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집의 아침은 늘 정희 씨가 지휘하는 밥 짓는 소리로 시작되지만, 가끔은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고요한 새벽이 있다. 잠이 오지 않아 거실로 몰래 빠져나왔던 어느 날 새벽 3시, 나는 주방 식탁등 아래 덩그러니 앉아 있는 정희 씨의 뒷모습을 보았다.
평소처럼 솥을 휘젓거나 나물을 무치는 활기찬 모습이 아니었다. 정희 씨는 편의점에서 산 저렴한 단팥빵 하나를 손에 들고, 아무런 반찬도 없이 생수를 들이키며 꾸역꾸역 빵을 씹고 있었다.
"아줌마...? 안 주무시고 뭐 하세요?"
내 목소리에 정희 씨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빵 봉지를 뒤로 숨겼다. 불 꺼진 주방, 작은 등 하나에 의지해 빵을 삼키던 그녀의 얼굴은 평소보다 훨씬 작고 깊은 주름이 패어 있었다.
"어... 가시나야, 니 와 안 자고 기 나왔노. 배고프나? 내가 밥 해줄까?"
"아니요, 아줌마. 왜 그런 걸 드시고 계세요? 맛있는 반찬도 많은데..."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