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푸드테크를 향한 쓴소리
2010~2012년까지 CJ에서 쌀단백질 응용기술개발 및 기술마케팅을 맡으면서 접했었던..
글로벌 시장과의 컨택 경험은 지금까지 내가 진행하는 사업에 굉장한 자산을 만들어줬다.
미국, 중국, 일본, EU 등의 주요 단백질 소비시장에서 활동하는 바이어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니즈와 시장 전망, 트렌드에 대한 생각들을 듣고, 대응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글로벌 단백질, 그리고 소재 트렌드란 이렇구나. 라고 알게 되었다.
지난주 전북도에서 네덜란드와의 대체단백질 협업 관련하여 우리 회사 공장에 실사를 왔다.
과연 네덜란드 팀과 대체단백질을 논할 수 있을 수준이 되는 것인가.. 판단하기 위하여 라고 했다.
https://www.yonhapnewstv.co.kr/news/AKR20250415162121853
그 말을 듣고 잠시 옛날 생각을 해봤다.
내가 글로벌 단백질 마켓에서 활동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던때가 무려 16년전 일이다.
그때 얻은 인사이트가 씨앗이 되어 내 단백질 사업의 기본바탕을 구성하고 있는데..
솔직히 국내 대체단백질 관련 시장흐름은 그냥 글로벌 시장을 따라가기에 급급한게 참 답답해보이기만 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철이 지나버린 식물성대체육 설비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첨단 단백질 푸드테크 회사로 간주되는 현상은 뭐가 핵심인지를 다시금 돌이켜 보게 된다.
한마디로 말하면 식물성 대체육은 미국에서 코로나때 풍부하게 풀린 자금을 바탕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만들어낸 일시적 유행에 지나지 않는다.
닭가슴살 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고수분대체육(HMMA) 기술은 비욘드미트가 나스닥 상장하면서 혁신적인 사업모델인 걸로 여겨졌으나, 원래 그때까지 대체육은 비싼 고기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을뿐 품질면에서 고기를 대체할 수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소들이 뀌는 방귀 때문에 온실효과가 일어난다는 얘기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얘기가 아니라 그냥 인플루언서들이 마케팅을 위해 지어낸 말에 불과한데. 그게 돌고돌아 한국에서는 그게 진짜 과학적 사실인 줄 알고 그렇게 받아들여졌다.
그런 황당한 얘기로 몇백억씩 투자받은 회사가 생겼을만큼 한국의 대체육 수준은 뒤쳐져 있다.
https://bizhankook.com/articles/food-production-air-startup.html
링크된 기사는 약간의 과장된. 그러나 첨단 기술처럼 보이는 스토리다.
팩트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생물이 생산한 단백질이 아니라 그냥 공장에서 단백질을 만들겠다..라는 저런 황당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그게 실제 시장에 적용가능한 얘기인지 이제부터 검증해보겠다는 얘기다. 전보다 좀 달라진 건. 저가의 대체육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단백질 파우더 시장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아마 이 기사를 본 누군가는 나도 저걸 만들어봐야겠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성공가능성은 높지 않은데.. 애초부터 가능성이 낮은 비즈니스라서 그렇다.
이게 진짜 성공하려면 필요한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걸 다 해결할 수 있다면.. 그 팀이 정말 대단한 팀이고 성공이 당연하겠지.
다시 한국의 사정으로 돌아와서..
우리 회사를 푸드테크회사로 신고하려고 했다.
근데 돌아온 답은 약간 황당했던게. 대체육 사업을 하는게 아니라서 일단 보류하겠다는 거다.
푸드테크 신고담당기관인 aT에 내려온 매뉴얼상 식물성 단백질은 대체식품으로 분류가 되어 있지 않기에 일단 확인절차를 거쳐야하니 보류라고.. 하는 얘기다.
어이가 없었지만.. 농식품부의 푸드테크 정바카라이라는게 이렇구나. 라고 현실파악하게 해주는 좋은 계기가 되어서 도움은 되더라.
뭐 바로 수리는 안 되었지만, 나중에 확인을 거쳐서 푸드테크 사업자로 신고가 되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체육은 유망한 푸드테크 사업분야라서 좀더 대우해주고..
그 원료를 만드는 식물성 단백질 제조업은 관심이 뒤쳐져 보이는게 사실이다.
식물성단백질 사업은 이미 AC든 VC든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투자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넘쳐나는데 말이다.
링크기사에 있듯이. 대체식품 시장은 대체육이 주도하는게 아니다.
우유 대체 가능한 식물성 음료를 만들고, 식물성 단백질로 고단백질 음료를 만드는게 최신 트렌드고 실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왜냐면 여기는 저렴한 육류가 접근할 수 없는 시장이고, 유청 또는 대두단백질을 대체하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시장이다.
그리고 글로벌 소재 가격의 폭등으로 유청/대두단백질은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국내한정으로 이것들을 전량 수입하기에 환율이 폭등했을땐 좀더 싼 단백질을 찾으려고 난리였다.
지금은 좀 덜한 편이지만.. 만약 수입이 아닌 국산 단백질을 쓸 수 있다면.. 너도나도 썼겠지?
참고로 단백질 소재는 전량 수입한다. 그래서 이들에 대한 지급 비용으로 연간 약 3500억원 이상의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간다. 지금도 지금이지만 단백질 시장 성장으로 인해 앞으로 더 많은 외화가 빠져나갈 것이다.
다시 국내 단백질 시장으로 돌아와 한마디 하자면..
2020년 농식품부 초청으로 식물성 대체단백질 생산기술과 전략에 대해 발표한적이 있었다.
물로 단백질을 분리하는 방법, 알칼리로 단백질을 용해하여 추출하는 방법 등이 대표적 단백질 생산방법이며..
2010년대 이후로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 입자크기에 따라 단백질을 분리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고..
이건 crude한 저순도 단백질을 생산하는 방법이며..
고부가가치 비싼 단백질을 생산하려면 별도의 정제과정을 거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원심분리로 침전시키던가, 막분리장비를 이용하여 여과방법을 쓰던가.. 해야한다.
현재 내가 만들고 있는 쌀단백질은 여과장비를 사용하여 원샷으로 순도 80%이상의 고순도 쌀단백질로서 생산하고 있다.
원샷으로 생산하는 건 간단하고 좋지만.. 단백질 수율이 떨어지는 탓에..
생산안정화를 위해서는 단백질 추출과 정제 공정을 분리시켜 생산하는 2단계 공정으로 바꾸려는 중이다.
누군 왜 쌀에서 단백질을 뽑냐고 묻는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콩으로 하지..
근데, 난 국산 농산물 중.. 가장 생산이 안정적이고 총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걸 골랐다.
이유는 상업적 생산을 하려면 모험을 걸면 안되기 때문.
국산 콩으로 단백질 생산을 하려면 일단 지방 제거부터 해야하는데 유감스럽게도 국내 콩으로 탈지해주는 곳은 없다. 리스크가 굉장히 큰 사업이 된다.
게다가 국산 콩은 가격을 떠나 생산량이 얼마 안된다. 논콩 남는다고 떠드는데 그래봐야 8만5천톤가지고 그런다. 그건 식용유 생산을 위해 수입하는 콩, 즉 채유용 콩 85만톤의 10%밖에 안되는 물량이다. 8만5천톤가지고는 사업성이 안나와서 식용유든 단백질이든 사업을 진행할수가 없다.
참고로, 국내 쌀생산량은 연간 360만톤이고, 여기서 21만톤의 단백질을 추출할 수가 있다.
사업적으로는 쌀에서 단백질을 추출하는게 훨씬더 현실적이다. 심지어 가격도 콩보다 싸다.
그리고, 쌀단백질은 분류로 따지자면 차세대 유망 단백질이다.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이 없어서 시장장악을 못했지만. nonGMO에 알러지 없고 글루텐 프리, 소화흡수율 높은 고품질단백질로서 맛도 거부감이 없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생산설비 제약탓에 생산량이 적어서 그렇지, 한번 맛을 본다면 다들 사고 싶어할만한 품질의 단백질이다.
지금 글로벌 대체단백질 이슈는 이러하다.
어떻게 하면, 가격이 저렴하고 고단백인 원료를 찾아서.. 글루텐프리, 알러지프리, 클린라벨의 소재를 발굴할 것인가. 그리고 공정측면에서는 친환경 공정을 지향한다. 기존 공정은 물사용이 많기때문에 물사용을 줄일 수 있는 신 공정 개발이 필요하다.
네덜란드 팀과 협업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좋은 속성을 가진 쌀단백질을 공정업그레이드와 연결시키는 방법, 기능성 효능효과에 대한 공동연구등을 제안해볼 생각이다.
실제 유럽에서는 쌀단백질 개발을 위한 다국가간 공동협업 프로젝트가 진행된 적도 있었다.
국내에서는 단백질에 대한 전문가를 찾아보기 힘들다.
때론 외국에서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흘리는 정보에 홀려서 그쪽으로 너무 가버리기도 한다.
그럴 수도 있는데, 문제는 거기에 홀리느라 정작 중요한 건 못본다는 거다.
국내 단백질 산업이 크려면 어떤 전략으로 뭘 어떻게 추진해야하는지.. 그림을 그려본적이 없다.
단백질 추출하려면 잔류지방 함량이 중요하다라고 오래전부터 얘기해왔음에도..
잔류지방 5%짜리 탈지대두박에서 단백질 추출하겠다라는 사업계획서가 먹어주는 현실이 몹시 안타깝다.
그건. 단백질 추출이 될 수 있겟지만, 사업적으로는 거의 무의미하다. 사업성이 없다..라는 걸 꼭 수백억 설비투자 다하고 실제 해보고 나서야 알수 있겠나?
그러고선 내돈 안들어가고 국민세금으로 쓴거니 바카라임지는 사람도 없고.. 뒤로 누가 알까 몰래몰래 무마가 되겠지.
국내 단백질 시장 돌아가는 거 보면 답답하다.
답답하지만.. 결국 내가 잘 해서 성공해야만 한다.
나도 기분풀릴 거고 산업도 발전할 것이고.. 그게 답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