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아쉬운 나의 성장기>
<너무나 아쉬운 나의 성장기>
부친은 뇌염 후유증으로 뇌병변증세가 높게 있었다. 이런 경우 내가 아슬아슬하게 남자로 태어난 게 정말 다행이다. 여자로 태어났으면 매우 위험했다. 소녀가 성숙해 나갈 때 가난 등으로 부모의 보호막이 허술하면 오만가지 남정네 벌레들이 덤벼들게 마련이다. 부친은 뇌염의 후유증으로 완전 바보가 되었다. 얼이 빠진 모습으로 말이 어눌하고 왼쪽 팔을 못 쓰는 등 반신불수가 되었다. 매출이 바로 곤두박질치고 공장운영에 적자가 심해 매각을 하고 사업을 접었다. 그때 50대 후반의 할머니와 20대 중반의 어머니가 계셨지만 사업이 뭔지 몰랐는지 공장을 그냥 통째로 팔고 말았다. '알고 모르고'가 종이 한창 차이인데 실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나의 성장기엔 신(神, God)이 조금만 도와주었어도 하는 아쉬움이 여러모로 진하다. 그 돈으로 고향시골로 내려와 살다가 더 패망했다. 내가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이었다. 미리 왕창 망한 셈이다. 사업을 하는 경우 주인이 바보가 되면 종업원들은 바로 도적이 된다. 어쩌면 빨리 접는 곳도 한 수이다. 거기다가 대구에 계시는 조부님마저도 첩의 미모에 흠뻑 빠져 돈이 옆으로 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첩은 미망인(未亡人)으로 전남편의 딸아이까지 둘 데려왔다. 자식이 딸린 미망인을 첩으로 두는 것은 스스로 지옥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격이다. 이에 연이어 조부의 소생으로 1남 1녀를 낳아 완전부인행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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