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었던 그들의 문화, 틀린 게 아니었다

- 가까워지는 방식도 달라졌다

by늘푸른 노병


나는 다르다는 이유로 틀렸다고 생각했다.



처음 스타트업에 왔을 때는 업무보다 사무실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직원들이 자리에 앉아 일하는 모습도, 서로 어울리는 방식도 내가 살아온 온라인 게임과는 많이 달랐다. 처음에는 솔직히 낯설었다. 어쩌면 내가 익숙했던 온라인 게임의 모습이 오랫동안 한쪽으로 굳어 있었는지도 몰랐다.


점심시간이 되면 그 차이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예전 온라인 게임에서는 같은 부서 사람들이 함께 밥을 먹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오늘 뭐 먹지?”


한마디면 사람들이 우르르 움직였다. 상사가 가는 곳을 따라가기도 했고,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웬만하면 함께했다. 점심 한 끼도 조직생활의 일부였다. 함께 밥을 먹으며 일 이야기도 하고 잡담도 나누면서 정이 쌓인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 자체가 틀렸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런데 젊은 직원들은 조금 달랐다.


같이 먹을 사람은 함께 가고, 먹고 싶은 것이 다르면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누군가는 쌀국수를 먹으러 가고, 누군가는 햄버거를 먹었다.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김밥으로 간단히 해결하거나 가성비 좋은 식당을 찾아가는 직원도 있었다. 혼자 먹는다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었다.


처음에는 그런 모습이 조금 썰렁해 보였다.


‘같은 회사 사람들인데 밥도 같이 안 먹나.’


내 눈에는 관계가 느슨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오후가 되면 모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일했다. 업무상 필요한 일이 생기면 바로 대화했고, 도움을 요청하면 흔쾌히 도와줬다. 점심을 따로 먹었다고 해서 관계가 멀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알게 됐다.


함께 밥을 먹는 것과 함께 일하는 것은 반드시 같은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 세대는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다. 젊은 세대는 함께할 때와 각자의 시간을 비교적 분명하게 나누었다.


그 간격이 처음에는 차갑게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 나름의 배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식 문화는 더욱 달랐다.


예전에는 회식 날짜가 정해지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참석하는 것이 당연했다. 회식도 조직생활이었다. 윗사람이 한잔하자고 하면 따라갔고, 조금 피곤해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살아온 세대다.


지금은 회식을 하려면 먼저 묻는다.


“이날 괜찮으세요?”


사람마다 일정을 확인하고 참석 여부도 각자가 선택한다.


처음에는 그것도 낯설었다.


‘회사 회식인데 참석 여부를 일일이 물어봐야 하나.’


그러나 생각을 바꿔보니 답은 간단했다. 근무가 끝난 뒤의 시간은 회사가 아니라 각자의 삶에 속해 있었다. 그들에게 회식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에 가까웠다.


나는 오랫동안 관계란 조금 불편해도 참고 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어도 웬만하면 맞추고, 조직 안에서는 개인적인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성숙한 태도라고 배웠다.


젊은 직원들은 자신의 경계를 비교적 분명하게 표현했다.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고,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그런 태도가 다소 차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래 지켜보면서 그 반대편도 보게 됐다. 억지로 친한 척하지 않는 대신 필요한 관계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분명하게 해냈다.


관계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지나치게 소모하지 않으려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들을 지켜보면서 나도 조금씩 달라졌다.


예전에는 후배와 친해지려면 밥부터 함께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굳이 그러지 않는다. 함께 먹으면 좋고, 각자 먹고 싶다면 그것도 괜찮다. 회식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억지로 참석을 권하지도 않는다.


맡은 일을 제대로 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내 기준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문제 삼을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예전보다 조심하게 된 것이 있다.


내가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가 틀렸다고 판단하는 일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낯설어했던 것은 그들의 문화가 아니라, 내가 익숙하지 않은 관계의 방식이었다. 함께 밥을 먹지 않아도 좋은 동료일 수 있었고, 회식에 참석하지 않아도 맡은 일을 잘 해낼 수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면서도 누군가 도움이 필요할 때는 기꺼이 손을 내미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 사이의 가까움을 표현하는 방식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사람들과 함께 밥 먹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도 좋은 관계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만이 관계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


우리 세대는 가까워지기 위해 함께하는 시간을 늘렸고, 젊은 세대는 가까워지기 위해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는 법부터 배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 차이를 이해하고 나니 그들의 문화가 더는 차갑게만 보이지 않았다.


틀린 것이 아니었다. 살아온 방식이 달랐고, 사람과 관계를 지키는 방법도 달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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