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어 낯선 곳으로
언니, 사실은 나 엄청 쫄보야.
그래서 더 도전하는 거야.
사실은 엄청 겁나는데... 그래도 해보면
아, 내가 이것도 할 수 있구나.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거든.
그게 내가 나를 사랑하는 비결이야.
반전이었어요.
주변 사람들 모두와 가족들까지도
막내 동생이 혼자서 이것저것 해보는 걸
정말로 좋아하는 줄 알았거든요.
혼자서 인기 가수의 콘서트도 보러 가고
혼자서 제주도에 가고
눈 쌓인 한라산 등반도 혼자 했어요.
요리도 운동도 식단관리도 못하는 게 없죠.
강하고 야무진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 속에 철저한 노력과 애씀이 있다는 걸 몰랐어요.
동생의 말을 들으며
나를 돌아봤어요.
언제부턴가 늘 소극적이네요.
웬만하면 맞춰주고 뒤로 숨는 게 편해요.
바카라임감 있게 의견을 말하거나
자신 있게 밀고 나갔던 때가 언제인지.
오랜만에 뵌 선생님은
저를 '당당한 경진이'로 기억하고 계셨어요.
자신감 가득하던 시기가 있었죠.
어쨌거나 저는 많이 변했고
그게 지금 저예요.
과거가 들먹여진다는 건
다른 의미는 없죠.
그저 움직여야 한다는 신호예요.
저는 좀 더 적극적이 돼야 했나봐요.
운전 연습을 시작했어요.
매일 아이들 학교 앞과
자주 가봐야 가까운 이마트
꼭 필요할 때만 움직여서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
병원이 많은 건물
딱 그 정도까지만,
그러니 몇 년째
만년 초보죠.
난생처음 혼자서
아이들 단골 미용실도 가보고
어제는 더 멀리
아웃렛도 다녀왔어요.
패턴은 비슷해요.
5분쯤 지나고 길이 확장되며
양 옆과 뒤로 차들이 쭉 늘어서면
머릿속은 온통
어쩌자고 내가 여기에 나왔지??
집에 가고 싶어...
안락한 우리 집 소파와 바카라상이 그리워...
하는 생각뿐.
중간중간 신호를 기다릴 때마다
내비게이션 지도를 다시 확인하고
마른침을 꼴각꼴각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아무것도 두려워말라' 성가에 의지하다
집중이 흩어질까 이마저도 꺼놓아요,
드디어 집에 돌아와 안도의 한숨!
두근거림이
성취감으로 급상승해요.
아웃렛에서 득템 한 아들의 봄바지가
썩 마음에 들어요.
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거리 친정까지도
남편을 도와 번갈아가며 먼 거리 시댁까지도
그럴 수 있겠죠.
차이는 분명해요.
(해보진 않았지만) 잘할 수 있어~
하지만 왠지 시도는 하기 싫어.
내가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해보니) 생각보다 못하네~
욕도 먹고 무서웠어.
하지만 또 해볼 수 있겠다!
우리는
부딪히고 해 보면서
아프지만,
성장해요.
변화에는 용기가 필요하죠.
겁나서 이를 빼기 싫다는
아들에게 말해줬어요.
그래. 무섭지.
무섭지만, 이가 빠지는 건 멋진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