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갈증이 찾아오면
아 이제 여름이 오려나 보다, 하며
모르는 사이 이마에 맺힌 땀을 쓱 닦는다.
어두운 밤은 초여름엔 없다.
해가 숨바꼭질하듯 숨어있는
여름의 첫 번째 밤 앞에 선다.
어지간히 지친 술래는
밝은 밤하늘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어렴풋이 잠시 눈을 붙인다.
끝내고 싶던 지난 계절들의
고약한 문제들을
작열하는 태양에게 던져버린다.
지구를 삼켜버릴 듯한 태양은
그것들을 다 집어삼켜
다시 눈 앞에 던져버린다.
더 밝게 더 강렬하게
거칠 것 없는 햇빛이
얕은 물에 비친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본다.
어디에나 있는 것이다.
초여름의 술래들이.