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가까운 곳
나이 많은 남자의 헛기침 소리
바카라장을 넘기고 지퍼를 여닫는 소리
저 멀리 창밖 넘어
자동차 달리는 소리
들숨에 기꺼이 두려움 받아들여
날숨에 창밖으로 뻗어가는 두려움
침묵을 깨는 전화
서운함 묻은 안부
내 맘대로 안 되는 상황들과
내 뜻대로 안 되는 아이들.
미움에 몸이 굳어버렸어.
원망과 분노에 휩쓸려버렸지.
평가받기 싫음, 자유롭고 싶음
간섭받기 싫음, 눈치 보기 싫음
방해하지 마
네 맘대로 해
날 좀 그냥 내버려 두라고!
신이시여.
이렇게 그을린 나를 어떻게 사랑해요?
사랑해주지 못하겠어요.
사랑하기 힘들어요.
속절없이 떠오르는 생각과
이어지는 감정들은
필요해서 내게 온
흘러갈 사건
부족하고 서툴러
악하고 약하고 못나 보여도
당신과 난 그 너머
사랑의 존재
받아들여 고요히
어려워도 잠잠히
이 상황이 내게 부여하는 건 뭘까?
놓치고 있었던 건 뭘까?
나는 무얼 가장 어려워하는가?
누구도 그러라 하지 않았다.
이야길 쓰고 의미를 지어낸 건
나.
잘 보이고 싶고
통제하고 싶었던
작은 나.
들숨에 기꺼이 두려움 받아들여
날숨에 창밖으로 뻗어가는 두려움
그래야만 했기에 찾아온 아름다운 사건
그림자까지 받아들여
나의 전부를 사랑하라고
다시 사랑할 시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