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조각투자' 뮤직카우의 400억 투자 유치
음악 저작권을 대중이 거래할 수 있는 금융자산으로 탈바꿈시킨 ㈜뮤직카우. 최근 금융당국의 증권성 판단을 거치며 제도권 안에서 법적 안정성을 높여가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 뮤직카우인베스트가 신한투자증권과 손잡고 약 400억 원 규모의 ‘음원 IP 펀드 1호’를 결성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400억 원이 뮤직카우의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자금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자금은 뮤직카우의 영업적자를 메우는 운영자금이라기보다 음원 IP를 매입하기 위한 프로젝트성 자금에 가깝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400억 원을 유치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이 자금으로 확보한 음원 IP가 실제 플랫폼 거래를 늘리고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뮤직카우의 적자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매출 267억 원, 순손실 371억 원
비상장사인 ㈜뮤직카우의 2025년 연결 매출액은 267억 원이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은 371억 원에 달했다. 매출은 늘고 있지만 음원 저작권 취득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다. 그 결과 연결재무제표상 누적 결손금은 1,354억 원까지 쌓였다. 더 주목할 부분은 뮤직카우 사업의 핵심 자산인 음원 저작권의 가치 변화다. 뮤직카우의 비즈니스 모델은 우량 금융자산이 배당을 주듯 음원 저작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개인이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그런데 금융자산의 가치가 변하듯 음원 저작권의 가치도 변한다. 재무제표는 그 변화를 이미 보여주고 있다.
음원 저작권을 직접 취득·관리하는 자회사 ㈜뮤직카우에셋의 2025년 말 저작권 최초 취득원가는 약 804억 원이다. 그러나 가치 하락을 반영한 누적 저작권평가충당금 125억 원이 설정되면서 장부상 가치는 약 679억 원으로 감소했다. 또 다른 자회사인 ㈜뮤직카우포트폴리오인베스트먼트 역시 보유 저작권 원가 583억 원 가운데 약 69억 원을 평가손실로 반영했다. 이는 단순히 과거에 매입한 저작권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400억 원으로 새롭게 확보할 음원 IP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의미다.
자회사를 연결하면 보이는 또 다른 숫자
뮤직카우는 플랫폼 운영과 저작재산권·저작인접권 매매 사업을 분리하기 위해 7개의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사업을 기능별로 나누는 것 자체는 효율적인 구조일 수 있다. 그러나 연결된 자회사들의 재무상태까지 살펴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배기업인 ㈜뮤직카우의 별도 기준 2025년 당기순손실은 346억 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자회사 ㈜뮤직카우에셋 역시 2025년 9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미처리결손금은 201억 원에 달해 자본금 569억 원의 상당 부분을 잠식한 상태다. 더 우려되는 것은 핵심 자산이 차입금의 담보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뮤직카우에셋과 뮤직카우포트폴리오인베스트먼트는 보유 저작권 가운데 각각 279.5억 원과 211.7억 원 상당을 모기업의 금융채무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에이티코넥, 아틱뮤직라이브러리 등 비제도권 사모조합으로부터 연 8.0~10.0%의 높은 금리로 단기자금 71.5억 원을 조달하면서 약 399억 원 상당의 자사 핵심 저작인접권을 추가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재무제표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모기업과 자회사의 자산이 서로 연결되고, 그 자산이 다시 차입금의 담보로 연결돼 있다. 플랫폼의 수익모델이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는다면 한 곳의 재무 부담이 다른 곳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중요한 것은 400억 원이 아니라 ‘400억 원 이후’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조성한 400억 원 규모의 음원 IP 펀드는 뮤직카우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음원 IP를 확보하고 플랫폼의 거래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 있는 자금이다. 하지만 이 돈이 현재의 만성적인 영업적자와 고금리 차입 부담을 직접 해소해 주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400억 원으로 무엇을 사느냐가 아니라, 그렇게 확보한 음원 IP가 실제 수익을 만들어내느냐다. 음원 IP를 사고 → 거래가 늘고 →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고 → 다시 새로운 IP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400억 원은 단순한 자산 매입자금이 아니라 뮤직카우의 사업모델을 증명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이 선순환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400억 원은 현재의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부족하다. 400억 원의 투자 유치보다 중요한 것은 400억 원 이후다. 뮤직카우가 진정한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새로운 음원 IP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아니라, 확보한 자산을 얼마나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