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으러 갑니다』 단편 애니메이션, 첫 해외 영화제 수상
메일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Congratulations.
축하한다는 문장 아래, 익숙한 제목이 적혀 있었다.〈I’m Going to Die: Painting a Dawn at Sunset〉『나 죽으러 갑니다』를 원작으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 2026 Awareness Film Festival에서 Merit of Awareness, Honorable Mention을 수상했다는 소식이었다.
처음 이 이야기를 쓸 때만 해도 여기까지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된 이야기였다. 누군가가 삶을 포기하려는 순간, 우리는 그 사람에게 정말 모든 것을 해보았는가. 붙잡는다는 말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선택 앞에서 나는 오래 머물렀다. 그 질문을 피하지 않으려고 글을 썼다. 글은 바카라이 되었고, 바카라은 다시 화면 위의 움직임과 목소리가 되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의 제목이 낯선 나라의 영화제 이름 옆에 놓여 있었다. 기쁘면서도 조금 이상했다. 이야기는 분명 내가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닿을 수 없는 곳까지 혼자 걸어가고 있었다.
이번 작품은 오프라인 상영작으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 대신 작품이 지닌 의미와 인식 확장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Merit of Awareness를 수상했고, 공식 버추얼 상영작으로도 선정되었다. 오프라인 영화제가 끝난 뒤 온라인을 통해 세계의 관객들과 만날 기회를 얻게 되었다.
화려하게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어떤 이야기는 세상에 나온 뒤에도 계속 자기 길을 찾아간다는 것을, 이번에 조금 알게 되었다. 바카라상 앞에서 혼자 문장을 붙잡고 있던 시간도, 장면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수없이 의견을 나누던 시간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 시간들이 모여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되었고, 누군가는 그 안의 질문을 발견해 주었다.
영화제 측은 이 작품을 의미 있는 영화라고 불러주었다.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상을 받았다는 기쁨보다, 전하고 싶었던 말이 끝내 누군가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이 더 좋았다.
함께 작품을 완성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야기는 이제 내가 처음 써 내려간 자리보다 조금 더 먼 곳에 서 있다.
살아남은 이야기는 누군가의 길이 된다.
https://www.spectoryip.com/news/awareness-festival-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