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힘든데도 꼭 그래야겠어?"

감정압박형 통제

by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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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말했을 뿐인데 상대에게는 명령이 되었다


"그래. 하고 싶은 대로 해."


분명 허락하는 말인데 이상하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상대의 굳은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 깊은 한숨이 그 뒤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친구를 만나러 가면 상처받은 사람을 두고 자기 즐거움만 챙기는 사람이 될 것 같다. 결국 약속을 취소하고 상대의 곁에 남는다.


"됐어. 가도 된다니까?"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이는 이미 직감적으로 안다. 이 상황에서 정말 가도 괜찮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때로 관계에서 입으로 한 말보다 감정이 더 강한 명령이 된다.


"내가 이렇게 속상한데도 꼭 가야겠어?"

"나 지금 우는 거 안보여?"

"그래도 네 마음이 안 바뀐다면 나도 더 할 말 없어."

"내가 어떤 기분일지는 생각 안해봤지?"


이 말들에는 직접적인 명령이 없다. 가지말라고 하지도 않았고, 계획을 취소하라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선택은 여전히 상대에게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선택의 결과에는 죄바카라감이 붙는다. 내 뜻대로 행동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 입힌 사람이 된다. 상대의 감정을 달래려면 내 선택을 포기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슬픔과 분노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행동을 바꾼다. 처음에는 배려의 차원에서 행동을 바꿨을 수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감정이 반복해서 다른 사람의 선택을 결정하기 시작하면, 감정은 표현을 넘어 통제의 수단이 된다.


자신의 슬픔, 분노, 서운함, 실망을 상대가 해결해야 할 바카라임으로 만들고, 그 감정을 근거로 상대의 행동을 바꾸려는 방식을 감정압박형 통제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은 말보다 힘이 세다. 명령은 거절할 수 있지만 눈앞에서 무너지는 사람을 두고 돌아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 감정이 진짜여도 통제가 될 수 있다



감정압박형 통제라고 하면 일부러 울거나 화를 내 상대를 조종하는 사람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 사람은 정말 슬플 수 있다. 정말 버려진 것처럼 느끼고, 실제로 가슴이 답답하며, 눈물이 저절로 날 수도 있다. 분노도 연기가 아니고 실망도 꾸며낸 것이 아닐 수 있다.


그러니 "나를 조종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잖아"라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감정이 진짜라는 사실과 그 감정이 상대를 압박한다는 사실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나는 실제로 불안하다.
그리고 그 불안으로 상대의 행동을 바꾸려 한다.
✔ 나는 실제로 서운하다.
그리고 그 서운함을 상대가 따라야 할 이유로 사용한다.
✔ 나는 실제로 상처받았다.
그리고 상처를 멈추기 위해 상대의 선택권을 줄인다.

통제는 반드시 차갑고 계산적인 얼굴로 오지 않는다. 오히려 통제하는 사람 자신도 감정에 휩쓸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많다. 더 중요한 점은, 은근히 드러내어 압박하는 형태는 서로가 알아차리기도 어렵다는 사실이다.


"내가 일부러 우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하라는거야?"

"내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도 통제야?"

"그럼 연인 사이에 감정도 숨겨야 해?"


아니다. 우는 것은 통제가 아니다. 화가 나는 것도, 서운함을 표현하는 것도 통제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관계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감정이 발생했다는 데 있지 않다.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으니 상대가 자신의 선택을 바꿔야 한다고 여기는 데 있다.


감정은 진실할 수 있다. 그러나 진실한 감정이 언제나 정당한 요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감정표현과 감정압박의 차이



감정표현은 나에게 일어난 일을 알리는 것이다.


"네가 약속을 갑자기 바꿔서 나는 서운했어."

"요즘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외롭게 느껴져."

"그 사람을 만난다고 하니 솔직히 불안한 마음이 들어."


이 말에는 나의 감정이 담겨 있다. 상대는 그 말을 듣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거나, 상황을 설명하거나, 앞으로 어떻게 할지 함께 의논할 수 있다.


반면 감정압박은 내 감정을 상대의 바카라임과 연결한다.


"내가 이렇게 서운한데도 약속을 바꾸지 않을거야?"

"내가 외롭다고 하는데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게 말이 돼?"

"내가 불안해하잖아. 그러니까 그 사람을 만나지 마."


겉으로 보기에는 둘 다 감정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감정이 향하는 곳이 다르다. 감정표현은 이렇게 말한다. '내 안에서 이런일이 일어났어.' 그러나 감정압박은 이렇게 말한다. '내 안에서 이런 일이 이러났으니 네가 바뀌어야 해.' 감정표현에는 대화의 여지가 있고 상대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질 가능성도 남겨둔다. 그러나 감정압박에는 이미 정답이 정해져있다. 상대가 내 감정을 이해한다면 반드시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다른 선택을 하면 공감이 없거나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된다.


"내 마음을 알고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 말은 상대의 선택보다 내 감정을 위에 놓는다. 상대는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기 전에, 나를 더 힘들게 해도 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힘들게 하겠다고 당당히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감정압박형은 명령보다 부드럽지만 때로는 더 거절하기가 어렵다.










사랑하면 상대의 감정을 바카라임져야 할까?



가까운 관계에서 우리는 서로의 감정에 영향을 준다. 내 말때문에 상대가 상처받을 수 있고, 무바카라임한 행동으로 불안을 만들 수도 있다. 약속을 어기고도 "그건 네 감정이니 네가 알아서 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자기 바카라임을 회피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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