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만들 수 있게 되면, 경쟁은 어디로 옮겨갈까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앱 하나를 만들려면 개발자가 필요했고, 영상을 만들려면 촬영과 편집을 할 줄 알아야 했다. 머릿속에 있는 장면을 그림으로 옮기는 데에도 오랜 훈련이 필요했다.
직접 할 수 없다면 돈을 내야 했다. 기능과 규모에 따라 개발 외주에 수천만 원, 때로는 수억 원을 들여야 하는 프로젝트도 있었다. 만들기 전에 견적을 받고, 사람을 찾고, 실패했을 때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계산해야 했다.
그래서 많은 아이디어는 시작되지 않았다.
재능이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 첫 번째 결과물을 만드는 비용이 너무 높아서였을 수도 있다. 실패할 용기가 부족했던 게 아니라, 한 번의 실패가 너무 비쌌던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이미 많은 사람을 창작자로 만들었다. AI는 그 문턱을 한 번 더 낮추고 있다.
이번에는 올릴 곳이 생긴 것이 아니다.
만들어줄 도구가 생겼다.
코딩 경험이 없던 건강 코치 톰 스카임은 AI 개발 도구 Lovable을 이용해 Elora Health라는 앱을 만들었다. Lovable이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한 달 동안 제품을 만들었고 당시 두 명의 유료 고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도구 업체가 소개한 사례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대규모 서비스의 안정성이 입증됐다는 뜻도 아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고객이 두 명이라는 사실이다.
수백만 명이 아니라 두 명.
예전 같으면 머릿속에만 남았을 아이디어가, 누군가 돈을 내고 사용하는 서비스가 된 것이다. 건강을 아는 사람이 개발자를 구하는 대신 직접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창작을 위한 지식의 순서가 조금 바뀌고 있다.
코드를 먼저 배우고 문제를 찾는 것만이 아니라, 문제를 알고 있는 사람이 AI와 함께 구현 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
식당 운영자는 예약 과정의 불편함을 안다. 강사는 수강생들이 어디서 막히는지 안다. 작은 회사의 직원은 매주 반복하는 보고서가 왜 귀찮은지 안다.
이 사람들이 모두 전문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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