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푸드테크연구원이 하는 일
공주대에서 용역을 받아 당진 노지 스마트팜으로 생산된 감자의 가공식품화를 위한 표준화 연구를 시작하게 될 것 같다.
https://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2250
아직 외부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나는 그동안 국산 쌀, 밀, 콩 등에 대한 가공식품용 표준화 규격설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쌀은 밥소믈리에를 한다고 각 지역 쌀을 분석하고 성분을 조사하고 물성과 품질을 분석하면서 차츰차츰 준비하고 있었고..
밀 역시 마찬가지.. 예전에 충남에서 국산 밀 규격 만드는 걸 하면서 데이터가 약간 쌓여있다.
콩은 원래 올초 농진청 국산콩연구과제에 지원하면서 진행하려고 했는데, 선정이 되지 않는 바람에 아직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걸 선정해주지 않으면 무슨 연구가 더 시급하게 필요한거야? 라고 화가 좀 났었지만 맘붙들어 매고 차근차근 다시 시작하고 있다. 근데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면 연구과제하나는 좀 따야한다.
전북에서는 밀과 가루쌀, 혹은 밀과 논콩으로 이모작하는 농민들이 많다.
일단 정부에서 전략작물로 수매를 해주니까 다행이지만..
가공식품으로 연결되지 못해 재고소진이 안되면 언제 수매를 중단할지 모른다.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산업표준화란 매우 시급한 일이다.
난 소재를 다루는 기업출신이었고, 또 표준화에 대한 연구도 꽤 해봤기에 다른 누구보다도 이 표준화에 대해 체크포인트와 해결전략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고 생각한다.
원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쌀, 밀, 콩 등의 작물은 아니지만..
감자도 아주 기쁘게 가공산업을 위한 표준화를 제대로 수행해서 성과를 내보도록 하겠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MP3와 오디오코덱, H.264등의 영상압축코덱 등의 표준화를 제정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능력을 가진 우수한 표준화연구기관이다.
우리 한국푸드테크연구원도 이걸 벤치마킹삼아..
국산 농산물과 가공식품산업이 연결되는 산업 표준화 규격을 만들어,
국산 농산물이 글로벌 K-푸드의 성공으로 연결되는 루트를 만들겠다.
전부터 쭉 얘기했던 건데..
우리나라 발효식품에 대한 기술표준화를 계속 생각하고 있다.
당장은 하는 일이 많아서 손댈 엄두를 못내고 있지만..
일단, 난 한국의 발효식품이 맛이없어서 맘에 안든다.
외국처럼 일본처럼 맛있으면서도 저렴하게 만들 수 없나?
일본은 발효간장이 산분해간장을 압도하여 아예 가정용 간장시장에선 퇴출시켜버렸는데..
한국은 여전히 혼합간장이라는 이름으로 산분해간장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진간장, 국간장.. 할때 진간장이 바로 혼합간장이라는 이름을 뒤집어쓴 산분해간장이다.
진간장은 맛 그자체로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맛 변질이 심하다. 개봉후 2달이 넘어가면 쓴맛이 다량 발생하여 요리에 못쓸 정도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간장은 맛있다는 이유로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왜 우린 일본처럼 발효간장으로 진간장을 압도하지 못하나?
전적으로 기술의 문제다. 그리고 전통이라는 이름하에.. 신기술도입을 적극 고려하지 않고 있는 전통간장업체들의 문제도 섞여 있다.
간장으로 유명한 모회사에 관해.. 일본에 가서 콧속에 넣어왔다는 맛있는 간장만드는 곰팡이균이야기가 널리 퍼져있다.
간장계의 문익점이라고도 불리는 그 얘기는 유명하지만. 그렇다면 맛있는 발효간장을 만들어냈어야 정상아닌가?
미담으로만 잔뜩 부풀린 얘기만 있을뿐.. 정작 맛있는 간장을 내놓지 못하는 그 회사에 대해.. 난 정말 기술력이 있나? 의심을 하고 있다.
술도 마찬가지.
한국의 술은 외국처럼 다양한 발효주가 아니라..
희석식 소주가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쌀로 증류주를 만들고 위스키를 만든다고 요새 떠들석한데..
쌀로 자연스런 맛을 내는 술을 만들려면..
당장은 사케방식으로 가는 게 더 시장에서 수월하게 먹힐 것 같다.
쌀위스키는 없는 시장이고, 몰트위스키와의 전쟁에서 이겨야 하는 어려운 사업이다.
반면 사케는 일본이 시장을 키우고 있는데, 한국도 K-푸드의 바람을 타고 국산방식 사케를 만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라고 생각한다.
기왕 만드는 김에 쌀맥주 만드는 기술도 표준화해서 보급하는 걸 생각해보고 있다.
두 식품모두 장이 됐다, 술이 만들어졌다.에서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
정말 시장에서 경쟁력있을 정도로 맛있고 가격도 경제적이어야한다.
그래야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술이 될 수 있으니까..
그간 국산농산물의 가공식품용 표준화 연구는 농진청 또는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진행해왔다.
그런데, 표준화는 산업용 표준화규격을 정하는 거라서. 이 규격이 채택되도록 영업을 해야한다.
법적으로 규제를 가할 성격이 아니다. 국가기관이 법으로 규제해놓았어도 실제 산업에 쓸 수 있는 규격이 아니면 표준화가 되지 않기때문이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산업 표준화 규격을 전문적으로 정해왔다.
이건 그들이 공공기관이 아니라 민간기관에서 내놓는 연구용역비를 바탕으로 돌아가는 반민간기관이기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만든 규격을 강제하는 게 아니라 기업들이 채택하도록 영업을 한다.
참여하는 기업이 늘수록 표준화가 좀더 명확해지는 방식이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사용할때 불편한 규격이면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니 만들어놓고 이게 사용에 편리한지 기술영업을 해야 기업들이 너도나도 채택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정부기관 두곳, 농진청, 한국식품연구원은 기술영업이란 걸 하지 않는다. 그냥 말그대로 현황을 조사하고 그걸 그대로 규격이라고 발표할 뿐이다. 규격을 채택해야할 산업체의 니즈를 캐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냥 컨택되는 담당자 불러다놓고 의견수렴한다고 얘기좀 들어보고 결정하는 식이다.
표준화는 철저히 수요기업과 산업계를 위한 것이라야한다.
그래서 민간영역의 수요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놓고 그게 채택되도록 열심히 기술영업을 해야한다. 그러니 정부기관보다 우리가 더 표준화 업무에 적합한 기관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