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연습하는 중입니다
"차라리 네가 우울한게 더 나아."
남편이 내게 했던 말이다. 내가 물어보니 한 말이긴 하다.
“우울한 게 나아? 경조증일 때가 나아?”
나는 사실, “둘 다 괜찮아. 어쩔 수 없잖아.” 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차라리 우울할 때가 덜 힘들다고.
그 말의 뜻을 안다. 우울할 때는 집안일을 혼자 감당해야 하니 몸은 더 고될 수 있지만, 적어도 나는 안정되어 있고(가라앉아 있고) 경조증일 때의 나는 예측할 수 없어서 불안하다는 뜻이라는 걸. 머리로는 이해가 된다. 그런데도, 나는 우울할 때면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데 그런 내가 낫다니.
이해와 감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선다. 그 말은 여전히 나를 아프게 한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또 있다. 나의 선임선생님. 명시적으로 그렇게 말한 적은 없지만 나는 안다. 느껴진다.
내가 우울할 때는 먼저 다가와 잘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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