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포르투갈여행/신트라
▲ 퀸타 다 레갈레이라(Quinta da Regaleira) © Kyros YN 2026
'퀸타 다 레갈레이라(Quinta da Regaleira)'는 페나 국립 궁전(Palácio Nacional da Pena)에서 북서쪽으로 약 20분 거리에 있다. 이탈리아 건축가 루이지 마니니(Luigi Manini)가 설계한 이곳은 ‘백만장자 몬테이로의 궁전(Palácio do Monteiro dos Milhões)'이라고 불리운다. 엄청난 부를 가진 기이한 사업가는 1892년 궁전 부지를 매입하여 오늘날과 같은 신비로운 원더랜드로 탈바꿈시킨다. 그의 이름 '안토니우 아우구스토 카르발류 몬테이로(António Augusto Carvalho Monteiro)'는 궁전과 함께 기억되고 있다.
1904년~1910년에 지어진 저택은 ‘신트라의 문화 경관(Sintra's Cultural Landscape)’의 일환으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다(출처: https://www.regaleira.pt). 낭만주의 양식의 궁전과 예배당, 호수, 동굴, 우물, 분수, 그리고 다채롭고 정교한 건축물이 어우러진 호화로운 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늘날 이곳은 신트라의 낭만주의 후기 시대를 대표하는 네오-마누엘린 양식(Neo-Manueline Art)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운영시간은 4월 1일~9월 30일까지 오전 10시~오후 7시 30분(그 밖의 계절은 오후 6시 30분)이며 성인 입장료는 20유로(약 3만 5천 원)이다.
공원을 감도는 분위기가 구름 낀 날씨와 어우러져 고요하고 신비스러운 느낌마저 들게 한다.
공원 안쪽은 여전히 초록의 여름 흔적이 남아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명소 중 하나인 '입문 우물(Poço Iniciático)'로 향하는 여행객의 대기행렬이 길게 이어져 있다.
한참을 기다려 도착한 ‘입문 우물’ 입구는 유명세와 달리 뜻밖에도 아주 아담하고 평범한 좁은문이다.
입구를 따라 걸어 들어가자 색다른 땅속 풍경이 펼쳐진다. 이름 그대로 마치 탑을 거꾸로 세워 놓은 듯한 ‘거꾸로 된 탑’이 나타난다. 우물 모양의 수직 구덩이로 계단이 나란히 놓인 지하 탑의 형상이다. 이곳은 물(水) 공급원으로는 사용된 적이 없으며 오로지 의식(儀式)을 치르기 위해 건설된 곳이다.
측면에 23개의 작은 벽감(壁龕)이 있는 27m 길이 나선형 9단 계단은, 9명의 창시자를 둔 템플 기사단(Knights Templar) 또는 단테의 ‘지옥(Inferno, 《Comedia》)’에 등장하는 9개의 지옥 계층을 상징할 수있다(출처: www.bbc.com). 수직 구덩이 바닥에 템플 기사단 십자가가 새겨진 내륙식 석조 나침반이 있다.
나선형 계단을 내려가 우물 바닥의 석조 나침반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탑의 형태가 뚜렷이 나타나난다. 텅 빈 하늘 아래 그림처럼 드리워진 푸른 수목이 또 다른 세상의 창(窓)으로 보인다.
좁은 동굴 길이 끝나는 곳에 연못과 작은 폭포가 있다. 숨겨진 동굴 깊은 곳으로 내려가 만날 수 있는 폭포와 연못의 구조가 독특하고 흥미롭다.
동굴 끝에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폭포의 연못(Lago da Cascata)’을 향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연못 위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서 맞은편 공원 길로 이어지는 길이다. 초록 이끼 융단이 깔린 연못 위로 작은 폭포수가 청량하게 내리고 있다.
연못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이 이곳의 최종 하이라이트 퍼포먼스(Highlight Performance)인데 아쉽게도 연못을 통과하는 일이 금지되어 현재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반전(反轉)이 숨어 있다. 큰 길가 언덕에 있는 오솔길을 오르면 아래에 연못이 보이고 그 위에는 예쁜 돌다리도 놓여 있고 바로 앞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폭포의 물줄기도 훤히 볼 수 있다. 동굴 나선형 계단을 애써 내려가면 깜짝등장하는 그 연못과 폭포, 그냥 바깥길을 가다 만날 수 있는 바로 그곳이다.
공원 산바카라길을 느긋하게 둘러보고 멀리서 바라보는 궁전의 모습에서 기나긴 세월의 발자취와 묵직한 여운(餘韻)을 느낀다. 내일은 남부유럽 여행의 종착지 스페인 북서쪽에 위치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한다. 유난히 길게 빛나는 스페인의 찬란한 태양이 그리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