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수필적 시): 슬픔의 미학

생존과 건강, 희망에 대한 소고

슬픔의 미학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아침마다 몸이 아직 나를 버리지 않았다는
조용한 합의서에 서명하는 일,
심장이 규칙을 잊지 않았고
폐가 오늘도 빛을 들여보냈다는
소박한 안도에서 시작된다.

건강이란
아픔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아픔을 견디는 힘이
아직 내 편이라는 뜻,
무릎의 떨림과 숨의 짧아짐마저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겸허한 균형이다.

그리고 희망은
큰 약속이 아니라
내일도 물을 마실 수 있을 것이라는
작고 단단한 예감,
창문을 여는 손끝에
계절이 아직 남아 있음을
믿는 마음이다.

이 모든 것 위에
슬픔은 얇게 내려앉는다.
삶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에
우리는 더 깊이 숨 쉬고,
더 조심스럽게 말한다.

슬픔은 무너뜨리지 않는다.
오히려 삶의 윤곽을 선명히 한다.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
아직 몸이 말을 듣는다는 기적,
아직 희망이 완전히 떠나지 않았다는
미묘한 온기를
더욱 또렷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슬픔은
절망의 색이 아니라
살아 있음의 증명,
건강과 희망을 배경으로 할 때에만
비로소 완성되는
가장 인간적인 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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