터로 막힌 지점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

차트를 그리는 사람보다, 그 차트가 가리키는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

숫자를 계산하는 사람보다, 그 숫자를 의사결정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결국 100:1, 1000:1의 경쟁에서도 다른 싸움을 하게 됩니다.

모두와 같은 자리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좁고 선명한 자리에서 경쟁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차이가 포트폴리오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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