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졸라 안심하고 싶다
어제 상담 후 정신적 타격으로 머리가 아파서 조퇴한 후 도윤이 어린이집에 가서 원장님께 유리창에 대해 말씀드리니 흔쾌히 괜찮다고 하셨다. 그리고 도윤이가 직접 말하는 것도 경험이 되지 않겠냐고 하셔서 도윤이를 불러서 말하게 했다.
원장님이 이미 괜찮다고 했으니 겁내지 말고 용기 내서 말해보자고 했다. 원장님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웅얼웅얼 작은 소리로 말하는 게 귀엽기도 했지만 어째 도와줘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다. 어른들에게 인사하거나 대답할 때 쳐다보지 않고 작은 소리로 말하는 도윤이. 왜 그런 걸까? 쳐다보면서 큰 소리로 말해야 해라고 알려줬지만 잘 안된다. 이유가 있을 텐데... 물어봐야지.
그렇게 이야기하고 나서 도윤이에게 어떠냐고 물어보니 괜찮단다. 답정녀 같은 질문이었나 싶지만..
집에 가서 불고기를 만들어서 도윤이와 함께 먹었다.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는지 손수 만들어 주고 싶어서 불고기를 직접 양념해서 만들었다. 엄마가 미안해. 도윤이의 두려운 마음, 무서운 마음을 좀 더 세심하게 알아봐 주고 안심시켜 줄 수 있는 엄마가 될게. 얘기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엄마가 되고 싶어. 힘든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
모자무싸 드라마에서 고윤정이 '강한 엄마'가 꿈이라고 말했을 때, 너무 공감이 됐다.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어서 강한 엄마가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을 안심하고 마음 편하게 해주는 강한 엄마. 내가 도윤이와 남편에게 해주고 싶은 것. 마음의 안정. 안심.
나는 왜 이렇게 안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물론 내가 너무 바라던 게 안심이니까 그렇지.
상담 선생님이 왜 그렇게 유명해지고 싶어요?라고 물었을 때, 나도 모르게 '안심하고 싶어서요.'라는 말이 나왔었다. 내가 쓸모없는 존재인 것 같아서 늘 불안하고 내 쓸모를 증명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아왔는데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이 유명해지면 그때서야 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아니지.
유명할수록 불안할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데.
떨어질 일만 있는 정상에 있는 사람들이 겪을 불안이 얼마나 심할 텐데.
한 번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어딘가에 매몰되어 있으면 현실을 볼 수가 없다.
그 뒤부터 나에게는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망보다(그게 없어지진 않았다) '안심하고 싶다'는 욕구가 선명해졌다.
나는 진짜 졸라 안심하고 싶다.
내가 잘하고 있나, 못하고 있나, 여기 있어도 되나, 안되나 눈치 살피지 않고 그냥 좀 맘 편히 있고 싶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해도 그냥 나 자체로 어떤 모습이든 괜찮다고, 있어도 된다고, 살아도 된다고.
예전에는 누군가가 도장을 찍어주듯이, 그런 절대 도장을 받고 싶은 심정이었다.
슬롯적 성공을 함으로써. 그런데 그런 절대 도장은 없지. 라캉도 그랬잖아.
글을 쓰다 보니, 그런 도장 필요 없다! 싶다. 원래 없는 거 기도 하고.
태어난 것도 내 의지가 아니고, 요 꼴로 이 세상에 왔고,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잘 살아보겠다고 똥꼬 빠지게 열심히 사는데, 누가 뭐라 그럴 거야!
촴 나~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면서 뭘 그렇게 죄지은 사람 마냥 허락을 구하고 살아왔는지.
괜히 열받네? 누구 허락이 필요허냐! 필요 없다 그런 허락.
뚜벅뚜벅 갈란다. 흥이다, 뿡이다.
이건 누구에 대한 열받음일까?
쓰다 보니 요상해진 글.. 하하하.
그래도 어제 의기소침하고 다 망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 때보다 지금이 낫다.
후~ 오늘 일을 시작해 보자~!
이주원아! 내가 너를 겁나게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