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고통스럽다. 홀로 묵묵히 지속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그렇기에 운동을 놀이처럼 즐겁게 만들어주고, 지칠 때마다 계속 동기를 부여해 줄 장치가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줄 든든한 ‘메이트(Mate)’ 말이다.
3년 전부터 나는 러닝을 해왔다. 어린 시절부터 달리기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고, 무엇보다 두 다리와 운동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실행할 수 있는 진입장벽 낮은 운동이었다. 집 앞에 나서면 300m 거리에 야외 러닝 트랙이 있다는 것도 큰 행운이었다. 그래서 무작정 밖으로 나가 달렸다.
시원한 바람, 탁 트인 시야. 야외에서 달리는 것은 언제나 신나는 일이었다. 달리다 보면 주변 풍경도 눈에 들어오고, 요즘 유행처럼 늘어난 러너들의 활기찬 모습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한 걸음씩 발을 내딛을 때마다 내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진다는 감각이 상쾌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얼마나 달리고 있는지, 이 운동이 내 몸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마침 여동생이 ‘러닝앱’을 추천해 주었다. 단순한 거리 측정기를 넘어, 전담 트레이너처럼 페이스를 조절해 주고 러닝 노하우를 상세하게 코칭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곧바로 앱을 깔고 ‘30분 달리기 미션’에 돌입했다. 8주간의 프로그램은 영리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처음엔 ‘1분 달리고 2분 걷기’라는 짧은 인터벌로 시작해, 매주 조금씩 달리는 시간을 늘려 마침내 30분을 쉬지 않고 완주하는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목적 없이 무작정 뛰었더라면 금세 지쳤을 텐데, 하루하루 체력과 실력이 쌓이자 어느새 30분을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이 편안해지게 됐다.
그 시절, 러닝 덕분에 자연스럽게 4kg을 감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 생활의 바쁨을 핑계로 달리는 것을 멀리하자 체중이 불어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렇게 방치하는 시간이 쌓이고 쌓여 오늘날의 ‘현타’에 이르렀던 것이다.
다시 시작하는 달리기는 결이 조금 달랐다.
내 몸을 전반적으로 ‘재설계(Reboot)’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먹은 만큼 기록하고, 뛰어서 덜어낸 만큼 또 기록할 참이었다.
목표는 명확했다. 1km를 달리면 약 70kcal가 소모되므로, 매일 최소 3km 이상을 달리는 것. 가벼운 러닝으로 210kcal를 소모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한결 정돈되었다. 그 후 근력 운동을 수반해서, 근육을 키우고 기초대사량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아주 특별한 운동 메이트가 합류했다. 바로 초등학생인 나의 딸이다. 학교에서 ‘팝스(PAPS, 학생건강체력평가제도)’를 준비하며 달리기에 흥미를 보인 딸에게 함께 뛰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어느새 매일 저녁을 함께 달리는 ‘러닝 메이트’가 되었다.
엄마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또 그 노력 끝에 몸이 건강해지는 과정을 가까이서 보여주는 것은 그 어떤 말보다 강력한 교육이었다. 딸은 내가 조금씩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낌없는 응원과 칭찬을 보내주었다. 무엇이든 시간을 들여 꾸준히 실행하면 마침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진리를, 아이 역시 달리는 발걸음마다 체득하고 있었다.
나 역시 딸 덕분에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회사 일에 지치고 피곤해 소파에 주저앉고 싶은 날에도, 딸과 함께 나가서 달릴 생각을 하면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았다. 아이가 나를 일으켜 세우고, 계속해서 달리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와 에너지가 되어 주었다.
살아가려면 혼자 힘으로는 벅찬 순간이 참 많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서로에게 기댈 곳이 되어줄 때, 우리는 훨씬 더 멀리 갈 수 있다. 나의 첫 번째 러닝 메이트인 AI 코치, 나의 가장 사랑스러운 러닝 메이트이자 친구인 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