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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6장 뒷골목식 계산(1)

by김광일


환포 시(還浦市). 부산에서 77호선 국도를 타고 서남쪽으로 한나절쯤 가면 나오는 표지판이었다. 강두식이 그것을 본 것은 약 삼 년 만이었다. 돌아올 환에 물가 포. 이름을 지은 사람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두식은 핸들을 잡은 채로 그런 생각을 잠깐 했다. 돌아온다는 뜻인지 돌려보낸다는 뜻인지, 아니면 그냥 옛날에 배가 드나들던 자리라 그렇게 지은 것인지.

***

표지판을 지나자 지난 일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동광파는 신흥상사라는 회사를 가지고 있었다. 간판만 회사였던 것은 아니다. 물류 창고가 있었고 직원이 삼 사십 명이나 되었고, 성실하게 세금도 냈다. 두식은 스물셋 청년 시절에 허만복 밑으로 들어갔다. 막내로 들어간 지 석 달째 되던 날, 두식은 자갈치 뒷골목 당구장에서 다른 패거리 녀석의 앞니 하나를 부러뜨리고 대신 제 손가락뼈 두 개를 내주었다. 허만복은 붕대 감은 두식의 손을 들어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혀를 찼다.

"니는 주먹이 약하다. 숫자나 해라."

그러고는 낡은 장부 한 권을 그 붕대 위에 얹었다. 두식은 그날 밤 자취방 형광등 아래에서 붕대 감은 손으로 장부를 한 장씩 넘겼다. 새벽까지 볼펜 끝으로 숫자를 짚어 내려가다 틀린 덧셈 하나를 찾아냈고, 다음 날 그쪽을 펼쳐 허만복 앞에 내밀었다. 허만복은 그쪽을 들여다보더니 껄껄 웃었다.

"일부러 틀리게 써 논 기다. 사흘은 걸릴 줄 알았디마는. 니 내일부터 창고 말고 사무실로 나온나."

십 년 뒤, 두식은 그날 당구장에서 같이 큐대를 휘두르던 녀석의 빈소에 갔다. 당구장에 있었던 얼굴들은 그새 영정 사진이 되었거나 교도소 담벼락 안에 있었다. 빈소에 향을 꽂은 사람은 두식 하나였다.

두식이 사무실 바카라상에 앉은 지 스무 해째 되던 해, 회사가 기우는 것을 장부에서 알아차렸다. 창고 임대료 칸에 빨간 숫자가 하나 생겼고 이듬해에는 세 칸으로 늘었다. 허만복은 장부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잘될 때 땡겨야 된다. 안 될 때 땡기면 그건 빚이고."

그는 창고를 하나 더 계약했다. 그해 겨울 화물선 두 척이 잇따라 압류되었다. 두식은 사무실 달력에 상환일마다 빨간 동그라미를 쳤다. 동그라미 옆에는 매달 입금 확인 도장이 찍혔고, 그 도장이 빠진 달은 한 번도 없었다.

돈을 빌린 곳에는 간판도 이름도 없었다. 소개해준 사람이 적어준 것은 영도 바닷가 낡은 요정의 주소 하나뿐이었다. 만기를 늦춰달라고 그 집을 찾아간 날이 두식이 그 사람을 직접 본 단 한 번이었다. 장지문이 열리자 상 너머에 스물대여섯으로 보이는 여자가 앉아 있었다. 백 살이 다 됐다는 소문을 듣고 온 두식은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여자가 찻잔을 내려놓았다.

"강 군이라 했나. 숫자를 한다고."

기한은 석 달 늘어났다. 요정을 나와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동안에도 그 말투가 귓속에 남아 있었다. 그 뒤로 두식은 그 여자에 대해 더 알아내지 못했다. 이름을 아는 사람은 없었고, 이 남쪽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말만 떠돌았다.

허만복은 애들을 모으라고 했다. 사무실에 야구방망이 묶음이 들어왔다. 두식은 문 앞을 막고 섰다.

"형님. 저쪽은 사람이 아닙니다. 돈입니다. 형님이 백 명을 데리고 가도 저쪽은 그 백 명 중에 하나만 사면 끝입니다."

허만복이 웃었다.

"두식아. 너는 계산을 너무 잘해. 그게 니 약점이야."

"형님은요. 형님은 산수가 안 된다는 게 문제예요."

그것이 두식과 만복이 마지막으로 웃으며 한 대화였다.

삼 년 전 그날 두 사람은 환포 시에 있었다. 땅을 보러 온 길이었다. 재개발이 열 번쯤 밀렸다는 구도심이었고 값이 헐했다. 빚 독촉이 목까지 차오른 판에 무슨 땅이냐고 두식은 몇 번이나 말렸다. 허만복은 운전하는 애들도 떼어놓고 두식 하나만 데리고 길을 나섰다.

조수석에 앉은 허만복은 오는 내내 무릎 위에 서류 봉투 하나를 올려두고 있었다. 환포 구도심 필지의 등기부 등본을 여러 장 떼어 묶은 것이었다. 그는 그것을 한 장씩 넘기다가 이따금 혼자 낮게 웃었다.

"두식아. 이 동네 땅 주인들 이름 좀 봐라. 다 다르제?"

"예."

"근데 돈은 한 군데서 나왔다."

"어디서요."

허만복은 대답 대신 봉투를 덮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갈대밭 너머로 바다 쪽 하늘이 희뿌옜다.

"니는 계산을 잘하니까 나중에 알게 될 끼다. 이건 빚이 아이고 패다. 내가 이걸 쥐고 있으면 그쪽에서 먼저 전화 온다."

두식은 그 말을 노름판 허세쯤으로 흘려들었다. 백미러 속에서 덤프트럭 한 대가 멀찍이 따라오고 있었다. 근방에 공사판 하나 보이지 않는 국도였다. 두식이 속도를 늦추자 트럭도 늦췄고, 갓길에 차를 세우자 트럭은 한참 뒤에서 비상등도 켜지 않은 채 멈춰 섰다. 두식은 그것을 잠깐 바라보다가 아랫배가 급해 문을 열었다. 갈대밭 쪽으로 내려갔다. 스무 걸음쯤 갔을 것이다.

바지춤을 올리는데 뒤에서 굉음이 났다. 두식은 허겁지겁 갈대밭 밖으로 나왔다. 덤프트럭이 차를 들이받고 지나가고 있었고 차는 그 충격으로 도로 위를 구르고 있었다. 흙먼지가 가라앉는 데 한참 걸렸다. 트럭은 그대로 사라졌다. 번호판도 보이지 않았다. 두식은 형님, 하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갔다. 차는 완전히 찌그러져 있었고 조수석 쪽은 형체가 없었다.

두식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아스팔트가 뜨거웠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삼십 분이 흘렀다. 그 삼십 분 동안 그가 한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내가 오줌을 안 누러 갔으면 나도 저기 있었겠구나.

그동안 국도에는 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

정신이 돌아오자 머릿속 주산판이 먼저 움직였다. 두식은 아스팔트에 주저앉은 채 무릎 위에서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 배철구, 윤기태, 영도 창고를 맡은 최가, 서면 쪽 오상만. 형님이 없다는 말이 새어 나간 다음 날 아침, 회의 탁자에서 누가 먼저 재떨이를 내려칠지, 누가 형님 의자 등받이에 슬그머니 몸을 뉠지 얼굴이 차례로 떠올랐다. 그 얼굴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곳은 두식의 양복 안주머니였다. 두식은 손을 넣어 금고 열쇠를 움켜쥐었다. 형님이 쥐여 준 열쇠였다. 톱니가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그때 양복 안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두식은 몸을 움찔했다. 모르는 번호였다.

"누구시죠?"

"자네 강 군 맞지? 오랜만일세."

젊은 여자 목소리였다. 그런데 말투는 예스러웠다. 두식은 기억이 났다. 그 여자다. 순간, 오싹한 기운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예."

"허 사장은 안 됐네."

두식은 휴대폰을 귀에서 뗐다가 다시 댔다. 사고가 난 지 겨우 수십 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아무도 오지 않았고 아무도 보지 않았다. 그는 일어나 갈대밭과 국도 양쪽을 둘러보았다. 바람에 갈대가 누웠다 일어날 뿐 사람은 없었다.

"차는 우리가 치우지. 경찰은 오지 않네. 자네는 허 사장을 데려가게. 아무도 모르는 데로."

"그리고 허 사장은 당분간 살아 있는 걸로 하게."

두식은 아스팔트를 짚은 손에 힘을 주었다. 달궈진 모래알이 손바닥에 박혔다.

"동광은 자네가 쥐고."

"……."

"이 도시 구도심 말일세. 건물이 나오는 대로 하나씩 사 두게. 서두르지 말고, 남 눈에 띄지 않게."

"그 돈은……."

"돈 걱정은 자네 몫이 아닐세. 건물이 넘어올 때마다 내가 봉투를 하나씩 보내겠네. 안에 든 것을 그 집 들보 밑이든 문지방 아래든 사람 눈 닿지 않는 데 붙이게. 자네 손으로 할 필요는 없네. 하나도 빠뜨리지만 말게."

"왜 저한테……"

"자네는 계산을 잘한다던데."

사고 나기 전, 차 안에서 형님이 한 말이었다. 두식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전화가 끊겼고 그는 한참 휴대폰을 쥐고 서 있었다. 갈대밭 너머 찌그러진 차 문틈으로 형님의 구두 한 짝이 비어져 나와 있었다.

국도 저편에서 일 톤 트럭 한 대가 다가와 갓길에 섰다. 작업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내리더니 열쇠를 꽂아 둔 채 두식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국도를 따라 걸어갔다. 짐칸에는 군용 모포 한 장이 개어져 있었다. 두식은 찌그러진 문짝을 비틀어 열고 형님을 끌어냈다. 사람의 몸이 그렇게 무거운 줄 몰랐다. 모포로 형님을 말아 짐칸에 싣고 나니 해가 기울어 있었다.

구도심 어귀 철물점 주인은 셔터를 반쯤 내리다 말고 삽 한 자루를 내주었다.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는 골목 끝 공터였다. 두식은 모포에 만 형님을 무너진 담장 밑에 눕혀 두고 첫 삽을 박았다. 몇 삽 뜨지 않아 돌이 걸렸고, 손바닥에 잡힌 물집이 금세 터졌다.

"형님, 미안합니다."

삽날이 흙을 갈랐다.

"형님, 조금만 참으십시오. 나중에 꼭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말이 끊기면 삽자루를 쥔 손이 먼저 멈췄다. 두식은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했다. 구덩이가 허리께까지 내려갔을 때 담장 위 하늘이 희부옇게 밝아 오고 있었다. 날이 밝자 두식은 국도로 나가 보았다. 차가 없었다. 그는 갓길에 쭈그려 앉아 아스팔트를 손바닥으로 쓸었다. 터진 물집에 쓰라린 모래만 묻어났을 뿐 유리 조각 하나 걸리지 않았다.

부산으로 돌아간 다음 날, 두식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출근했다. 양복 안주머니에는 국도에서 형님 몸을 뒤져 챙긴 지갑이 들어 있었다.

열흘째 되던 날 아침 회의에서 부두목 배철구가 재떨이를 탁자에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

"형님 목소리 들은 사람 있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배철구의 눈이 탁자를 한 바퀴 돌아 두식에게서 멈췄다.

"두식이 니는?”

"사채 쪽에서 형님 전화를 다 따고 있답니다. 그래서 전화는 안 하십니다. 형님 말씀은 제가 잘 듣고 있습니다.”

“어데? 형님이 어데 있는데?”

"그건 말 못 합니다. 형님이 그러라고 하셨습니다."

배철구가 웃었다. 입술 사이로 담배 연기가 새어 나왔다.

"죽은 사람 말은 니 혼자 전하기 참 쉽겠다, 그쟈."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맞은편에 앉은 윤기태는 아무 말 없이 두식의 손만 보고 있었다. 두식은 탁자 밑에서 무릎을 움켜쥐었다. 아물어 가던 손바닥 물집이 다시 벌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 주말 두식은 부산을 떠나지 않았다. 사무실 소파에서 쪽잠을 자며 문밖 발소리에 귀를 세웠다. 소파 쿠션 밑에는 신문지에 둘둘만 회칼 한 자루를 밀어 넣어 두었다. 창고 막내 시절 이후로 한 번도 손에 쥐어 본 적 없는 물건이었다. 계단에서 발소리가 날 때마다 그의 손은 쿠션 틈으로 먼저 파고들었고, 신문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도리어 제가 놀라 숨을 죽였다. 양복 안주머니에는 국도에서 챙긴 형님의 지갑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그는 자다 깰 때마다 그것을 꺼내 카드가 제자리에 꽂혀 있는지 손끝으로 더듬어 보았다. 카드는 한 번도 그 자리를 떠난 적이 없었다.

주말이 지나도 사무실 앞 골목에는 낯익은 검은 승용차가 시동을 건 채 서 있었다. 배철구 쪽 애들이었다. 두식이 은행에 가면 은행 앞에, 밥을 먹으러 가면 식당 건너편에 그 차가 따라와 섰다. 두식은 일부러 창가 자리에 앉아 국밥을 떠먹었다. 숟가락이 자꾸 그릇 가장자리에서 헛돌았다.

어느 밤 사무실 문손잡이가 천천히 돌아갔다. 잠긴 문이 덜컥 걸렸다. 두식은 소파에 누운 채 쿠션 밑 신문지를 움켜쥐고 숨을 참았다. 문 아래 틈으로 그림자 두 개가 오래 서 있다가 물러갔다. 이튿날 아침 문 앞에 담배꽁초 하나가 구두 굽에 짓이겨져 있었다. 배철구가 피우는 독한 양담배였다.

배철구가 은행에 있는 후배를 시켜 형님 카드 내역을 뽑아 온 것은 그 무렵이었다. 두식의 숨통을 끊을 마지막 종이였을 것이다. 배철구는 그것을 회의 탁자 위에 펼쳐 놓고 한참 들여다보았다. 날짜는 두식이 사무실 소파에서 회칼을 끌어안고 있던 바로 그 주말이었다. 배철구가 손가락으로 마닐라라는 글자를 툭툭 쳤다.

"이 양반 보소. 빚쟁이 피해 가서 노름이나 하고 앉았네."

웃음이 탁자를 한 바퀴 돌았다. 그날부터 조직은 두식이 전하는 말을 형님 말로 받았다. 회의가 끝나자 두식은 화장실 칸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변기 뚜껑 위에 앉았다. 손이 그제야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그 손을 무릎 사이에 끼우고 오래 앉아 있었다.

그 뒤로 두식이 전하는 형님 말씀 가운데 몇은 두식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한 달에 한 번쯤 모르는 번호로 짧은 전화가 걸려 왔고, 두식은 그 말을 받아 적어 형님 말씀으로 옮겼다.

***

지난 주말 그 번호가 다시 떴다. 삼 년 만이었다. 두식은 휴대폰이 두 번 울리는 동안 그것을 내려다보기만 했다.

"잘 지내는가, 강 군."

"예."

"건물은 계속 사고 있고?"

"예."

"환포에 부부닭강정이라는 집이 있네. 그 집주인 빚이 이리저리 돌다가 내 쪽에 와 있어. 서류는 자네 회사로 넘겨두었네."

"……받아오라는 말씀입니까."

"못 갚을 걸세. 원금이 집값을 넘었어."

"그럼 건물을."

"받게. 그 골목 건물들은 앞으로도 그렇게 하나씩 자네 쪽으로 넘어갈 걸세."

"알겠습니다."

여자가 잠깐 말을 멈췄다. 두식은 그 사이에 숨을 쉬지 않았다.

"그 집 봉투는 따로 보냈네. 그건 업자 시키지 말고 자네가 지니고 있게. 붙이는 날은 내가 일러 주겠네."

"……예."

"자네가 그동안 날 위해 해준 일은 내가 다 아네. 그러니 앞으로도 잘하게."

전화가 끊겼다. 두식은 불을 켜지 않은 채 사무실 벽의 지적도 앞에 섰다. 창밖 네온에 빨간 압정 수십 개가 번들거렸다. 그의 검지가 압정을 하나씩 짚어 가다가 골목 끝 필지에서 멈췄다. 압정이 하나도 꽂히지 않은 자리였다. 형님이 누운 자리였다.

다 아네. 여자의 목소리가 귓속에서 다시 울렸다. 두식은 압정 하나를 뽑아 손바닥에 올려놓고 한참 내려다보다가 제자리에 도로 꽂았다. 그러고는 한 걸음 물러서서 지도 전체를 다시 올려다보았다. 그가 꽂은 압정들 사이사이로 압정 없는 필지가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몇 년 넘게 아무리 값을 불러도 팔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던 자리들이었다. 시장 골목 한가운데 부부닭강정 건물도 그중 하나였다.

두식은 바카라상 서랍을 열었다. 고무줄로 묶은 사진 수십 장이 들어 있었다. 건물이 넘어올 때마다 그 여자에게서 손바닥만 한 봉투가 왔고, 두식은 그것을 뜯어보지도 않고 환포의 늙은 부동산 업자에게 부쳤다. 업자는 시킨 대로 붙이고 사진을 찍어 보냈다. 어느 사진에서는 노란 한지가 녹슨 상량 밑에, 어느 사진에서는 문지방 틈에 끼워져 있었다. 종이 위에 붉게 그어진 획들은 글자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했다. 두식은 사진을 한 장씩 넘기다가 지적도를 다시 올려다보았다. 압정은 하나같이 골목이 꺾이는 모퉁이에 꽂혀 있었다. 그는 눈으로 압정과 압정을 이어 보았다. 시장을 가운데 두고 둥근 고리 하나가 그려졌다. 고리 한가운데, 부부닭강정 건물 자리만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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