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걸음, 또 다른 시작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by이병희









































2024년 8월 22일 백두대간의 도전과 미래란 슬로건으로 시작
2026년 6월 27일 백두대간 마지막 산행
2박숙소/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미시령로 2688-27
산행코스/박달령쉼터-대간령-마산봉-진부령 (11.5km)
참가회원/ 오순희.오은선.김경자.이승형.이향숙.이순례.박진아.김숙자.박효정.송수지.정송이





마지막 걸음, 또 다른 시작

이병희

2024년 8월22일
"백두대간의 도전과 미래" 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우리의 여정이 2026년 6월27일, 마지막구간인 진부령에서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었다

긴 시간, 긴 여정이었다
마지막 산행을 축하하기 위해 완주회원들과 응원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모두의 얼굴에는 설렘과 아쉬움이 함께 묻어났다

지리산에서 시작해 북진으로 걸어온 길
나에게는더욱 특별한 기억이 있다
옆지기와 함께했던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의 구간, 서로을 안아주며 수고했다고 다독여 주었던 그날의 온기가 오늘도 새것처럼 마음속에 살아났다

우리는 세 대의 차량을 이용해 들머리인 박달령쉼터와 날머리인 진부령에 차량을 배치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지막 산행을 시작했다
박달령쉼터에서 마산봉까지 이어지는 길은 계곡을 여러 번 건너고, 너널지대를 지나야 하는 쉽지 않은 구간이었다
거리만 생각하면 한 시간 남짓이면 오를 수 있는 길이었지만 오늘만큼은 누구도 서두르지 않았다
마지막이라는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서로를 기다리고, 웃으며 사진을 남기고, 계곡물에 발을 빠뜨려도 웃음꽃을 피우는 사이 시간은 천천히, 그리고 소중하게 흘러갔다

오늘로 남쪽 백두대간의 여정은 끝이 나지만, 우리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언젠가 북녘의 대간길까지 걸어갈수 있으리라는 꿈을 품은 여전사들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하고 빛나 보였다

너널길을 지나자 드디어 마산봉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상에 오른 회원들은 완주하는 회원들에게 뜨거운 축하의 박수를 보냈고, 그날의 기쁨은 마산봉 정상석보다 더 크고 높아 보였다

아, 오늘따라 하늘은 왜 이리 푸르고 높은지
멀리 금강산과 향로봉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왔고, 그 장엄한 풍경 앞에서 모두가 감탄을 아끼지 못했다

특히 오순희 회장은 그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즉석에서 여성산악회를 홍보하며 새로운 회원 영입에 열정을 쏟고 있었다
아마 그 순간만큼은 완주의 기쁨과 앞으로 이어질 또 다른 도전에 대산 설렘이 환한 미소로 피어났던 것 같다

백두대간의 마지막 걸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걸음이었다
우리가 함께 걸어온 시간은 산줄기 위에 남은 발자국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속에 새겨진 우정과 신뢰, 그리고 삶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언젠가 다시 새로운 길 위에서 만나더라도 우리는 오늘이 이 감동을 잊지 못할 것이다
백두대간은 끝났지만, 우리의 길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지리산에서 진부령까지 수많은 계절을 걸어왔지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완주의 기록보다 함께 걸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백두대간은 끝났지만 길 위에서 배우는 삶은 계속되며, 언젠가 북녘의 산줄기까지 이어질 그날을 꿈꾸며 우리는 다시 배낭을 메고 새로운 길을 나설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길 위에 피어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