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서두르지 않는 사람에게 길을 내어준다
북알프스를 다녀왔다
산을 오르는 동안 몇 번이나 숨을 고르고, 몇 번이나 걸음을 늦췄다
정상은 서두르은 사람에게 먼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저 내가 걸어오는 만큼 말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산을 오르는 일은 정상을 향해 가는 것만은 아니었다
조금씩 욕심을 내려놓고 조금씩 나를 낮추며 끝까지 걸어가는 일이었다
그래서 정상에 닿은 순간, 나는 산보다 먼저 내 마음의 높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알았다
정상은 기다리는 법을 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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