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나를 걷다

길 위에서 배우는 삶

by이병희


백두대간, 나를 걷다(1~3구간)
중산리-천왕봉-장터목(1박)-세석대피소-벽소령-연하천(1박)-노고단-성삼재


이제부터 백두대간의 글로 이어가려 한다
한 번에 끝낼 수 없는 길이라서 나는 매주 조금씩 나를 이어갈 생각이다
산은 늘 그 자리에 있었기에 또 다시 시작해본다

백두대간이 어디에서 끝나는지 보다 , 내가 나를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산줄기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고, 그 위를 걷는 동안, 길은 나를 밖이 아니라, 안쪽으로 이끄는중이다

걷는다는 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흩어진 생각들을 한 줄로 세우는 일이라고 믿으며, 바쁘게 흘려보낸 시간들 사이에서 놓쳐버린 나를 다시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이 길을 선택했다

백두대간은 단순한 산줄기가 아니라, 이 땅의 시간을 이어온 등뼈 같은 길이므로, 그 위를 걷는다는 건 풍경을 넘는 일이 아니라 시간 위를 걷은 일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
다만 분명한 것은 나는 멈추지 않고 천천히, 끝까지 이 능선을 따라 걸어갈 것이다

백두대간 1구간 "중산리에서 성삼재"까지는 단순한 산행이 아니라 "능선을 따라 나를 관통하는 여정에 가깝다
중산리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 능선길은 이미 나보다 앞서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갔고, 그 위에 나는 또 하나의 오늘을 얹으며, 지리산의 품은 깊고, 능선은 길게 숨을 이어간다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넘을 장터목과 세석, 벽소령을 지나 노고단에서 성삼재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산의 이름으로 불리기보다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산을 오르는 동안 나는 자주 멈추게 됨을 알게 되었다
숨이 차서가 아니라 내 안의 소리가 뒤늦게 따라오고, 능선위에 오르니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겹쳐지고 앞으로의 나 역시, 희미하게 발걸음에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지리산 천왕봉(1,915M)은 해가 능선 위로 올라오는 시간과 맞물리기에 일출을 보려는 성취감도 있지만 백두대간은 정상 하나로 끝나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기에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들었다

백두대간구간중 지루할 만큼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능선 산행의 본질이 드러나는 구간이기에 체력 안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풍경은 크지만 발걸음은 점점작아지지만, 배낭을 내려놓는 순간, 어깨보다 마음이 먼저 가벼짐을 알수있었다

지리산의 능선은 단순한 산줄기가 아니라, 시간이 흘러가는 방향처럼 길게 이어지고, 중산리에서 시작된 산행길은 천왕봉을 넘어 장터목과 세석, 벽소령을 지나 노고단으로 흐르고 마침내 성삼재에 이르러, 오르는 일과 내려가는 일,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일, 그리고 멈추지 않는 일이다

장터목을 지나며 몸은 이미 하루를 넘기고, 세석에 이르러 마음이 따라오며, 비로서 내가 왜 백두개간을 두번씩이나 걷기 시작하는지 물어보고 싶어지는 시간이다
그렇다 백두대간은 산을 잇는 길이 아니라 나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나를 걷고 있는 것이다

중산리에서, 시작된 한 걸음이 천왕봉을 넘어 장터목과 세석 벽소령을 지나 노고단에서 성삼재까지, 백두대간은 산 위에서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며, 아직도 내가 지나야 할 나의 길이 시작이며, 나는 오늘도 어디까지 왔는지를 묻기보다, 얼마만큼 나를 지나왔는지를 생각하는 백두대간의 시작인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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