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부가 지역을 살리려고 하나?
정부가 매년 1조 원을 쓰고 있다.
그 자금의 이름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이다. 2022년부터 10년간, 매해 1조 원씩 인구감소지역에 들어가고 있었다. 대상이 89개 기초지자체다. 거기에 기회발전특구 법인세 5년 100% 감면, 세컨드홈 취득 세제 특례, 청년 정착 지원금까지. 2023년엔 아예 대통령이 나서서 '지방시대'를 선포했다.
뭔가 알고 있다는 얘기다. 지방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그런데 죽어가는 곳에서 기회가 생긴다는 게, 역설적으로 맞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서울에서 잘 나간다는 건 뭘까?
뛰어난 사람들 옆에서 배우고, 그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다양한 즐길 인프라 등등 배울 것도 많고 자극도 많다. 근데 거기서 비즈니스를 만들려고 하면? 그럼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같은 서비스, 같은 아이디어, 비슷한 사람들이 이미 수십 개 팀으로 달려가고 있는 곳이다.
지방은 판이 작다. 그래서 돈도 적다. 그런데 경쟁이 적다는 것보다, 아직 비어 있는 자리가 많다고 느껴진다. 작은 판에서 첫 번째로 올라가는 건 훨씬 빠르다. 용머리보다 뱀 머리가 낫다는 말이 이건가?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서울 경쟁에서 밀려서 지방으로 가면 패배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뭐 사람마다 생각과 판단이 다른거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일반화는 무리라는 것 이다.
지방은 청년층보다 어르신들이 많은데 돈이 흐른다. 지방도..사람이 살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건 '디지털 전환'이 아직 덜 되어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이 든다. 서울에서는 AI 전환이다 디지털 혁신이다 하면서 다들 정신없이 경쟁하고 있는데, 지방은 그 속도가 훨씬 느리다.
미국에서 성공한 비즈니스는 한국에 들어오는데 평균 1년~2년이 걸린다.
대표적인 예가 공유오피스이고, 고스트 레스토랑 등이 있다.
처음엔 그게 단점처럼 보였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지역에서 첫 번째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그러니 미국에서의 비즈니스를 패스트 팔로워로 따라가는 회사에 국내 VC들이 투자를 하는 경향도 있다.
이 형태를 그대로 지역으로 넘겨서 본다면? 어떨까?
서울에서 같은 걸 하려면 나보다 잘하는 팀이 이미 서넛은 있다. 지방에서 같은 걸 하면 내가 처음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인맥 슬롯인 곳이다 보니 신뢰만 쌓이면 속도도 기회도 다르지 않을까? 그런데 단 한번의 퍼포먼스로 그 신뢰가 돈으로 연결 된 사례가 있다.
서울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 고향으로 내려가 지역 기반 기업에 입사한 지인이 있다.
처음 한 달은 일을 하면서 조직을 지켜봤다고 했다. 어디서 시간이 새는지, 어떤 업무가 반복되는지.
그리고 퇴근하고 집에서 혹은 사무실에서 그 비효율을 해결해보려고 했다.
지출 매출 증빙 정리, 마케팅 툴 자동화, 그외 간단한 디자인 자동화, 기획서&보고서 자동화, 시장 조사, 신규 고객 유치. 거기에 상품 생산 문의가 들어오면 바로 담당자에게 푸쉬 알림이 가게 세팅해놨고, 고객 상담 신청서를 보고 어떻게 상담하고 가격을 어떻게 제안할지까지 나오게 만들었다고 했다. 전체를 클로드만으로 자동화했고, 그게 아주 잘 돌아가고 그게 지금 시스템이 되었고, 그 덕분에 회사의 구조를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직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 회사는 한 명의 호기심과 행동으로 최소 2명의 업무가 텍스트 트리거, 딸깍 트리거만으로 업무가 자동으로 돌아가도록 완성했다. 그리고 지인은 바로 대표이사에게 시연을 했고, 그리고 1주일 뒤에 갑자기 다음달 월급은 물론 인센티브까지 지급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더 웃긴 것은 그 인센티브로 주식을 샀고, 지금 그 주식으로 또 수익을 냈다.
서울에서 어쩌면 인센티브까지 받을 기간으로 생각하면 1년 아니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인센티브를 입사 3개월만 한 거다.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 회사 대표님이 친한 다른 회사 대표님한테 자랑을 했다고 한다. 똘똘한 신입 한명으로 인건비 줄였다고(실제로 안타깝지만 1명이 퇴사를 했다고 한다..무슨 사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정황상 권고사직으로 보인다) 자동화가 된다고, 그 이야기를 들은 그 대표님은 초기에는 자기 직원들에게 AI 노래를 불렀지만 결과는 엉망이었고, 결국 직접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또 외주비를 받았다...몇일째 다른 회사로 출근하며 일하고 있다고..
AI 도구를 사용하고 호기심을 가지는 사람에게 지방은 오히려 블루오션이지 않을까?
서울에서는 그 능력이 평균이다. 다들 어느 정도 쓸 줄 알거나,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 차별화가 잘 안 된다.
그런데 지방에서는 그 능력이 엄청난 특기가 된다. 조직 문제를 풀어주는 사람이 되고, 정말 말 그대로 이틀 삼일 걸릴 일을 한시간만에 해결하는 순간 신뢰가 쌓이고, 그게 돈이 되기까지 한다. 서울이랑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지역에서 역으로 활용한 것이다.
정부가 매년 1조 원을 쓰고 지방시대를 선포하고 기회발전특구에 세제 혜택을 쏟아붓는 것을 비판하는 시각도 이해하지만, 정부가 정말 그냥 살리기 위해서 이러한 큰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판단하지 않게 되었다. 인프라를 만들기 위함인지, 어떻게 자금이 이용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지방이라서 생기는 검은 돈들과 비리들은 잡아야 하겠지만, 정부가 1조를 쏟아붓고 있는데 이걸 신호라고 생각한다면? 지역으로 내려오는 사람에게 판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실제 창업 관련 프로그램들도 지방, 청년을 위한 지원이 너무나도 많고 가점도 있는 상황이다.
물론 지방이 서울보다 쉽다는 얘기는 아니다. 네트워크도 없고 자극도 덜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제 더 이상 정보를 사람들을 통해서 얻는 세상은 아님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SNS. 너무나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활용한다.
나 또한 유튜브, X(트위터), 스레드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데 필요한 정보 취급처로 활용하고 있다.
더이상 서울에만 정보와 기회가 있다고 하기에는 시대가 더 온라인으로 바뀌는 것 같다. AI가 더 잘 알려주고 이제는 알아서 실행까지 하는 세상이다. AI 시대에는 그 네트워크가 온라인으로 채워질 것이다. 배움도 온라인으로 가능하기도 하다.물리적으로 서울에 있지 않아도 서울 수준의 인풋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스스로 관심과 호기심과 실행력, 있다면.
지역에 매력적인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긴다면?
지역도 서울로 빨려들어가는 돈의 구조를 지역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게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개인 만들어온 인풋을 경쟁이 덜한 판에 가져가 아웃풋을 한다면? 머리가 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무엇을 위해서 서울의 삶을 고집해야하고 있는지 고민이 든다...부동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벌 기회가 있는 온라인 게임 때문에? 단순 서울에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가? 그런 생각이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